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의사당 난입 사태 관련 펜스 전 부통령에 증언 요청…추수감사절 연휴, 미국인 5천500만 명 이동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지난 2021년 1월 6일 워싱턴 의사당에서 대선 결과 인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 법무부가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에게 증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을 맞아 이동하는 여행객이 약 5천 500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이어서, 미국에서 여성들이 낙태 방법으로 임신중절약을 가장 많이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법무부가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에 대한 조사를 추진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법무부가 지난해 1월 6일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펜스 전 부통령의 증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이 어제(23일)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인데요. 이 신문은 펜스 전 부통령도 증언에 대해 열려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법무부는 최근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특별검사도 임명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은 지난 18일 잭 스미스 검사를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한 의혹을 조사할 특별검사로 임명했습니다. 특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의사당 난입 사태 선동 의혹과 기밀문서 유출 혐의를 조사하는데요. 갈랜드 장관은 특검 임명을 발표하면서 “전직 대통령의 차기 대선 출마 선언과 현 대통령의 재선 도전 의사 등 최근 추이를 종합해 볼 때,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것이 대중의 이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법무부의 특검 임명과 펜스 전 부통령에 대한 증언 요청이 맞물리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뉴욕타임스’는 법무부가 특검을 임명하기 몇 주 전에 펜스 전 부통령 측과 접촉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대선 결과 전복 시도에 대한 조사를 이끌고 있는 법무부의 토머스 윈덤 조사관이 이미 펜스 전 부통령 측과 연락을 해왔다는 건데요. 하지만 신문은 펜스 전 대통령 증언에 대한 논의는 현재 초기 단계이며, 펜스 전 부통령이 소환된 것은 아니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만약 펜스 전 부통령이 증언에 나서면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서는 불리한 상황이 되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행정특권을 발동해 펜스 전 부통령의 증언을 차단하거나 늦추려 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이 때문에 펜스 전 부통령이 증언 의사를 밝히더라도 관련 절차는 몇 달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펜스 전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펜스 전 부통령은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왔는데요.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사실상 결별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인단 투표를 확인하고 대통령 당선인을 인증하는 역할을 하는 펜스 전 부통령에게 대선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으로 보고 펜스 전 부통령을 압박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펜스 전 부통령의 이름이 오르내렸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1월 6일은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민주당 바이든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인증하는 날이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사당에 난입해 몇 시간 동안 진행을 막았고요. 시위대는 또 “마이크 펜스를 목매달아라”라고 외치며 펜스 전 부통령이 대선 결과 인증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을 비난했습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부통령의 역할은 의례적인 것이라며, 자신에겐 투표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건 당일 트위터에, 펜스 전 부통령이 바이든 후보의 대선 승리 인증을 막을 용기가 없다며 비난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스 전 부통령을 압박한 정황이 의회 조사에서도 드러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법무부의 조사와 별도로 연방 하원에서도 특별위원회가 꾸려져 의사당 난입 사태를 조사하고 있는데요. 특위는 조사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펜스 전 부통령을 압박했다는 증언들이 많이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원 특위가 펜스 전 부통령의 증언을 직접 듣지는 않았습니까?

기자) 펜스 전 부통령은 처음에는 특위의 요청이 오면 증언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후 특위에 ‘당파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증인 출석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하원 특위는 민주당 소속 의원 7명과 공화당 의원 2명으로 구성돼 있고요. 민주당 소속인 베니 톰슨 의원이 이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펜스 전 부통령이 법무부의 증언 요청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법무부의 조사는 하원 특위 조사와는 다르게 형사 사건이라는 점에서 펜스 전 부통령이 증언 요청을 검토하는 데 열려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진행자) 펜스 전 부통령도 공화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 가운데 한 명이죠?

진행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지는 않았는데요. 만약 출마를 결정한다면 이미 재출마를 공식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당내 경선에서 맞붙게 됩니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둔 지난 21일 미국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오늘(24일)은 미국인의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이죠?

기자) 네, 11월 넷째 목요일은 미국의 땡스기빙데이(Thanksgiving Day), 즉 추수감사절입니다. 감사라는 뜻의 ‘Thanks’와 드리다는 뜻의 ‘giving’이 합쳐진 땡스기빙데이는 말 그대로 한 해의 수확을 신에게 감사하는 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추수감사절이 되면 미국인들은 떨어져 살던 가족, 친지들이 함께 모여 만찬을 즐기는 전통이 있는데요. 이 때문에 추수감사절 연휴에는 많은 미국인이 여행길에 오릅니다.

진행자) 한국에서는 추석 명절에 그렇듯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에 인구 대이동이 일어난다고 하더라고요. 올해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여행길에 올랐을까요?

기자) 미국 자동차협회(AAA)는 올해 추수감사절 연휴 동안 5천 460만 명이 여행길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가운데 4천 900만 명이 자동차로, 나머지 450만 명은 항공편을 이용해 여행을 떠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특히 항공 여행 인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전인 2019년의 99%까지 회복되면서 3년 만에 최대 수준이 될 것으로 AAA는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이렇게 많은 사람이 여행에 나서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코로나 팬데믹 방역 조처로 발이 묶여 있던 사람들이 팬데믹 영향이 완화되면서 본격적으로 여행길에 올랐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추수감사절 연휴 가운데 가장 인구 이동이 많은 날은 언제입니까?

