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사들 ‘경제 정상화’ 협의체 구성…대형 육류공장 폐쇄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 시간입니다. 오늘은 주요 주지사들이 경제ㆍ사회 활동 정상화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는 소식에 이어, 대형 돼지고기 가공 공장 폐쇄 이야기 전해 드립니다.

먼저 첫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문을 닫은 사업체와 공공기관 등을 다시 여는 시점과 방향을 정하기 위해, 주요 주지사들이 지역별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권한이 자신에게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중단된 미국 각 지역의 경제ㆍ 사회 활동이 재개되는 시점이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주 정부들이 관련 협의체를 구성합니다.

동부 최대 주인 뉴욕과 서부 최대 주인 캘리포니아에서 이같은 계획이 동시에 나왔는데요.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13일 일일 브리핑에서 “지역 단위로 함께 일하겠다”며, 인접 주 정부들과 경제활동 정상화를 위한 협의체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협의체에는 뉴저지와 코네티컷, 펜실베이니아, 로드아일랜드, 델라웨어 주 등이 참가하는데요. 집권 공화당 소속인 찰리 베이커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동참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협의체를 주도하는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민주당 소속인데요. “우리 사회를 다시 여는 것은 정치나 의견의 문제가 아니”라면서, “자료와 전문가들에 기반한” 활동을 할 것이라고 이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13일) 서부의 캘리포니아주에서도 협의체 구성 계획을 내놨습니다. 인접한 오리건과 워싱턴 주 정부가 동참하는데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케이트 브라운 오리건 주지사,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가 공동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우리 주민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경제 활동 재개 시점과 방향을 정하겠다고 적었는데요. “서부 해안은 미국 인구 6분의 1이 사는 곳이자, 세계를 향한 관문”이기 때문에, “코비드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과 퇴치에 막대한 지분을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동부와 서부의 주 정부 협의체들은 앞으로 각각 위원회를 조직할 계획입니다. 의료ㆍ보건ㆍ방역 전문가들과 경제인 등을 참가시키는데요. 문 닫은 사업체 등을 다시 열기 위한 “보건 통계와 과학적 자료들”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지침을 만들게 됩니다.

각 주 정부는 이 지침을 바탕으로 경제활동 재개에 관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설명했습니다.

뉴욕은 미국 내에서 바이러스 확진자와 감염증 사망자가 가장 많은 곳인데요. 사망자 1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쿠오모 지사는 신규 입원 환자 수 증가세가 둔화되는 점을 거론하면서 “우리가 계속 현명하게 대응한다면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고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주 정부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반발했습니다. 이날(13일) 관련 보도가 나오자, “옳지 않다”고 트위터에 적었는데요. 경제ㆍ사회 활동 재개 결정은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미국 헌법에 따르면, 헌법에 규정되지 않은 권한은 각 주에 있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아울러 주지사들이 임의로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전하는 보도는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는데요. 자신은 관련 결정을 내리기 위해 주지사들과 밀접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13일)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이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우리나라를 다시 여는 계획을 완성하는 데 매우 가까워졌다”고 말했는데요. 지난 주말 동안 일일 신규 확진자 수 증가 곡선이 평평(remained flat)해졌다면서, 연방정부의 방역 지원이 큰 효과를 본 결과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많은 언론이 코로나 사태에 관해 ‘가짜뉴스’를 양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특히 뉴욕타임스를 가리켜 “총체적인 가짜 신문”이라면서, “앞으로 5년 내에 아무도 읽지 않아 문을 닫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사태 초기에 상황의 심각성을 무시했다는 뉴욕타임스 최근 보도에 관한 반응이었는데요.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그냥 지나가게 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13일) 브리핑 현장에서, “주지사들이 초당적으로 대통령의 지원을 인정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영상물을 틀기도 했는데요. 그러자 CNN과 MSNBC 등 일부 방송사들이 브리핑 생중계를 중단했습니다. CNN 방송은 국민 세금으로 백악관 브리핑실에서 선전(propaganda) 영상을 방영한 것은 전례가 없다”고, 생중계 중단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태평양에서 작전 중이던 미 해군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 함에서 코로나 관련 첫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이 배에서는 600명 가까운 확진자가 나오면서 앞서 관심을 끌었는데요.

