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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박 대통령, 러시아 승전 행사 참석 미정"


박근혜 한국 대통령 (자료사진)
박근혜 한국 대통령 (자료사진)

한국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의 러시아 승전 70주년 행사 참석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중국 북한 등 주변국 상황을 지켜보며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청와대의 민경욱 대변인은 22일 기자설명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러시아에서 오는 5월 열리는 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행사에 참석할지 여부에 대해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민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5월 일정은 아직 확정된 게 없다며 여러 가지 일들이 겹쳐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 속에서 검토할 내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민 대변인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행사 참석 여부가 박 대통령의 참석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한국이 서둘러 입장을 발표할 일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평양으로부터 긍정적인 답이 왔다’고 한 말은 지난달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이 "평양으로부터 행사 참석을 고려하고 있다는 일차적 신호가 있다"고 한 발언을 되풀이한 것으로, 상황 변화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한국 정부는 김 제1위원장의 참석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한 만큼 북한을 포함해 다른 주변국 움직임을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 제1위원장의 참석 여부를 놓고 한국 정부 안팎에선 엇갈린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집권한 지 얼마 안 된 김 제1위원장이 신변 위험을 무릅쓰고 평양을 비워둔 채 러시아로 갈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수석 박사는 외교무대 경험이 없는 젊은 지도자가 단 번에 여러 국가 정상들을 한꺼번에 만나는 다자무대에 나서는 게 적지 않은 부담일 것이라며 북한이 러시아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는 것은 다분히 중국을 자극하려는 의도로 해석했습니다.

[녹취: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박사] “북한은 이렇게 러시아와 유착되고 전승기념 행사에 확실히 안 간다고 하기 보다는 갈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줌으로써 중국에 대해서 북한이 언제든지 러시아와 가까워질 수 있다는 라는 것을 보이는 그런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죠.”

반면 김 제1위원장이 승전 행사에 참석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예측도 있습니다.

북-중 관계 전문가인 김흥규 아주대 교수는 북-중 관계가 짧은 시일 안에 나아질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북한으로선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 필요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또 김 제1위원장이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과 비슷한 스타일로, 김 주석이 생전에 비동맹회의 등 다자외교 무대를 피하지 않았던 점에 비춰보면 김 제1위원장의 러시아행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예상했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박사는 러시아 승전 행사는 본격적인 외교무대가 아닌 축하 행사이기 때문에 김 제1위원장에게 큰 부담이 안 될 것이라며 중국이나 한국 지도자를 자연스럽게 만날 가능성에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성장 세종연구소 박사]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하면 그래서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와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까진 아니더라도 접촉을 한다면 이후 정상회담도 좀 더 쉽게 풀릴 수 있겠죠. 그리고 외국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외교무대에 본격 데뷔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에 실보다는 득이 훨씬 더 크다, 그래서 러시아의 초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전문가들은 김 제1위원장 또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주변국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막판까지 참석 여부를 고민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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