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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 파산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인수...바이든 '재선 자신감' 고령 비판 등 반박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앞으로 보행자가 지나가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앞으로 보행자가 지나가고 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최근 파산설이 나돌았던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매각 절차에 들어가 JP모건체이스 은행에 인수됩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출입기자 연례 만찬에서 자신의 나이와 트럼프 전 대통령, 언론 등을 겨냥해 농담하며 재선을 자신했습니다. 다음 달에 미국이 채무불이행 사태를 맞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상원 민주당이 이번 주부터 예산 관련 청문회를 열겠다고 밝힌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매각 절차에 들어간 은행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금융당국이 1일,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을 압류하고 매각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추가적인 금융 혼란을 막기 위한 결정인데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예금자 보호를 위해 JP모건체이스 은행과 자산부채인수 합의에 들어간다며 JP모건체이스가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모든 예금과 자산을 인수하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에서 파산한 중견 은행들이 여러 곳 나오지 않았습니까? 이번 경우도 그 여파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서부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퍼스트리퍼블릭은 자산 규모 14위를 자랑하는 은행이었습니다. 부유층의 예금으로 넘쳐나며 업계의 부러움을 샀는데요. 지난 2019년 1분기 말 약 1천억 달러였던 자산 규모가 올해 1분기 말에는 약 2천20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과 뒤이어 시그니처은행까지 파산하면서 퍼스트리퍼블릭도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왜 그랬던 겁니까?

기자) 예금 보호 상한선인 25만 달러 이상을 이 은행에 예치해 둔 고객들이 앞다퉈 예금을 인출하는 이른바 ‘뱅크런’이 발생한 겁니다. FDIC의 예금보험 한도는 25만 달러 이내이다 보니 그 이상의 예치금이 묶일 것을 우려한 사람들이 돈을 빼가기 시작한 거죠.

진행자) 은행의 회생 노력은 없었습니까?

기자) 있었습니다.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은행들이 300억 달러를 지원하면서 1차 위기를 벗어난 퍼스트리퍼블릭은 부유한 고객들에게 제공한 저금리 대출을 포함해 수익성이 낮은 자산을 매각할 계획이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은행은 그간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저가 대출로 많은 돈을 벌어들였습니다. 퍼스트리퍼블릭 측은 또, 작년 말 기준으로 총 7천200여 명에 달하는 직원의 1/4을 해고할 계획도 발표했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런 노력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 건가요?

기자) 네, 투자자들은 여전히 회의적이었고요. 게다가 지난달 발표된 1분기 실적발표에서 예금이 1천억 달러 이상 인출된 사실이 공개된 이후 최근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는 폭락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결국 금융당국이 개입하게 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연방준비제도와 FDIC가 연쇄파산을 막으려고 예금 보호 등 긴급조치에 나섰지만, 결국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금융당국이 주말 사이 급하게 매수자를 찾아 나섰고요. 캘리포니아 금융보호혁신부(DFPI)가 1일, FDIC를 파산관재인으로 지정하면서 JP모건체이스 은행이 인수 제안을 수락했다고 밝힌 겁니다. 이로써 퍼스트리퍼블릭은 지난 2달 동안 세 번째로 파산한 중견 은행이 됐습니다.

진행자) JP모건체이스 은행이 인수하는 자산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JP모건체이스는 성명을 통해 총 1천730억 달러의 대출과 920억 달러의 예금을 포함해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증권 약 300억 달러를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FDIC는 성명에서 예금보험기금에 대한 손실 비용은 약 13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했는데요. 하지만 최종 비용은 FDIC가 관리를 종료하는 시점에 확정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럼,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다시 정상적으로 문을 여는 건가요?

