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은 해외 전쟁에서 돌아오지 못한 미군 병사들을 기리는 ‘전쟁포로 실종자의 날’ 이었습니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기념식에서 실종된 미군을 결코 잊지 않고 끝까지 찾아내 가족의 품에 안기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 국방부는 6.25 전쟁에서 돌아오지 못한 미군 실종자가 7천9백 명에 달한다며, 그러나 북한 내 유해 발굴 작업 재개는 북한의 결의 이행에 달려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녹취: 군악대 연주 소리]
가을 햇살이 비치는 미 국방부 청사 앞 리버 테라스 연병장 잔디밭에 각군을 대표하는 수 백 명의 의장대가 사열해 있습니다.
[녹취: 사회자] “Good morning! Welcome to 2014 department of defense ceremony remembering prisoners of war and those still missing…”
의장대 뒤에는 “당신은 결코 잊혀지지 않았다”는 문구가 쓰여진 검은색 전쟁포로-실종자 깃발이 성조기와 나란히 푸른 하늘에 펄럭입니다.
이어 전쟁포로와 실종자의 복귀를 염원하는 검은색의 미 전투기 4 대가 행사장 위를 비행합니다.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전쟁포로 출신 참전용사들과 실종자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념식 연설에서 한국전쟁 실종자 얘기로 입을 열었습니다.
[녹취: 헤이글 장관] “Yesterday afternoon, at Arlington National Cemetery, a soldier from the Korean War who for decades was…”
행사 전날인 18일 알링턴 국립묘지에 6.25 전쟁 실종자 명단에 있던 한 참전용사의 장례식이 열렸다는 겁니다.
헤이글 장관은 유해 신원 작업을 통해 확인된 병사의 안장식이 엄숙하고 영예롭게 진행됐다며 이는 미 국방부의 당연한 의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6.25 전쟁포로 출신 대표로 참석한 로버트 리 와이어트 씨는 ‘VOA’에, 감개가 무량하고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와이어트 6.25 참전용사] “I feel good about they can honor us…”
운 좋게 살아남은 자신 같은 전쟁포로들에게 존중을 표하는 것은 감사하지만 돌아오지 못한 전우들을 생각할 때 가슴이 아프다는 겁니다.
헤이글 장관은 연설에서 다행히 미군포로는 현재 없지만 6.25 전쟁 등 여러 전쟁에서 돌아오지 못한 미군 실종자가 수 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지난 1년 동안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 실종자 가운데 71 명의 유해 신원 작업이 이뤄지는 등 작업에 가속도가 붙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헤이글 장관] “DoD has been able to account for 71 service members from World War II, Korea, and…”
미 국방부는 지난 11일 성명에서 6.25 전쟁 미군 실종자가 7천880 명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난 3년 간 첨단기술을 동원해 1990년대 초 북한에서 넘겨받은 208 개의 유해 상자 가운데 49 구의 신원을 확인하는 등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는 지난 1996년부터 10년 동안 북한에서 2백29 구의 미군 유해를 발굴했지만 2005년 미 발굴 작업단의 안전 위험을 이유로 중단했습니다.
이후 양측은 지난 2011년 10월 유해 발굴 작업을 재개하기로 다시 합의했지만 미 국방부는 2012년 3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 위협 등을 이유로 이행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뒤 진전이 없는 상황입니다.
미국은 당시 유해 발굴 작업 재개를 위해 수 백 만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었습니다.
미 국방부는 19일 ‘VOA’의 질문에 대한 이메일 답변에서 북한 정권의 도발적 행동이 유해 발굴 중단의 이유라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을 위한 의지와 행동을 보여줄 때까지 이런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국방부는 또 6.25 전쟁 미군 실종자 7천880 명 가운데 북한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신은 5천3백 구 정도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민간단체인 전미북한위원회(NCNK)는 19일 '전쟁포로-실종자 의 날'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이 북한 내 유해 발굴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단체는 미군 실종자 가족들이 지난 60년 동안 아무런 답을 듣지 못한 채 숨져가고 있다며, 우선 미 당국의 승인 아래 전직 미군 관계자들과 북한이 이에 대한 비공식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의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