기자) 학교나 기업들은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도 휴일로 지정해 주말까지 총 4일간의 연휴를 갖습니다. 보통은 추수감사절 전날인 수요일에 여행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데요. 올해는 원격 근무가 늘어나면서 이동이 분산됐다는 분석입니다. 항공사 단체인 ‘에어라인즈포아메리카(A4A)’의 셰런 피커톤 수석부회장은 ‘로이터’ 통신에 새로운 여행 패턴 덕에 항공기 운행에 압박을 덜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항공기 지연과 결항 가능성, 그리고 보안검색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해 최대한 일찍 공항에 도착할 것을 업계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항공업계는 여행객이 어느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까?

기자) ‘유나이티드 에어라인(UA)’은 이달 18~30일 사이 탑승객이 55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지난 2019년과 비슷한 규모로 비난해보다 12% 늘어난 건데요. UA는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이 코로나 펜데믹 이후 가장 붐비는 날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리고 ‘델타 에어라인’은 18~29일 탑승객이 6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역시 2019년 수요에 거의 맞먹는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여행객이 늘면서 운임도 크게 올랐는데요. 인력과 항공편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진행자) 항공기 외에 다른 대중교통 수단은 어떻습니까?

기자) AAA에 따르면 추수감사절 기간 버스와 기차, 대형 선박으로 이동하는 미국인도 140만 명이 넘을 전망인데요, 2021년과 비해 23% 늘어난 수치로, 2019년의 96%까지 회복됐다는 설명입니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연휴를 앞둔 지난 21일 “여행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어 기쁘다”며 “이번 주가 좋은 시작이 될 것으로 조심스레 낙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많은 사람이 여행에 나서면서 보건당국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코로나와 독감, 그리고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호흡기 질환인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까지 급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을 가리켜 ‘트리플데믹(tripledemic)’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앞서 팬데믹 기간에도 추수감사절 연휴가 지나고 나면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트리플데믹에 맞는 추수감사절, 어떻게 안전하게 보낼 수 있을까요?

기자) 보건전문가들이 내놓은 조언을 보면요. 몸이 좋지 않으면 최대한 집에 머물고, 최대한 손을 자주 씻고, 식탁 등 사람들 접촉이 많은 곳을 살균제로 잘 닦으라고 하고요. 특히 아이들을 안아주거나 입맞춤하는 걸 자제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임신 중절약인 미페프리스톤이 미국 앨라배마주 투스칼루사의 여성 의료 센터에 진열돼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낙태와 관련해 미 보건 당국에서 눈길을 끄는 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네, 미국에서 여성들이 조기 임신을 끝내기 위한 수단으로 임신 중절약을 가장 많이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2020년, 임신 9주 차나 그 이전에 시행한 낙태 가운데 51%가 임신 중절약을 이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임신 중절약 다음으로는 시술이 보편적인 낙태 방법이었는데요. 임신 13주 차나 그 이전 주간에 시행한 낙태 가운데 40%가 중절 시술을 거쳤습니다.

진행자) 전년도와 비교하면 임신 중절약 사용이 더 늘어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해인 2019년보다 22%가 늘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약을 이용한 낙태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CDC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1년에서 2020년 사이에 약물을 이용한 낙태가 154% 증가했습니다.

진행자) 낙태에 쓰는 약이 어떤 종류가 있습니까?

기자) 네, 대표적인 낙태약으로 ‘미페프리스톤(Mifepristone)’이라는 알약이 있습니다. 미페프리스톤은 임신 10주 차나 이보다 이전 시기에 임신을 중단하기 위해 사용하는데요. 의료진 처방에 따라 안전하게 복용하면 수술받지 않고 낙태할 수 있습니다. 미페프리스톤은 임신 10주 이전에 먹으면 낙태율이 96~98%에 달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약이 지금 미국 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 6월 미 연방 대법원이 여성의 보편적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폐기한 이후 이 미페프리스톤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습니다. 연방 대법원이 낙태 문제를 개별 주에 맡겨야 한다고 판결하면서 12개 주에서 낙태가 금지됐는데요. 하지만, 미페프리스톤은 이전보다 더 구하기가 쉬워졌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된 거죠?

기자) 네. 미페프리스톤은 지난 2000년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후 엄격하게 관리돼 왔습니다. 이 약은 원래 여성이 직접 병원을 방문해야만 받을 수 있었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병원 방문이 힘들어지자 FDA는 일시적으로 이런 제한을 완화했습니다. 그러니까 여성이 직접 병원에 가지 않아도 온라인 진료를 받은 뒤에 처방전을 받아 우편으로도 약을 받을 수 있게 한 건데요. 이후 FDA는 작년 12월에 이 조처를 영구화했습니다.

진행자) 낙태약을 계속 우편으로 받을 수 있게 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결정에 낙태 권리를 옹호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 반응이 나뉘었는데요. 이런 가운데 낙태 반대 단체들이 지난주 텍사스주 연방 지방 법원에 FDA가 지난 20여 년 동안 미페프리스톤 사용을 허용해 온 것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자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포함한 상원의원 9명은 지난주 FDA에 서한을 보내 미페프리스톤을 유산 관리에도 사용하도록 허용해 더 많은 여성이 이 약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이 낙태가 가장 민감한 현안 중 하나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진보주의자들은 낙태를 여성의 선택으로 보고 낙태 권리를 지지합니다. 반면 공화당을 비롯한 보수 진영에서는 태아도 생명으로 보고 낙태를 반대하는데요. 이 낙태 권리를 둘러싼 진영 간 대립은 미국 사회에 깊이 뿌리 내린 갈등 요소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낙태 건수가 어느 정도 되나요?

기자) 네. CDC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미국 내 낙태 건수는 62만 건이 좀 넘었습니다. 이건 전해인 2011년과 비교하면 15% 줄어든 수치인데요. 낙태 가운데 93%는 임신 초기인 13주 이전에 시행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