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텍사스 쇼핑몰 총격 '한인 가족 포함' 8명 사망...디폴트 시 '미국 경제 재앙' 경고

지난 6일 총격 사건이 발생한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 ‘앨런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쇼핑객들이 빠져 나오고 있다. (영상 캡쳐)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남부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 쇼핑몰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8명이 숨졌습니다. 사망자 가운데 한인 일가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찰은 현재 범행 동기를 파악 중입니다. 재닛 옐런 재무 장관은 미국이 부채한도 증액에 실패하면 미국 경제와 금융에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폭행 관련 민사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8일 최후 변론이 진행됐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지난 주말 미국에서 또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6일 오후 미 남부 텍사스주 댈러스시 교외에 있는 한 쇼핑몰에서 총격이 발생해 8명이 숨지고 최소한 7명이 다쳤습니다. 최근 잦은 총격 사건으로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이날 또다시 무차별 총격으로 많은 희생자가 나오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가 총기 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사건이 어떻게 발생한 건지 당시 상황을 좀 전해주실까요?

기자) 토요일이었던 지난 6일 오후, 댈러스 교외 ‘앨런 프리미엄 아울렛’이라는 쇼핑몰에는 고등학교 졸업과 ‘프롬’ 이라고 부르는 졸업 파티 시즌을 앞두고 많은 사람으로 붐비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후 3시 35분쯤 쇼핑몰 앞에 주차한 차량에서 내린 총격범이 사람들을 향해 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는데요. 목격자들과 소셜미디어 영상에 따르면 총격범은 검은색 방탄복을 입고 있었고 또 총격범이 사용한 총기는 AR-15 스타일의 반자동 소총이었습니다.

진행자) 총격범은 잡혔습니까?

기자) 네, 총격범은 앞서 다른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과 총격전을 벌인 끝에 숨졌습니다. 텍사스 공공안전국은 총격범이 댈러스에 거주하는 33세 남성 마우리시오 가르시아 씨라고 밝혔는데요. 경찰은 하지만 범행 동기나 희생자 신원 등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가르시아 씨의 단독 범행을 보고 있는데요.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수사관들이 가르시아 씨 차 안에서 권총 몇 자루와 장총, 탄약을 발견했습니다.

진행자) 경찰이 희생자 신원은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현지 언론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희생자들이 알려지고 있더군요?

기자) 네, 총에 맞아 숨진 사람은 8명인데요. 사망자 가운데 한인 일가족 3명도 포함돼 있다고 한국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30대 한국계 부부와 3살 난 아이가 총에 맞아 숨졌고, 부부의 다른 자녀는 크게 다쳐서 병원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로이터’ 통신은 희생자 중에 쇼핑몰 보안 요원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희생자 가운데 한인들이 있다면 특정 인종을 겨냥한 총격인 걸까요?

기자) 그건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현재 경찰이 범행 동기 파악에 주력하고 있는데요. 연방 수사당국은 가르시아 씨의 계정으로 보이는 소셜미디어 게시물들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AP’ 통신은 수사 관행상 이름을 밝힐 수 없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총격범은 백인우월주의자와 극우단체 ‘네오나치’에 관심을 드러냈다고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또 사망한 용의자의 옷가슴 쪽에 'RWDS'라고 적힌 휘장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Right Wing Death Squad’의 약자로 ‘우파 저격단’이라는 말인데요. 극우 극단주의자나 백인 우월단체 사이에서 인기 있는 문구라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총격과 관련해서 바이든 대통령이 성명을 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인 7일 성명에서 “AR-15 스타일의 공격용 무기와 전술 장비로 무장한 총격범이 쇼핑몰에서 무고한 사람들에게 총격을 가했다”며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이런 공격은 익숙해지기에는 너무 충격적이다”고 규탄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미국 사회는 올해 이미 약 200건의 대형 총격을 겪었고, 1만4천 명 이상의 시민이 총기로 목숨을 잃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총기로 인한 사망자가 1만4천 명이나 됩니까?

