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불법 입국자 즉각 추방 조처가 곧 종료되면서 많은 이민자가 미국 남부 국경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역 군인들이 국경 임무 지원을 위해 파견됩니다. 연방 공무원과 외국인 방문객에 대한 코로나 백신 의무 접종이 오는 11일로 종료됩니다. 미국작가조합(WGA)이 할리우드 대형 제작사들과 진행해 온 임금인상 협상이 결렬되자 전면 파업을 선언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 첫 소식은 미국 남부 국경 상황에 관한 내용이군요?
기자) 네, 현역 미군 병력이 남부 국경 지역에 파견됩니다. '폭스뉴스'와 'CNN' 방송 등 언론이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한 내용인데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남부 국경 지역으로 1천500명가량의 현역 군인이 파견되어서 국경 업무 지원에 나섭니다.
진행자) 어느 군에서 파견이 되는 거죠?
기자) 주로 육군 병력이 파견되는 가운데, 다른 군에서도 일부 병력이 파견됩니다. 이번 파견 병력 외에도 약 2천500명의 주 방위군 병력이 이미 남부 국경에 파견됐는데요. 이번 추가 배치로 4천 명 정도의 현역 병력이 남부 국경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 겁니다. 이번에 투입되는 병력의 임무 기간은 최대 90일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군인들이 주로 어떤 임무를 맡게 됩니까? 불법 입국자 체포 업무도 맡게 되나요?
기자) 아닙니다. 불법 입국자 체포 같은 법 집행 임무는 맡지 않고요. 주로 행정 업무 지원을 맡게 되는데요. 운송과 행정 업무, 마약 탐지, 데이터 입력, 창고 지원 등과 같은 지원 업무가 이에 해당합니다. 다만, 이들 병력은 자기방어를 위해 무장은 하게 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현역 군 병력이 국경 지원 임무에 투입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죠?
기자) 국토안보부의 요청에 따른 파견입니다. 국토안보부는 이번 달부터 남부 국경을 통해서 유입되는 밀입국자의 수가 급증해 국경 경비 인력에 가해질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지원을 위해 군 병력의 투입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달부터 불법 입국을 시도하려는 사람이 급증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뭐죠?
기자) '타이틀 42' 정책이 오는 11일부로 종료되기 때문입니다. '타이틀 42'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명분으로 지난 2020년 3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도입된 정책인데요. 이 정책을 적용하면 국경에서 붙잡힌 불법 입국자를 당국이 즉각 추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책이 종료됨에 따라서 더 많은 사람이 국경으로 몰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밀입국을 시도하려는 사람이 얼마나 늘 것으로 예상되나요?
기자) 트로이 밀러 세관국경보호국(CBP) 국장 대행이 최근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와 관련한 내용을 설명했는데요. 타이틀 42 종료 이후 남부 국경을 넘으려는 이주민 수는 하루 최대 1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3월의 숫자에서 거의 두 배로 늘어나는 건데요. 최근 이 숫자는 이미 7천 명 정도로 늘어난 상황입니다.
진행자) 타이틀 42가 종료되면 밀입국자 추방은 아예 없어지는 건가요?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타이틀 8'이라는 정책이 있는데요. 이에 따라 합법적인 서류 없이 국경에 도착한 사람은 이민 법원에서 판결이 나오기 전에 추방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주자가 망명을 신청하고자 할 경우 추방되기 전 혹은 미국 입국 허가 전에 이민국 직원이 이들을 면담해 망명 절차를 진행하는데요. 연방법은 자국에서 박해의 위험이 있는 사람의 망명을 허용하고 있지만, 신청자가 박해 위험이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합니다.
진행자) 타이틀 42 종료와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가 진행 중인 다른 움직임도 있죠?
기자) 맞습니다. 바로, 미 연방수사국(FBI)의 활동인데요. FBI는 지난 2020년부터 불법 입국 이후 구금된 이주자들 등을 대상으로 DNA를 수집해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하고 있습니다. 법집행기관이 살인과 성폭행과 같은 강력범죄를 수사하는 데 이 자료를 사용하는 건데요. 타이틀 42 종료 이후 불법 입국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해당 활동에 박차를 가한다는 것이 FBI의 설명입니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최근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DNA 샘플 검사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면서 이와 관련한 예산 5천300만 달러를 추가로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정책에 변화가 생기는 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공중보건비상사태’가 종료되는 5월 11일부로 연방 정부의 코로나 백신 의무화가 대부분 종료됩니다. 백악관은 1일, 연방 공무원과 연방정부 계약자들 그리고 항공편으로 입국하는 외국인 여행객에 대한 코로나 백신 요구가 5월 11일 종료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11일이면 바로 다음 주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20년 초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자 정부는 여러 방역 조처를 단행했고요. 코로나 백신이 개발된 이후엔 백신 접종 의무화에도 나섰던 건데요. 아시시 자 백악관 코로나 대응 조정관은 1일 ‘AP’ 통신에 "백신 요구 사항이 상당히 유익한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지만, 이제는 이러한 요구 사항을 완화하는 것이 타당한 시점에 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해외 여행객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정책에 변화가 있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작년 6월 바이든 행정부는 항공편으로 미국에 입국하는 사람들에게 요구했던 코로나 음성 결과 증명을 해제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 여행객에 대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코로나 백신 접종 요구는 유지해 왔습니다. 해당 정책으로 인해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인 세르비아의 노박 조코비치 선수가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 대회에 참석이 거부돼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8월 말에 시작되는 US 오픈 등에는 이제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연방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백신 의무화는 법정에까지 갔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21년 9월, 바이든 행정부가 약 350만 명에 달하는 연방 공무원과 계약직 직원들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습니다. 종교적인 이유나 의료상의 이유로 인한 예외를 제외하고, 이를 어길 경우 해고나 징계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그러자 연방 공무원 단체와 노조 등은 바이든 대통령이 과도한 권한을 행사한다며 소송을 제기했고요. 지난 3월 연방 항소법원은 공무원에 대한 백신 의무화 시행을 차단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제 다음 주면 연방 공무원과 항공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 백신 의무화는 공식 종료되는데, 다른 유사한 규정들도 변화가 예상된다고요?
