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판 관련 요청 잇따라 거부돼...뉴욕시 "다른 곳 고려하세요" 국경서 전단 배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성 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한 재판을 연방법원으로 옮겨달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청을 연방지법 판사가 거부했습니다. 또 패션 칼럼니스트에 대한 성 추문 관련 민사 소송을 다시 열어달라는 요청도 법원이 거부했는데요. 관련 내용 정리해 봅니다.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탄핵소추 결정 말소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매카시 하원의장이 이를 부인했습니다. 뉴욕시가 남부 국경 이주자들에게 다른 도시를 고려하라는 내용의 전단을 배포하고, 성인 이주자의 쉼터 체류를 60일로 제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형사 재판과 관련해 법원에 제기한 요청이 19일 잇따라 거부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욕에서 진행 중인 형사 재판과 관련해 법원을 바꿔 달라고 요청했지만 기각됐고요. 민사 재판과 관련해서는 다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역시 법원으로부터 거부됐습니다.

진행자) 우선, 형사 재판 내용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의 앨빈 핼러스틴 판사는 19일, 이른바 ‘성 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한 형사 재판을 뉴욕주 지방법원이 아닌 연방법원으로 옮겨달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청을 거부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혐의가 연방 선거법 위반 여부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주 법원이 아닌 연방법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요구했는데요. 판사가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겁니다.

진행자) 해당 재판과 관련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를 받고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 씨가 2016년 대선 직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한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씨의 폭로를 막기 위해 13만 달러의 합의금을 건넸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 일가가 운영하는 ‘트럼프그룹’이 이후 코언 씨에게 이 돈을 변제해 줬고요. 이 과정에서 회계장부를 위조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해당 혐의와 관련해서는 이미 기소 결정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뉴욕 맨해튼 대배심은 지난 3월, 맨해튼 지검의 수사 내용을 토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는 총 34가지로, 기업의 문서 위조를 금지한 뉴욕주 법률을 위반한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유권자들에게 성 추문을 숨기기 위해 합의금을 주고 회사 문서를 위조했고, 이것이 선거 운동에 도움이 됐다면, 선거법 위반에도 해당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로 이런 점을 근거로 법원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선 후보의 선거 자금 문제는 연방 선거법이 다뤄야 하는 사안인데, 맨해튼 지검은 연방법을 다루는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기소의 적합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연방지법 판사는 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해당 요청을 거부한 걸까요?

기자) 핼러스틴 판사는 결정문에서 “이 문제는 당혹스러운 사건을 은폐한, 순전히 대통령의 개인적인 사안이라는 증거가 압도적이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전직 성인영화 배우에게 입막음 돈을 주는 것이 대통령의 공식 행위와 관련이 없으며, 대통령의 공무도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는데요. 핼러스틴 판사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면책특권이 없다는 점도 확인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법원의 이런 결정에 어떤 반응을 내놓았습니까?

기자) 변호인단은 언론의 요청에도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항소할지는 불분명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재판은 내년 3월 25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같은 날(19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원에 요청한 또 다른 사안도 거부됐다고요?

기자) 네, 역시 뉴욕 남부지법의 루이스 캐플런 판사는 패션 칼럼니스트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폭행 민사 재판을 다시 열어달라는 요청을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해당 재판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면서 패션잡지 엘르의 칼럼니스트였던 E. 진 캐럴 씨가 제기한 민사 소송입니다. 캐럴 씨는 지난 2019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1990년대 중반에 뉴욕시 맨해튼의 한 백화점 탈의실에서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고 폭로했는데요.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폭로 내용을 전면 부인하며 자신을 조롱하자 이에 명예훼손 소송을 냈습니다.

진행자) 해당 재판에 관한 판결은 이미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지난 5월 뉴욕 남부지법 배심원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캐럴 씨에게 500만 달러를 지급해야 한다고 평결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캐럴 씨를 성폭행하지는 않았지만 성추행했고,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캐럴 씨의 주장을 부인하는 과정에서 캐럴 씨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인정한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왜 새로 재판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겁니까?

기자) 성폭행 혐의에 관한 재판이었는데 성추행만 인정됐으니, 배상액이 과도하다는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배상액이 100만 달러 이하로 줄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캐플런 판사는 이런 주장에 대해 설득력이 없다며 거부했습니다. 캐플런 판사는 배심원 평결은 만장일치로 캐럴 씨의 손을 거의 전적으로 들어줬으며 이번 평결은 “심각한 오류가 있는 결과도, 오심도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내년 대선에 출마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내 유력 주자이지 있지 않습니까? 이런 법정 다툼이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진행자)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로이터와 입소스가 지난주 공동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화당 유권자들의 지지율은 47%로 전달인 6월의 43%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의 지지율이 19%로 뒤를 잇고 있고요. 나머지 후보들은 한 자릿수 지지율을 보이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전히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사진 왼쪽)이 지난 2020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있는 모습. (자료 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한 소식 하나 더 보고 가겠습니다. 과거 연방 하원에서 의결됐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과 관련한 내용이군요?

기자) 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0일 보도에서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과 관련한 내용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비밀리에 약속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원에서 두 차례 의결됐던 이 탄핵소추안을 말소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치겠다고 매카시 하원의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약속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하원에서 언제 의결됐죠?

