미 예산 처리 난항 '셧다운' 가능성 커져...백악관 총기폭력 예방국 신설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2023 회계연도가 끝나기까지 열흘도 남지 않은 가운데 의회가 예산안 처리는 물론 임시지출안 통과에도 난항을 겪으면서 정부가 '셧다운' 사태를 맞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백악관이 총기 폭력 예방을 위한 전담팀 출범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밥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이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은 의회로 가겠습니다. 2024 회계연도 예산안 처리가 난항을 겪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023 회계연도는 이달 30일 만료됩니다. 이제 열흘도 채 남지 않은 건데요. 하지만 예산안 처리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의회는 결국 본 예산안이 아닌 한 달 유효한 임시지출안(CR) 통과로 방향을 잡고 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이 역시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진행자) 임시지출안이라는 것이 뭔가요?

기자) 임시지출안은 본 예산안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기 전까지 의회가 전년도 수준에서 연방정부의 예산을 임시적으로 편성해 집행하도록 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이는 30일 동안 유효합니다. 정부의 운영이 부분적으로 폐쇄되는 '셧다운'을 막기 위해서 일단 한시적으로 편성하는 임시방편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현 상황은 임시지출안 통과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이죠?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 내 일부 강경파 의원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에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정부의 지출이 너무 과하다며 지출을 삭감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어떻게든 정부 셧다운 사태를 막기 위해 강경파 의원들의 요구를 대폭 수용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매카시 의장은 1조 4천700억 달러 수준의 임시지출안을 제시했습니다. 앞서 제시됐던 1조 7천억 달러 수준에서 대폭 삭감한 것으로, 지난 2022년 수준입니다. 여기에 더 보수적인 국경 정책을 담았고요. 국가부채 감소를 연구하는 위원회를 설립하는 방안도 담았습니다.

진행자) 그럼에도 매카시 의장이 직면한 상황이 쉽지 않은 것은 어떤 이유에서죠?

기자) 하원의 구성이 매카시 의장의 입장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현재 하원 총 435석 가운데 공석 1석을 제외하면 공화당은 222석, 민주당은 212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공화당이 10석의 아주 근소한 차이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강경파 의원이 소수라고 하더라도 이탈하게 되면 법안 통과가 어렵게 되죠. 따라서 매카시 의장의 입장에서는 단 한 표의 이탈표라도 막기 위해서는 강경파 의원들의 입장을 수용해야 하는 상황인 겁니다.

진행자) 문제는 이렇게 조정된 임시지출안이 하원에서 통과되더라도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것이죠?

기자) 맞습니다. 하원에서 통과된 임시지출안은 상원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그런데 상원의 구성은 하원과는 달리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이 주장하는 지출 삭감, 혹은 강경한 국경 정책 등이 담긴 임시지출안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하원에서 통과되더라도 상원에서는 통과될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진행자) 척 슈머 민주당 상원 대표가 바로 이런 부분을 지적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슈머 대표는 "매카시 의장이 상원에서 통과될 수 없는 극단적인 법안을 제안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면서 "셧다운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백악관 예산관리국의 한 관리는 'AP' 통신에 익명으로 백악관이 22일 연방정부 기관들에 셧다운에 대비하라고 지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주일 전 이를 고지하는 것이 기본 절차라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지금 우려가 제기되는 것처럼 실제로 셧다운 사태가 발생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 거죠?

기자) 정부를 운영할 예산이 집행되지 않기 때문에 정부 운영이 중단됩니다. 단, 필수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은 계속 운영됩니다. 여기에는 연방 법 집행기관이나 군대, 연방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는 병원, 항공 교통 통제 기관과 교통안전 관련 기관 등이 포함됩니다.

진행자) 가장 최근의 셧다운은 언제였죠?