진행자) 국토안보부 역시 1일, 육상으로 국경을 넘거나 선박으로 미국에 도착한 외국인에 대해 오는 12일 부터는 코로나 백신 접종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보건후생부는 빈곤층 취학 전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헤드스타트’ 교사들과 정부 인증 의료시설에서 일하는 인력에 대한 백신 접종 의무화 해제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영화 산업의 중심지인 할리우드의 작가들이 파업을 선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화와 텔레비전 작가들을 대표하는 미국작가조합(WGA)이 그간 할리우드 대형 제작사들과 진행해 온 임금인상 협상이 결렬되자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1일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작가들이 언제부터 펜을 놓는 겁니까?
기자) 작가 조합은 할리우드가 있는 미 서부 로스앤젤레스(LA) 시각으로 기존 협약이 종료되는 5월 1일 자정이 지나자마자, 그러니까 2일 새벽 0시1분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작가조합에 소속된 조합원은 1만1천500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할리우드의 작가들이 구체적으로 뭘 요구했던 겁니까?
기자) 작가 노조는 영화와 텔레비전 시장이 인터넷망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인터넷 기반 동영상 서비스(OTT)로 재편되면서 시즌당 회차가 크게 줄어 수익이 줄었고, 또 작품 재판매에 따르는 분배금 역시 감소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임금 인상과 함께 안정적인 고용 보장을 해달라며 영화∙TV제작자연맹(AMPTP)과 협상해 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결국 협상이 타결되지 못한 거군요?
기자) 네, 미국작가조합은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월트디즈니’나 ‘넷플릭스’ 같은 주요 제작사들은 노동시장 내부에 ‘긱 경제(gig economy)’를 만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긱 경제는 정규직이 아닌 임시 계약직 위주로 인력 운용을 하는 경제를 말하는데요. 따라서 노조는 제작사의 필요에 상관없이 일정 기간 작가의 고용을 유지하며 프로그램을 제작할 것을 요구했지만 제작사 측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겁니다.
진행자) 제작사 측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대형 제작사들을 대표하는 영화∙TV제작자연맹(AMPTP)은 더 높은 급여와 보상 규모를 더 늘리는 방안을 노조에 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필요하든 필요하지 않든’ 일정 수의 작가를 유지하도록 요구하는 노조의 제안이 협상의 주요 걸림돌이라고 밝혔는데요. 제작자연맹은 다만, 노조와 추가 대화에 나설 의향은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작가조합이 파업에 들어간 것이 이번이 처음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15년 전에도 파업을 단행했습니다. 지난 2007년 말부터 이듬해까지 이어지는 100일간의 파업이었는데요. 당시 작가 파업은 캘리포니아주 경제에 약 21억 달러의 손실을 가져왔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도 파업이 장기화하면 피해를 볼 수 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작가노조 회원들이 집필을 맡고 있는 인기 심야 방송들, ‘지미 팰런과 함께하는 투나잇 쇼’나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 등은 당장 제작이 중단될 수 있고요. 일부 드라마 방영도 중단될 수 있습니다. 앞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해 제작에 차질을 빚었던 대형 제작사들은 또 다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TV∙영화 시장이 직면한 어려움이 이게 다가 아니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제작회사들은 현재 투자자들로부터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한 이윤 창출을 더 늘릴 것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제작사가 지출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 중인데요. ‘월트디즈니사’의 경우 직원 7천 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고요. ‘워너브라더스’사는 빚을 줄이기 위한 비용 절감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역시 비용절감을 위해 직원들 정리 해고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인공지능(AI) 활용 작업 여부도 업계에 논란이 되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작가 조합은 제작사들이 AI를 활용해 기존 작가들이 작업한 각본에서 새로운 대본을 만들거나, AI가 작성한 대본 초안을 작가들에게 손보라고 요구하는 것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AI 사용과 관련한 부분에서도 양측은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