기자) 총 두 차례 의결됐습니다. 지난 2019년 12월에 첫 탄핵소추안이 의결됐습니다. 당시에는 지금과 달리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을 때였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군사 지원을 내세워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 씨에 대한 수사를 압박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진행자) 두 번째는 언제죠?

기자) 지난 2021년 1월입니다. 1월 6일, 대선이 끝난 뒤 이를 인증하는 절차가 의회에서 진행되고 있었는데요.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후 의회는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습니다. 두 차례 탄핵소추안은 모두 상원에서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매카시 의장이 어떤 이유로 하원의 탄핵 소추 결정을 말소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치겠다고 약속했다는 건가요?

기자) 폴리티코는 앞서 매카시 의장이 한 발언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분노하게 만들었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이런 약속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발언이라는 것은 매카시 하원의장이 지난달 'CNBC' 방송과 진행한 인터뷰 도중에 나왔는데요. 당시 인터뷰에서 매카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의 가장 강력한 후보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한 소식통은 당시 발언이 큰 파장을 일으키자, 매카시 하원의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연락해 자신의 발언이 실수였다며 이를 사과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매카시 하원의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약속을 했다는 건가요?

기자) 폴리티코는 매카시 하원의장이 의회가 8월 휴회에 들어가기 전, 이를 표결 안건으로 올려 통과시키는 것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매카시 하원의장dl 곧바로 해당 보도를 부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이날(20일)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당 내용에 관한 질문을 받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이를 약속한 거래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매카시 하원의장은 하원에서 두 차례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것은 정치적인 의도가 있었던 것이지 증거에 기반한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안건을 표결에 올리는 것은 다른 사안과 마찬가지로 위원회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매카시 의장은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 소추 결정 말소에 대해 열린 입장을 보인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다른 공화당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이죠?

기자) '폭스뉴스'는 많은 공화당 의원은 이것이 공화당을 더 취약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이에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돈 베이컨 공화당 하원의원은 지난달, 탄핵소추 결정을 말소하자는 생각은 자신이 보기에 조금 이상한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것은 이미 일어난 일일 뿐이라며 이에 반대했습니다.

미국 뉴욕시 남부 국경 이주자 임시 거처인 루즈벨트 호텔에 도착한 망명 신청 가족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이번에는 뉴욕시의 이민자 수용과 관련한 소식 이어가 보겠습니다. 뉴욕시가 몰려드는 남부 국경 이주자들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방안을 내놓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시가 미 남부 국경에 도착한 이주자들에게 다른 도시를 고려하라는 내용의 전단을 배포한다고 밝혔습니다.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도시에 더는 공간이 없다”고 밝혔는데요. 그간 대표적인 이민자 보호 도시로서 이주자들을 적극 수용해 온 뉴욕이 정책적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 겁니다.

진행자) 뉴욕시가 왜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걸까요?

기자) 남부 국경지대 이주자들이 뉴욕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이주자 수용에 있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입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작년 봄 이후 9만 명이 넘는 이주자가 뉴욕시로 유입됐고, 그중 5만5천여 명이 시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기존의 뉴욕 노숙자 수를 합하면 10만6천 명 가까이가 시의 보호를 받고 있는건데요. 이는 기록적인 수치입니다.

진행자) 뉴욕시가 국경지대에서 배포할 전단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요?

기자) 전단에는 지난 2022년 4월 이후 9만 명이 넘는 이주자가 이미 뉴욕시에 와 있다, 새로 도착하는 이주자들에게 쉼터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보장할 수 없다, 뉴욕시는 물가와 생활비가 무척 비싸다, 따라서 뉴욕이 아닌 다른 도시에서 정착할 것을 고려하라 이런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진행자) 뉴욕시가 전단 배포 외에 정책적으로도 변화를 준다고요?

기자) 네, 이제 가족이 없는 성인 이주민의 경우 시가 제공하는 쉼터 체류 기간이 60일로 제한되는데요. 아이가 있는 가족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조처라는 게 뉴욕시의 설명입니다. 애덤스 시장은 쉼터에 머물 수 없게 된 이주자들이 다른 대체 주거 시설을 찾을 수 있도록 가족이나 친구 또는 외부 기관과 연결되는 일을 더 적극 도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남부 국경에서 뉴욕까지는 거리가 상당한데 국경 지대 이주자 문제가 뉴욕시의 문제가 된 상황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텍사스와 애리조나 등 남부 국경지대의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이 작년부터 불법 입국자들을 버스에 태워 뉴욕과 시카고 등 민주당 시장이 있는 대도시와 워싱턴 D.C. 등으로 보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공화당은 남부 국경에 이주자가 급증한 이유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허술한 이민정책 때문이라는 입장이고요. 따라서 정부의 방침에 항의하는 의미로 불법 입국자들을 민주당 지자체장 있는 곳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특히 뉴욕의 상황이 이렇게 더 심각한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네, 뉴욕시는 원칙적으로 이민자들을 다른 지역으로 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뉴욕시 법원이 지난 1981년, 쉼터를 요구하는 모든 노숙자에게 시 당국이 임시 거처를 제공할 것을 명령한 이후 40년 이상 해당 명령이 유지돼 왔는데요. 하지만 이주자가 너무 몰리면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애덤스 시장은 지난 5월, 해당 의무 규정을 유예해 줄 것을 법원에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