기자) 네, FDIC는 JP모건체이스가 인수함에 따라 8개 주에 있는 84개의 퍼스트리퍼블릭 지점은 1일부터 JP모건체이스 은행의 지점으로 문을 열 것이며, 예금자들은 자신의 모든 예금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 중견 은행의 잇단 파산 소식에 금융위기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JP모건체이스의 인수가 성사되면서 일단 위기는 넘겼다고 미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앞서 나온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은행의 붕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은행 파산이었습니다. 15년 전,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를 겪은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 같은 은행들이 수익성을 복귀하는 데는 몇 년이 걸렸는데요. 정부가 지원하는 유동성 안전장치(backstop) 혜택을 받기도 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주말에 언론인들과의 만남을 가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29일 워싱턴 D.C. ‘힐튼’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 참석했습니다. 지난주에 2024년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나이에 대한 우려와 언론 그리고 잠재적인 대선 경쟁자로 꼽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농담을 이어갔습니다.

진행자)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이 어떤 자리이기에 대통령이 농담도 하고 하는 겁니까?

기자)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만찬은 지난 1921년 시작된 워싱턴의 오랜 전통인데요. 1924년 캘빈 쿨리지 대통령이 처음 참가한 뒤 매년 미국 대통령과 언론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소통하는 행사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날만큼은 대통령과 연설자들이 농담을 서슴지 않고요. 종종 뼈있는 농담을 던지며 그간 드러내지 못한 속내를 드러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는데요. 지난 2020∼2021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열리지 않았다가 작년에 재개됐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행사에서 어떤 말을 했는지 들어볼까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대통령 선거가 대규모 사기였다는 음모론을 보도한 폭스뉴스를 겨냥해 “진실이 거짓말에 묻혔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폭스뉴스가 개표기 업체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이 지난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 당선을 위해 투표 결과를 조작했다는 보도를 했다가 소송을 당해 약 7억8천만 달러를 배상하기로 한 것을 꼬집으며, “내가 만약 폭스가 정직하고 공정하며 진실했다고 말했다가는 명예훼손 소송을 당할 수 있다”고 농담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이야기도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사사건 기소에 침묵해 온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은 입을 열었습니다. 만찬 연사인 코미디언 로이 우드 주니어 씨가 연설을 짧게 하는 대가로 자신에게 10달러를 주기로 제안했다고 말한 건데요. 이어 “대통령이 '입막음 돈'을 제안받은 것”이라고 말하자 청중석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자신과의 성관계를 주장하는 성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씨의 입막음 대가로 13만 달러를 지급한 의혹 등과 관련해 지난달 맨해튼 대배심으로부터 기소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날(4월 29일) 바이든 대통령이 또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자신의 재선 도전에 가장 발목을 잡는 사안이라고 할 수 있죠. 바로 나이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1942년생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최고령이고요. 만약 재선에 성공해 두 번째 임기를 마칠 때는 86세가 됩니다. 따라서 많은 유권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이라는 점을 들어 대통령 직무를 수행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는 시각도 보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헌법 1조를 신봉한다. 내 절친인 지미 매디슨이 썼기 때문만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4대 대통령인 제임스 매디슨을 친구라 칭할 정도로 나이가 많은 점을 시인한 겁니다. 하지만 자신은 늙은 것이 아니라 “노련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날 가벼운 농담만 오간 건 아니라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언론의 자유와 관련해서는 무게 있게 생각을 전했습니다. 러시아가 간첩 혐의로 구금한 에반 게르시코비치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의 가족을 소개하면서 “우리는 그의 석방을 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다", “저널리즘은 범죄가 아니다”라고 말했고요. 바이든 대통령은 또 외국 감옥에 수감된 미국인들을 석방하기 위한 노력을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작년 12월 마약 소지 혐의로 러시아에 수감됐다 석방된 브리트니 그라이너 씨를 소개해 참석자들이 큰 박수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끝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역사의 변곡점에서 어둠 위에 빛을, 거짓 위에 진실을 품고, 마침내, 나라의 영혼을 회복하자”며 건배사를 건넸습니다.

척 슈머 미 상원 민주당 대표 (자료사진)
척 슈머 미 상원 민주당 대표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부채 한도 상향과 관련한 의회 움직임에 대한 내용이군요?

