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국의 홍콩국보법 추진 강력 반대…유럽중앙은행, 경기부양안 추가 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의 ‘홍콩국가보안법’ 추진에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 달에 경기부양 방안을 추가로 내놓을 뜻을 밝혔습니다. 내년에 도쿄올림픽대회를 치르지 못하면 아예 취소될 것이라고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밝힌 소식, 이어서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중국의 홍콩국가보안법 추진 움직임에 강력한 반대를 나타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그 문제를 매우 강하게 다룰 것”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경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미시간주를 방문하기 위해 백악관을 나서면서 이같이 말했는데요. 홍콩은 많은 일을 겪었다며, 적절한 때 성명을 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국무부도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홍콩 주민의 의지를 반영하지 않는 국가보안법 제정은 상황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강한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의회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역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대표와 마르코 루비오, 코리 가디너 상원의원 등은 일제히 중국 정부의 움직임을 비난했는데요.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성명에서, 중국 정부의 홍콩국가보안법 도입은 홍콩의 자치를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하원 외교위 역시, ‘국가 안보’를 핑계로 홍콩을 탄압하는 추가 법안을 도입하지 말라고 중국에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홍콩국가보안법’이 왜 갑자기 미국과 중국의 새로운 갈등 요소로 떠오른 겁니까?

기자) 지금 중국은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 기간입니다. 21일 ‘중국 정치협상회의(정협)’에 이어 중국 최고의 입법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도 개막했는데요. 중국 지도부가 전인대에 내놓은 안건 중에 홍콩국가보안법 제정안이 들어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직접 이를 언급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통상적으로 중국의 전인대 개막식에는 총리가 나와 정부의 업무 보고와 함께 한 해 청사진을 내놓기 때문에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집중되는데요. 리커창 총리가 이날(22일) 업무 보고를 하면서 홍콩과 마카오의 국가안보를 수호할 법률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홍콩은 자체적으로 법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일국양제’의 원칙에 따른 ‘기본법’이란 걸 갖고 있습니다. 홍콩은 150년 이상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다가 1997년 중국에 반환됐는데요. 당시 영국과 중국은 홍콩에 대해 50년간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한다는 데 합의하고 이를 ‘기본법’에 실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홍콩국가보안법이 홍콩의 ‘기본법’과 배치하는 게 아닌가요?

기자) 홍콩국가보안법은 홍콩의 기본법 조문을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홍콩기본법 23조에는 중앙정부를 대상으로 국가전복이나 반란을 선동하거나 국가안전을 위협할 경우에 대해, 관련 법률을 제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요. 18조에는 중국 전인대 상임위원회가 홍콩기본법 부칙에 법규를 삽입하거나 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홍콩에서 발생한 대규모 민주화 요구 등의 시위가 일국양제의 원칙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에도 홍콩에서 국가보안법 추진 움직임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03년에도 홍콩 정부는 기본법 23조에 근거해 보안법 제정을 추진했는데요. 하지만 수십만 홍콩 시민이 반대 시위를 벌여 실패했었습니다. 중국 지도부가 이번에 직접 나선 것은 국가보안법 제정을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홍콩국가보안법이 전인대에서 통과될까요?

기자) 전인대는 통상적으로 폐막 전에 표결을 통해 공산당 지도부가 내놓은 안건들을 표결에 부쳐 결정하는데요. 하지만 형식적인 의결기구이기 때문에 보안법 통과는 기정사실로 보입니다. 보안법은 전인대 상무위원회의 최종 입법 절차를 거치면 효력을 갖게 됩니다.

진행자) 홍콩 쪽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성명을 내고, 국가안보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전인대와 협력해 최대한 빨리 입법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홍콩의 범민주 야권진영은 대규모 반대 집회를 선언하며 강력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시 전인대 소식 잠깐 살펴보죠. 어떤 안건들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이번 전인대에서는 특히 중국이 제시할 경제성장률 목표치와 국방예산을 어떻게 잡을지 관심을 끌었는데요. 올해 중국은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또 국방예산과 관련해서는 전년 대비 6.6% 증가한 약 1천780억 달러로 책정했습니다. 한편 리커창 총리는 이날(22일) 업무보고에서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의 1단계 무역 합의를 이행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 본부 건물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부양책을 추가로 내놓을 것이라는 뜻을 나타냈다는 소식이죠?

기자) 네. 지난 4월 30일에 열린 ECB 정책위원회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이 22일 공개됐는데요. 이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해 6월에 경기부양책을 추가로 선보이는 데 완전하게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유럽 지역 경제도 크게 영향을 받고 있죠?