기자) 지난 2018년~2019년입니다. 당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이었는데요. 셧다운이 한 달이 넘는 34일 동안 지속됐습니다. 역대 셧다운 중 가장 긴 기간입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95~1996년에는 셧다운이 21일 간 지속됐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에 정부를 셧다운시킬 것을 촉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일,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 서비스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공화당은 부정한 조 바이든이 정부를 무기화하는 데 대해 자금을 철회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자신과 다른 애국자에 대한 정치적 기소를 철회하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와 기밀문서 유출 혐의 등으로 총 4차례 기소됐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처럼 셧다운이 되면 이것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법무부는 앞서 법무부 활동에 대한 예산 지원은 계속된다면서 셧다운과 관계없이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 롭 초등학교 총기 난사 1주년인 지난 5월 시민들이 추모 공간을 방문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총기 폭력 예방을 위해 백악관이 나선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백악관은 21일 발표한 성명에서 22일 백악관 내 총기 관련 전담팀인 '총기폭력 예방국'을 출범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백악관에 이같은 기구가 만들어지는 것은 처음이라는 것이 백악관 측 설명입니다.

진행자) 새로운 전담팀이 만들어지면 누가 이끌게 될까요?

기자) 스테파니 펠드먼 바이든 대통령 정책고문이 국장으로 이끌게 됩니다. 부국장은 총기 규제를 주장하는 민간단체 간부인 그레그 잭슨 씨와 롭 윌콕스 씨가 맡게 됩니다. 그리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 기구를 감독하게 됩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총기 폭력 예방국 출범을 알리며 어떤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전국에서 총기 폭력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낸 가족을 만날 때마다 이들이 항상 하는 말이 "무엇인가 하라"는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것이 지난해 총기 규제 관련 법안에 서명한 이유라면서, 이는 필요한 일을 위한 첫 발걸음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새로 출범하는 기구가 미국인들을 더 안전하게 지킬 것이라며, "다른 정부 기관들과 함께 우리 가족과 공동체, 나라를 찢어놓는 총기 폭력 전염병과의 전쟁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총기 폭력 예방국 펠드먼 국장은 어떤 말을 했는지 볼까요?

기자) 펠드먼 국장은 예방국이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총기규제법 이행을 가속화하는 것과 함께 추가로 취할 수 있는 내용을 찾기 위해 더 깊게 파고 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통과된 총기규제법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죠?

기자) 18세에서 21세 사이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조회 확대가 핵심입니다. 해당 연령 구매자의 범죄기록과 정신건강 상태를 검토해 젊은이들의 총기 구매 요건을 강화한 겁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한 공격용 무기 판매 금지 등은 담기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총기 규제를 옹호하는 진영에서는 백악관의 이번 조치에 뭐라고 밝혔나요?

기자) 총기 규제 운동을 하는 비영리단체인 '브래디'의 크리스 브라운 대표는 백악관의 발표를 환영했습니다. 브라운 대표는 "연방재난관리청이 허리케인이나 지진 등에 대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점증하는 공중보건 위기에 대해 연방정부 차원의 대응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총기 폭력으로 인한 피해는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미국의 비영리 연구단체 '총기폭력아카이브(GVA)'에 따르면 올해 총기 폭력으로 인한 사망자는 22일 현재 약 3만 1천 400명에 달합니다. 특히 사망자가 4명을 넘는 대규모 총격 사건(Mass shooting)도 500건이 넘었고요, 이로 인한 사상자는 2만 7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밥 메넨데즈 미 상원 외교위원장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밥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이 기소됐다고요?

기자) 네, 민주당 소속인 밥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이 22일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연방 검찰은 메넨데즈 위원장의 부인인 나딘 메넨데즈 씨와, 위원장의 지역구인 뉴저지의 사업가 3명도 함께 기소했습니다.

진행자) 잠시 메넨데즈 위원장의 정치 이력을 짚어보고 가죠.

기자) 메넨데즈 위원장은 1980년대 중반 뉴저지주 유니언시티 시장으로 정계에 진출했는데요. 1993년부터 13년 동안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고요. 2006년부터 뉴저지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면서 현재 상원 외교위원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계 활동 30년이 넘는 중진 의원인데요. 어떤 부정행위가 있었습니까?

기자) 뉴욕 맨해튼 연방 지검은 기소장에서 메넨데즈 외교위원장과 그 부인이 최소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뉴저지의 사업가 3명과 부패 행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습니다. 메넨데즈 위원장과 부인은 상원의원의 직위와 권력을 이용해 함께 기소된 사업가 3명이 부를 축적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또 이집트 정부에도 외교적으로 혜택을 줬다고 밝혔습니다. 뇌물을 대가로 직권을 남용하고 공직자 행동강령을 위반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집트 정부에 어떤 방식으로 혜택을 준 건가요?

