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이 올해 아시아태평양 정세의 핵심 변수로 지적됐습니다. 이밖에 북한을 둘러싼 한국과 중국의 줄다리기, 긴장 상태에 있는 한-일 관계도 올해 주목해야 할 변수라는 분석입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29일 ‘2015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망’이란 주제로 올해 아태 지역 정세의 핵심 변수들을 점검하는 토론회를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토론자들은 올해 남북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북한이 과연 4차 핵실험을 강행할지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한국석좌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입니다.
[녹취: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 “We’re going to see more...”
한국 정부가 최근 대북 인도주의 지원과 남북한 철도 연결사업 등을 통해 체계적인 대북 관여정책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올해 남북대화가 이어지고 남북정상회담 가능성도 제기될 전망이라는 겁니다.
그러나 차 교수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은 물거품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과거 진보 성향의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는 북한의 도발이 있어도 정상회담이 이뤄졌지만 보수 성향의 박근혜 정부에서는 사정이 다르다는 겁니다.
빅터 차 교수는 한국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이산가족 상봉과 남북경협,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지만 북 핵 문제의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남북관계만 급속도로 진전되는 일이 없도록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한을 둘러싼 한국과 중국의 줄다리기도 올해 아태 지역 정세의 주요 변수로 지적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중국과 북한이 서먹한 관계가 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반면 시진핑 주석은 박근혜 한국 대통령과 만나 개인적인 친분을 과시하는 등 한국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옹호하는 태도는 근본적으로 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보니 글레이저 중국석좌입니다.
[녹취: 보니 글레이저,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중국석좌] “If the North Koreans do go ahead...”
북한이 올해 4차 핵실험을 강행하거나 군사 도발을 해도 중국이 한국의 기대를 저버리고 북한에 더 강력한 압력을 가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겁니다.
긴장 상태에 있는 한-일 관계도 올해 주목해야 할 변수로 지적됐습니다.
박근혜 한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서먹한 관계를 풀고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을지, 아니면 미국의 중재로 3자 협의가 가끔씩 이뤄지면서 현재 상태를 이어갈 지가 관심입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마이클 그린 일본석좌는 한국과 일본 정부 모두 현재 상태가 각자의 전략적 이익에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며, 한-일 관계 개선 노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일본석좌] “I think odds are very, very strong...”
일본 군 위안부 문제를 인정하고 한국 측에 사과한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를 아베 정부가 올해 2차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 지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겁니다.
그린 석좌는 올해 한-일 정상회담 가능성도 높기는 하지만 일본 정치인들이 한국을 자극하는 발언을 일제히 중단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양국 정상의 관계 개선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