기자) 물론입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으려고 상점을 닫거나 지역 간 이동을 중단시켜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마비된 탓에 경제가 크게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유럽 경제가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ECB가 준비됐다고 밝힌 추가 부양책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ECB가 앞서 ‘팬데믹 긴급매입 프로그램(PEPP)’이란 대책을 내놨습니다. 이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채권을 매입하는 프로그램인데요. 원래 7천500억 유로, 미화로 8천200억 달러 규모였는데, 이걸 늘리겠다는 말입니다.

진행자) 채권 매입 프로그램이라면 시중 채권을 사들이겠다는 말인데, 이게 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모양이군요?

기자) 물론입니다. ECB가 채권을 사고 지불한 자금이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에 경기 침체를 막는 데 도움이 됩니다. PEPP는 지금까지 약 1천800억 유로(미화 약 2천억 달러)가 집행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가장 크게 피해를 본 유럽 남부 국가들의 차입 비용이 폭등하는 것을 막는 데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현 상황이라면 PEPP가 빠르면 10월에 고갈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럼 ECB가 PEPP 규모를 얼마나 늘리겠다는 겁니까?

기자) 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투자자들이 최소한 5천억 유로(미화 5천450억 달러)가 추가될 것으로 본다고 22일 보도했습니다. 한편 ECB는 4월 회의록에서 “정책위원회는 만약 6월 회의 전에 확보되는 정보를 고려해 부양책 규모가 필요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될 경우 PEPP 규모를 증가시키고 그 구성을 조정할 충분한 준비가 돼 있다”라고 회의록에서 밝혔다. 참고로 다음 ECB 정책위원회는 오는 6월 4일에 열립니다.

진행자) PEPP가 몇몇 나라의 차입 비용이 폭증하는 것을 막는 데 사용됐다고 했는데, 국가뿐만 아니라 개별 기업 차원에서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네. 이와 관련해서 영국 ‘로이터통신’은 6월에 ECB가 부실화된 ‘회사채’, 즉 ‘기업채권’을 매입하는 방안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22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경제가 휘청이면서 유럽 내 많이 기업이 부실화됐죠?

기자) 네. 그래서 많은 회사채의 등급이 ‘정크(junk)’, 즉 ‘투자부적격’ 수준이 됐는데요. 이런 부실화된 기업 채권을 대거 사들여서 경기를 살리겠다는 겁니다. 실제로 독일의 대표적인 항공사인 루프트한자와 프랑스 자동차 업체 르노의 회사채 등급도 지난 4월 이래 크게 떨어졌는데요. ECB는 이때부터 이미 이런 채권들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ECB 외에 최근에는 독일과 프랑스가 경기 회복을 위해 대규모 기금 조성에 합의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독일과 프랑스가 코로나바이러스로 어려움에 빠진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을 돕기 위해 5천억 유로(미화 5천450억 달러) 규모의 공동기금 조성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도쿄올림픽 대회가 자칫 내년에도 열리지 못할 수 있게 됐다고요.

기자) 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일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현재 1년 연기된 상황인데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더 이상의 연기는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진행자) 더 이상의 연기는 없다는 게 무슨 뜻입니까?

기자) 만약 내년에도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거나 그 여파가 이어져 정상적으로 올림픽이 개최되지 못한다면 올림픽을 아예 취소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새로 연기된 일정은 언제였죠?

기자) 내년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입니다. 하지만 바흐 위원장은 20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1년 2개월 후에 전 세계가 어떤 상황을 맞고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진행자) 일각에서는 내년에도 정상적으로 도쿄올림픽대회가 열릴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IOC 위원장이 입장을 내놓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흐 위원장은 조직위원회가 3천 명에서 5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계속 고용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는데요. 아베 총리가 내년 여름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밝혔다면서, 이해한다고 말했습니다. 바흐 위원장은 매년 전 세계 스포츠 일정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며 선수들을 불확실한 상황에 방치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2021년 하계올림픽에 이어 곧 동계올림픽도 열리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도쿄올림픽 6개월 후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2022년 동계올림픽대회가 열립니다. 바흐 위원장은 미래 올림픽과 중복될 수는 없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동계올림픽과 하계올림픽이 같은 해 열릴 가능성을 배제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지금 일부 프로스포츠의 경우, 관중 없이 진행하는 방식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런 방식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우리가 희망하는 바가 아니다”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는데요. 세계보건기구(WHO)와 선수들, 일본 측 관계자들과 협의하겠다며, 최종 결정을 내리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은 이런 올림픽 취소 가능성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측은 바흐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달 의회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잡지 못하면 도쿄올림픽을 개최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취소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올림픽대회 연기나 취소로 인한 손해도 만만치 않을 텐데요.

기자) 네, 일본은 올림픽 준비를 위해 약 130억 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쿄올림픽 연기에 따른 추가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요. 일본은 연기로 인한 비용이 20억에서 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IOC와 일본은 이 추가 비용 부담을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는데요. IOC 측에서 수억 달러를 부담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