기자) 메넨데즈 위원장은 미국 정부의 민감한 정보를 제공하고 비밀리에 이집트 정부를 원조하는 조처를 취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함께 기소된 피고인 윌 하나 씨는 이집트 출신 미국인 사업가인데요. 2019년, 하나 씨가 이집트 정부에서 부여받은 사업 독점권을 보호하기 위해 메넨데즈 위원장은 미 농무부 관계자에 부적절하게 압력을 가하고 조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종교 의식에 따라 도살된 할랄 고기를 미국에 공급하는 사업이었는데요. 당시 농무부는 독점 사업이 미국의 이익에 해로운 이유를 설명하며 거절했지만, 메넨데즈 씨가 강압적으로 입장을 밀어붙였고요. 결국 하나 씨의 사업 독점권은 유지가 됐다고 기소장은 명시했습니다.

진행자) 범죄 수사와 관련해서도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요?

기자) 네, 함께 기소된 사업가 호세 유리베 씨와 부동산 개발업자 프레드 데입스 씨와 관련해 공무상의 의무를 위반한 내용인데요. 메넨데즈 위원장은 피고인 2명이 저지른 금융 사기 대한 뉴저지주 법무장관실의 범죄 수사와 기소를 방해하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자신의 영향권에 있다고 믿는 인물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뉴저지주 연방 검사로 지명하도록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메넨데즈 위원장의 자택에서 뇌물 증거가 다수 발견됐다고요?

기자) 네, 검찰은 2022년 6월 자택 수사 결과, 10만 달러 상당의 금괴와 48만 달러의 현찰이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메넨데즈’라는 이름이 새겨진 재킷 안주머니에는 현금이 든 봉투들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일부 봉투에서 함께 기소된 사업자 중 한 명의 지문과 DNA가 검출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사업가 호세 유리베 씨가 대납한 고급 차량이 차고에 주차돼 있었고, 하나 씨와 데입스 씨에게 받은 가구도 발견됐습니다.

진행자) 메넨데즈 위원장이 부패 혐의로 기소된 게 처음은 아니죠?

기자) 네,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메넨데즈 위원장은 2015년에 거의 100만 달러에 달하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2017년 11월 당시 배심원단의 불일치 평결 이후, 2018년 연방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는데요. 5년여 만에 또다시 부패 혐의로 기소된 겁니다.

진행자) 메넨데즈 위원장 측 반응이 나왔나요?

기자) 네, 뉴욕 연방 지검의 발표 직후, 메넨데즈 위원장은 한 페이지 분량의 성명을 내고 해당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배후에 자신을 반대하는 세력이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또 검찰이 과잉 행동을 하면서 의원실의 정상적인 업무를 왜곡해서 전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메넨데즈 위원장의 변호인 측은 의뢰인이 어떤 법도 어기지 않았다며, “메넨데즈는 모든 범죄 행위를 부인하고 있고 법정에서 강력히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함께 기소된 피고인 측 입장도 있었습니까?

기자) 하나 씨 대변인은 성명에서, 아직 혐의를 검토 중에 있지만 초기 검토 결과 (이 혐의는) 타당성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2명의 피고인은 혐의에 대한 입장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메넨데즈 위원장이 의원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습니까?

기자) 상원 민주당 회의 규칙에 따르면, 중범죄 혐의로 기소될 경우 지도부와 위원장직을 수행하는 의원은 자리에서 내려와야 합니다. 해당 의원은 혐의가 취하되거나 경범죄로 격하되면 다시 위원장 직을 수행할 수 있는데요. 앞서 지난 2015년 부패 혐의로 기소됐을 당시 메넨데즈 위원장은 상원 외교위원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메넨데즈 위원장이 다음 주 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라고요?

기자) 네, 메넨데즈 위원장과 그 외 피고인들은 다음 주 수요일, 그러니까 27일 오전 10시 반쯤 법원에 출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