승조원 하선을 군 당국에 요청했던 브렛 크로지어 함장이 경질되고, 이를 비판한 토머스 마들리 해군장관 직무 대행도 사임하면서 파문이 커진 바 있습니다.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위치한 '스미스필드' 육류 공장.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의 주요 육가공업체인 ‘스미스필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돼지고기 가공 공장 한 곳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육류 공급에 지장이 우려되는데요.

세계 최대의 돈육 생산업체인 ‘스미스필드’사가 12일, 직원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집단 감염으로 미 중서부 사우스다코다 주에 있는 돼지고기 가공 공장을 잠정 폐쇄한다고 밝혔습니다.

스미스필드는 당초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위치한 해당 공장의 가동을 일시적으로 멈추고 정화 작업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결국 무기한 폐쇄를 결정한 겁니다.

해당 공장은 미국 내 최대 규모의 돈육 가공 시설로 미국 돼지고기 생산의 4∼5%를 담당하고 있다고 스미스필드 사는 밝혔습니다.

스미스필드의 이 같은 결정으로 미국 내 육류 공급망에 큰 혼란이 예상됩니다. 식료품점들은 돈육 가공품 확보에 차질이 생기게 될 것이고, 양돈 농가들은 돈육을 납품할 곳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앞서 지난 11일, 크리스티 노임 사우스다코다 주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스미스필드 직원 약 240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라고 밝혔습니다. 노임 주지사는 이는 사우스다코다 전체 확진자의 절반 이상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노임 주지사와 수폴스시 당국은 수폴스 공장에 최소 2주간의 휴업을 권고했는데요. 이번 폐쇄 조치는 이 같은 권고에 따른 것입니다.

켄 설리번 스미스필드 최고경영자(CEO)는 12일 성명을 내고, 만약 공장이 가동되지 않는다면, 식료품점에 돼지고기를 납품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설리번 CEO는 육류 가공 공장의 폐쇄가 이어지면 육류 공급망에 중대한, 어쩌면 재앙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사람들이 바로 축산 농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설리번 CEO는 하지만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스미스필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와중에도 공장들을 가동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지역이나 주, 연방 차원의 추가적인 지시가 나오면 그때 수폴스 공장 가동을 재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또 해당 공장의 직원들은 앞으로 2주간 급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수폴스 공장의 직원은 약 3천700명에 달합니다.

최근 몇 주간 스미스필드 외에 미국의 다른 육류업체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공장을 잇달아 폐쇄하면서 육류 생산과 공급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미국의 대형 육류 가공업체 ‘JBS’는 펜실베이니아주와 콜로라도에 있는 소고기 가공 공장을 일시 폐쇄했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직원이 출근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대형 식품업체인 ‘타이슨’은 일부 직원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아이오와주에 있는 돼지고기 가공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카길’ 역시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공장을 당분간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이처럼 축산물 가공 업체들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축산 농가들이 생산하는 육류는 폐기될 상황에 놓였습니다. 또한, 미국의 소비자들 역시 머지 않아 이에 따른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육류는 쉽게 상하기 때문에 반드시 냉장 보관을 해야 하고, 따라서 식료품점들이 많은 양을 비축해 놓는 것이 힘들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현재 비축량이 다 소진되고, 육류 가공 업체들의 공급량마저 줄어든다면, 식료품점에서 육류 제품을 구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거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육류제품을 통해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인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식품이나 식품을 포장하는 과정에서 전염된다는 증거는 없다고 앞서 미국식품의약국(FDA)은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식품 생산과 공급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있습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달 초 미국 최대 소매유통업체인 ‘월마트’의 물류 창고를 방문해 미국의 식품 공급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