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한광성, '북한 복귀'로 최종 거취 결정"…제재 대상 북한 선수 전원 퇴출


한광성
한광성

북한 축구선수 한광성이 몸 담을 수 있는 팀을 찾지 못한 채 모든 계약이 종료돼 북한으로 돌아가게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의 송환을 명시한 유엔 안보리 제재로 인해 한광성뿐 아니라 모든 축구선수들의 해외 활동이 막혔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중원으로부터 공을 넘겨 받은 붉은 유니폼의 선수.

자신을 막아선 수비수를 앞에 두고 가볍게 반대 방향으로 공을 돌려 따돌린 뒤 두 명의 수비수 사이로 힘차게 공을 차 골대 안으로 집어넣습니다.

[녹취: 현지 중계방송 중(지난 2020년 2월)] "Han Kwang, Han Kwang, Han Kwang, Han Kwang! Goal!!!!]

흥분한 아나운서가 큰 소리로 외쳐 부르는 이름은 바로 '인민 호날두'로 불리는 북한 축구선수 한광성입니다.

지난 2020시즌 카타르 리그 팀 '알 두하일'에서의 활약을 끝으로 한광성이 끝내 북한으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북한 스포츠 전문가인 이탈리아의 마르코 바고치 씨는 최근 VOA에 자신이 한광성의 매니지먼트 에이전시와 직접 연락했다면서, 한광성이 유엔 안보리 제재로 인해 뛸 수 있는 팀을 구하지 못하고 북한으로 복귀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바고치 씨는 한광성이 지난해 11월까지 새로운 해외 리그 팀을 모색했다며, 실제 말레이시아 리그의 '슬랑오르 FC'와 '알 두하일'이 그에 대한 임대계약을 위해 협상에 나섰지만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알 두하일'이 한광성과의 계약을 모두 종료했고, 팀을 구하지 못한 한광성은 북한으로 돌아가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바고치 씨는 또 한광성이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북한으로 들어가지 못했다며, 조만간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광성은 뛰어난 축구 실력 외에도 북한 정권의 핵 개발 자금 창출을 막은 안보리 제재의 적용 대상에 오른 사실로 인해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안보리 결의 2397호는 모든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을 본국으로 송환하도록 명시한 가운데,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한광성 등 해외에서 활동하는 북한 운동선수들 역시 송환 대상에 포함했습니다.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9월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알 두하일’과 5년에 약 525만 달러의 계약을 맺은 한광성과 이탈리아 팀 '아레초'로부터 2만 4천 달러를 벌어들인 최성혁, 또 오스트리아 리그에서 뛴 박광룡 등 3명을 송환 대상 북한 노동자로 지목했습니다.

이들 세 선수는 모두 북한이 지난 2013년에 만든 평양국제축구학교 출신입니다.

평양국제축구학교는 북한 축구선수들의 능력 향상과 해외 진출 등을 위해 만든 기관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큰 관심을 보인 바 있습니다.

개교 당시 북한 관영 `조선중앙TV’ 보도 내용입니다.

[조선중앙 TV 보도 내용 중(지난 2013년)] "평양국제축구학교는 가까운 연간에 아시아 축구 최고 수준을 돌파해서 세계급 수준에 도전할 축구 인재를 육성할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축구 수준이 높은 나라에서 배울 수도 있게 되어 있습니다."

장기전략을 통해 실제 북한 축구선수의 해외 유학, 그리고 해외 리그 파견까지 이뤄냈지만 제재로 인해 모든 것이 무산된 것입니다.

제이슨 바틀렛 신미국안보센터 연구원은 2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광성의 북한 복귀 소식은 상징성을 갖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바틀렛 연구원] "I would categorize that as a win and a success for U.N. sanctions against North Korea, although it would come a little late."

바틀렛 연구원은 한광성의 송환은 늦긴 했지만 결국 유엔 제재가 성공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특히 한광성의 경우 북한 정권에 수 백만 달러의 자금을 벌어준 만큼 그의 복귀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바틀렛 연구원] "Because athletes especially from North Korea serve as the only interaction that foreign nationals have with North Koreans, this is also a loss for North Korea not just financially, but also in terms of its soft power."

바틀렛 연구원은 또 해외에서 활동하는 북한 운동선수들은 외국인들이 북한인들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집단이라며, 한광성의 복귀는 재정적 면에서 뿐 아니라 '소프트 파워' 측면에서도 손실이라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