기자) 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가 1일 의원들에 보낸 서한에서 오는 4일부터 예산위원회 청문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주, 하원에서 통과시킨 연방 정부 예산안을 들여다보겠다는 것이 청문회 개최의 목적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우선, 지난주 하원에서 통과된 법안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간략히 보고 가겠습니다.

기자) 예산안 명칭은 ‘2023년 제한·절감·성장법안(Limit, Save, Grow Act of 2023)’인데요. 부채 한도를 1조5천억 달러 올리는 대가로 정부의 재량 지출을 제한하는 내용입니다. 정부가 제공하는 여러 복지 프로그램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해 정부의 방만한 재정 지출을 줄이겠다는 겁니다. 여기에는 사용하지 않은 코로나 팬데믹 관련 자금을 회수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재생 에너지 세금 감면 조처도 종료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민주당에서 요구하는 부채 한도 상향을 해줄 테니,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는 것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일종의 부채 한도의 조건부 상향인 겁니다. 이 법안은 217대 215, 근소한 차이로 통과됐습니다. 민주당은 이에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요. 이를 상원 청문회에서 다루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청문회 개최를 알린 슈머 대표의 입장 조금 더 자세히 보겠습니다.

기자) 네, 슈머 대표는 이 법안을 '미국에 대한 채무불이행(Default on America)' 법안, 앞 글자를 따서 'DOA' 법안으로 규정했습니다. 슈머 대표는 하원에서 이 법안과 관련한 청문회도 단 차례 열리지 않은 채 급속도로 통과됐다면서, 이 무모한 법안이 매일 삶 속에서 미국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청문회에서 이 법안의 진실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청문회의 이름 역시 이를 잘 보여주고 있는데요. '협박, 벼랑 끝 전술, 억만장자의 뒷거래'가 이번 청문회의 명칭입니다.

진행자) 공화당의 제안이 어떤 점에서 문제라는 지적인가요?

기자) 미국인들을 위한 지출 삭감으로 복지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인데요. 슈머 대표는 대표적으로 의료 복지인 '메디케이드'와 푸드 스탬프로 잘 알려진 '영양보충보조프로그램(SNAP)', 학자금 대출 탕감 등이 이 법안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슈머 대표는 공화당의 제안은 오직 두 가지 선택밖에 없다고 말했는데요. ‘부채에 대한 디폴트, 혹은 미국에 대한 디폴트’가 바로 그것이라면서, 이는 법 집행 기관과 퇴역 군인, 가족, 교사, 아이들에 대한 급격한 재정 삭감을 강요하는 것이라는 것이 슈머 대표의 지적입니다.

진행자) 슈머 대표는 하원에서 통과된 이 법안의 통과에 영향을 미친 주체를 지적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바로 극우 성향의 의원들이 이 법안 통과의 배후에 있다는 건데요. 이들이 강하게 밀어붙여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이에 굴복한 것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만약 매카시 하원의장이 진지한 선의를 지닌 협상가였다면, 극단주의자들이 그를 인질로 삼고 이 논쟁을 잘못된 방향으로 가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슈머 대표는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슈머 대표가 주장하는 것은 뭐죠?

기자) 양당이 초당적으로 조건 없는 부채 한도에 나서서 미국의 채무불이행 사태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 슈머 대표, 그리고 민주당의 주장입니다. 공화당이 채무불이행 사태를 놓고 위협하는 한, 진전할 수 없다고 슈퍼 대표는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부채 한도와 관련한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현재 미국의 부채 한도는 31조4천억 달러인데요. 올해 초, 이미 부채 한도에 도달한 상황입니다. 현재 재무부는 채무불이행 사태를 막기 위해서 '특별 조치'를 가동하고 있는데요. 각종 정부 펀드의 투자나 신규 판매, 정부 기관 간의 부채 이동 등을 중단하는 방법으로 채무불이행 사태를 막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도 한계가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의회에서 부채 한도 상향에 합의를 보지 못하게 되면, 이르면 오는 6월 채무불이행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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