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어제 (22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은 어떤 전쟁 방식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전투동원 태세를 갖추고 군 조직도 개편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가 22일 열렸다며 이 자리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역사적 연설’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당의 군사노선과 국방정책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기구로,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는 지난해 4월 말 이후 약 10개월 만에 열린 겁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제1위원장은 연설에서 앞으로 미국과 치르게 될 전쟁수행 방식과 그에 따르는 전술적 문제들을 제시하고 그 어떤 전쟁 방식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전투동원 태세를 갖출 것을 독려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은 또 전투 준비를 완성하기 위해 인민군의 기구체계를 개편할 방향과 방도도 제시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그러나 개편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가 군 기구체계 개편과 조직 문제를 논의한 만큼 군 간부들의 인사가 이뤄졌거나 조만간 단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탈상 이후 열린 첫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라는 점에서 김 제1위원장이 자신의 색깔과 달라진 안보환경을 반영한 새 조직 개편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는 핵-경제 병진노선을 추진하고 있는 북한이 핵무기와 같은 비대칭 전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군 조직을 바꿀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박사] “핵무기 보유에 기초해서 적은 투자를 통해서 대응 능력을 높일 수 있는 비대칭 전력을 강화하는 측면 또 실제 전략전술적 측면에서 한-미 대응에 보다 공세적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는 점, 이런 것들이 전체적으로 변화된 환경에 맞게 북한이 움직이려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들의 물갈이도 이미 이뤄졌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는 지난해 4월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이후 인민무력부장이 장정남에서 현영철로, 총참모부 작전국장이 변인선에서 김춘삼으로, 그리고 항공과 반항공군 사령관이 리병철에서 최영호로 교체됐기 때문에 현영철 김춘삼 최영호가 장정남 변인선을 대신해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직에 올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이번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는 지난 10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 18일 정치국 확대회의에 이어 열렸습니다. 불과 10여 일 사이에 당의 주요 회의가 3차례나 잇따라 개최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일 3년 탈상을 마친 북한이 당과 군, 정 모든 방면에서 김정은 시대를 열기 위한 내부정비에 나섰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분석했습니다.
정성장 박사는 김정은 시대 들어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도 매년 한 번 이상 개최함으로써 김일성 시대처럼 당의 권위가 다시 높아지고 적어도 외형상으론 다른 사회주의 국가처럼 당이 정책결정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