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임금 인상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공단 입주업체들이 비상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재고물량을 미리 한국으로 빼내고 대체생산기지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남북교역액이 전달인 2월에 비해 22% 늘어난 2억4천만 달러에 달했다고 한국 관세청이 밝혔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개성공단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항구별 남북교역 실적을 보면 개성공단으로 가는 도라산 육로가 전체의 99%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남북교역액은 2013년 개성공단 가동중단 사태 이후 지난해 공단이 본격적으로 정상화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지난 2월 들어 이 같은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북한이 한국 측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단 근로자들의 임금을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한 뒤 남북한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남북교역액이 22% 증가한 사실은 일단 시기적인 영향이 있다고 개성공단기업협회의 유창근 부회장은 밝혔습니다.
[녹취: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 “설도 끼고 해서 2월에는 작업일수가 적다 보니까 3월에는 풀(가동) 작업을 했구요. 그리고 원래 3월부터 5월까지가 성수기입니다.”
지난달에는 섬유 봉제업체들을 중심으로 봄 상품 생산이 늘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발주처들은 최근 지난 2013년 개성공단 가동중단 사태가 재현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입주업체들은 평소보다 재고물량을 미리 한국으로 빼고 있다고 유창근 부회장은 밝혔습니다.
[녹취: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 “임금 문제 때문에 혹시라도 남북관계가 경색될 것을 고려해서 대부분의 회사들이 재고를 개성(공단)에 많이 안 뒀습니다. 그리고 거의 본사로 많이 갖고 내려와서 출하량이 평상시보다 조금 더 잡혔을 거에요.”
실제로 지난달 남북교역 통계상 북한에서 한국으로 들어가는 반입금액은 1억3천4백만 달러로 2월에 비해 28% 늘었습니다. 전체 교역 규모보다 증가율이 더 높았던 겁니다.
유창근 부회장은 2013년 공단 가동중단 사태 당시 재고가 공단에 묶이는 바람에 입주업체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번에는 업체마다 대비책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창근 부회장에 따르면 발주처들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발주량을 무리하게 주지 않고 있고 많은 업체들이 대체생산기지를 확보해 둔 상태입니다.
[녹취: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 “차선책을 강구할 수 있도록, 또 바이어들도 그걸 원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미 규모가 있는 데는 거의 국내나 해외에 대체생산기지를, 중복투자를 한 데도 상당히 많습니다.”
유창근 부회장은 매월 10일에서 20일 사이에 공단 근로자들에게 임금이 지급된다며, 임금 인상 문제 때문에 근로자들이 태업을 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아직까지는 문제없이 공단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