기자) 네, 비영리단체 ‘총기폭력아카이브(Gun Violence Archive)’에 따르면 올해 총기 사망자 1만4천 명 가운데 살해당한 사람의 수는 6천350명에 달합니다. 여기에는 우발적 사고도 포함되는데요. 총기를 이용한 자살이 약 8천450명, 대형 총격(mass shooting) 사건 희생자 수는 21명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줄곧 총기를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 아니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 강력한 총기 규제가 필요하다고 의회에 촉구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격용 무기와 대용량 탄창을 금지하는 법안을 보내달라고 의회에 재차 요구한다”며 또 보편적 신원조회와 안전한 보관 장소 요구, 총기 제조업체에 대한 면책 종료 등에 대한 법안을 보내 달라며, “그러면 내가 즉시 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텍사스 현지 정치인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공화당 소속의 그레그 애벗 주지사는 7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총격을 “참혹한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총기 폭력을 예방하는 방법은 정신 질환을 해결하는 것을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애벗 주지사는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노와 폭력의 양이 극적으로 증가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이런 분노와 폭력의 근본 원인을 찾아냄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 배후에 있는 정신 건강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지 주민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충격에 휩싸인 모습입니다. 총격이 발생한 앨런 지역 주민들은 7일 저녁 지역 교회에 모여 희생자 추모 행사를 열었는데요. 켄 펄크 앨런시 시장은 이 자리에서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마음이 아프다며, “현재 진행 중인 수사에 대한 여러분의 인내와 이해에 감사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텍사스주에서 총격 외에 또 여러 명이 숨지는 사건이 있었군요?

기자) 네, 쇼핑몰 총격 다음 날인 7일, 텍사스주 남단의 국경도시인 브라운스빌에서 한 차량이 이민자 보호시설 앞 버스 정류소에 돌진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현지 경찰은 해당 차량에 치여 8명이 숨지고 최소한 10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건 당시 상황을 좀 살펴볼까요?

기자) 네, 7일 아침 8시 30분쯤 비영리 기관인 ‘비숍 엔리케 산페드로 오자남 센터’라는 이민자 보호소 앞길 건너편에 있는 시내버스 정류장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한 대가 돌진했습니다. 이곳은 정류장 표시도 없고 벤치도 없어서 피해자들이 길가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다가 변을 당했는데요. 차량 운전자는 사고 직후 경찰에 체포돼 구금된 상태입니다. 현지 경찰은 이번 충돌이 의도적인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피해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기자) 이민자 센터 측은 피해자 대부분이 베네수엘라 국적 남성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시설은 멕시코에서 국경을 넘어온 이주자들이 연방 구금시설에서 풀려난 이후 임시로 머무르는 시설인데요. 이 시설이 위치한 브라운스빌 지역은 국경을 넘는 이주자들이 몰리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방역 차원에서 도입된 ‘타이틀 42’가 이번 주 종료되면 남부 국경을 넘는 사람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브라운스빌 시 위원들은 지난 4일, 긴급회의를 열고 비상사태를 무기한 연장했습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재무장관이 정부 부채한도 논의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가 정부 부채한도 증액 합의에 실패하면 미국과 세계 경제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7일 ‘ABC’ 방송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6월 초까지 의회가 부채 한도를 상향하지 않으면 청구서를 지불할 수 없는 날이 올 것”이라며 의회가 행동하지 않는다면 “경제적·재정적 재앙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부채 한도 협상을 보지 못하면 디폴트 즉 채무 불이행 사태를 맞을 수 있음을 경고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채무 불이행이란 한마디로 국가부도 사태를 맞게 되는 걸 말하는데요. 국가 부채는 의회가 정한 상한선인 31조4천억 달러를 이미 넘어섰지만, 부채 한도 증액에 대한 합의에 실패하면서 재무부는 현재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특별 조치’를 시행 중입니다. 하지만 옐런 장관은 이날(7일) 인터뷰에서 재무부가 디폴트를 피하고자 특별 조치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를 계속해서 할 수는 없다며, 국가 부채 설정은 의회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부채 한도를 정하는데 왜 어려움을 겪는 겁니까?

기자) 공화당은 정부의 방만한 지출을 문제 삼으며, 부채한도 상향 조건으로 연방 정부 지출 삭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에서 부채 한도 상향과 정부 지출 삭감을 연계한 법안이 217대 215로 가결됐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은 조건 없는 부채한도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부채 한도 문제가 해결된 후에 정부 지출 삭감을 따로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정부 부채 합의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다른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고요?

기자) 네, 백악관 보좌관들은 대통령이 미국 수정헌법 14조를 발동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국 헌법은 정부가 국채를 발행할 때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수정헌법 14조는 ‘연방 정부의 모든 채무는 준수돼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근거로 행정부 수장인 바이든 대통령이 부채 한도를 올려 채무 불이행을 피할 수 있는지를 두고 해석이 분분합니다.

진행자) 옐런 장관이 이날(7일) 인터뷰에서 이 부분도 언급했나요?

기자) 네, 옐런 장관은 “긴급 옵션을 고려하고 싶지 않다”며 수정헌법 14조를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은 옵션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대통령이 계속 부채를 발행할 수 있을지 고려하는 데까지 가서는 안 된다”며 “이는 헌법상의 위기”라고 말했습니다. 미 의회는 지난 1960년 이후 78차례 걸쳐 부채 한도를 상향 조정했고요. 협상이 순탄치 않아 디폴트 위기를 맞은 경우는 몇 차례 있지만, 실제로 국가 부도 사태로까지 이어진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성폭행당했다며 소송을 낸 E. 진 캐럴(왼쪽) 전 엘르 칼럼니스트가 8일 최후 변론을 위해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 출두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판 관련 소식 보겠습니다.

기자) 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러 법적 소송에 휘말려 있습니다. 그중에서 패션잡지 엘르의 칼럼니스트였던 E. 진 캐럴 씨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성폭행당했다면서 제기한 민사 소송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재판의 최후 변론이 8일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이게 어떤 소송인지 간단하게 짚고 가 볼까요?

기자) 네, 재판은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됐습니다. 캐럴 씨가 지난 2019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1996년 봄 뉴욕시 맨해튼의 한 백화점 탈의실에서 자신을 성폭행하려고 했다고 폭로했고요.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폭로 내용을 전면 부인하면서 자신을 조롱하자 이에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양측의 최종 변론에서 어떤 발언이 나왔는지 볼까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조 타코피나 변호사는 최후 변론에서 캐럴 씨가 제기한 소송은 정의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돈과 지위, 정치적 이유로 사법 체계를 이용해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라는 겁니다. 타코피나 변호사는 특히 캐럴 씨가 사건이 발생한 특정 일자를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방어할 수 없다고도 주장했습니다. 타코피나 변호사는 그러면서 배심원단에 “그들이 배심원단에 바라는 점은 사실을 무시하기에 충분하도록 트럼프 전 대통령을 증오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캐럴 씨 측의 최후 변론도 살펴볼까요?

기자) 캐럴 씨의 변호를 맡은 로베르타 캐플런 변호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같은 사람은 이런 일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는데요. "이 나라에서는 최고 권력자라도 법정에서는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며, "심지어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도 법 위에 있지 않다"고 캐플런 변호사는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 재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단 한 번도 법원에 출석해 증언하지 않았죠?

기자) 맞습니다.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 루이스 캐플런 판사는 지난 4일, 타코피나 변호사에게 7일 오후 5시까지 법정 출석 증언 여부를 알려달라며 이날을 마감 기한으로 정했는데요. 앞서 기자들에게 법정 출석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해당 시간까지 출석 여부를 밝히지 않았고요. 결국 최후 변론일까지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 증언은 없었습니다. 이와 반대로 캐럴 씨는 최후 변론 당일 뿐 아니라 앞서 열린 재판에 출석했고요. 캐럴 씨가 신청한 11명의 증인도 법정에서 증언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입장을 어떻게 배심원단에 전달했죠?

기자) 지난 10월에 미리 촬영한 증언 영상이 지난주 법정에서 재생됐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당 영상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면서 이는 꾸며낸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특히 캐럴 씨를 '미치광이(nut job)'라고 부르면서 이 소송은 캐럴 씨의 자서전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남은 소송 일정은 어떻게 진행되죠?

기자) 8일 양측의 최후 변론이 끝났고요. 배심원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성폭행과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9일부터 숙고에 들어갑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