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핵심 측근이었다가 한직으로 물러났던 김정각 전 인민무력부장이 재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 제1위원장의 발목 수술 이후 친정 체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각은 지난 2011년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장례식 때 운구차를 호위했던 이른바 ‘7인방’ 가운데 한 사람이었습니다.
특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하는 과정에서 군부 엘리트 장악을 앞장 서 보좌했던 핵심 측근으로, 차수 승진과 함께 인민무력부장까지 올랐다가 2012년 말 김일성 군사종합대학 총장이라는 한직으로 밀려났습니다.
그러던 김정각이 최근 잇따라 김 제1위원장을 수행해 권력일선에 복귀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자에 김정각이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맨 앞줄에 선 사진을 실었습니다.
이어 25일자에서도 후방일꾼대회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각을 군 서열 네 번째로 호명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황병서 동지, 현영철 동지, 리영길 동지, 김정각 동지, 조경철 동지가 여기에 참가했습니다.”
북한 권력층 연구에 정통한 한국의 정성장 세종연구소 박사는 김정각이 군 서열 4위에 해당하는 총참모부 작전국장을 맡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의 호명 순서도 그렇고 특히 총참모부 작전국장을 맡아 온 변인선이 최근 김 제1위원장이 참석하는 주요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 박사는 또 김 제1위원장의 옛 측근인 김정각의 재등장은 김 제1위원장의 발목 수술 이후 두드러지고 있는 친정체제 강화 움직임의 하나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정성장 세종연구소 박사] “김정은의 발목 수술 이후에 혈족그룹인 김여정 그리고 항일 빨치산 그룹인 최룡해 오일정, 그리고 측근 그룹인 김정각 등이 부상하고 있다고 볼 수 있고요.”
인민무력부장을 맡고 있는 현영철도 비슷한 경우라는 분석입니다.
현영철은 2010년 당대표자회에서 김 제1위원장과 함께 대장 칭호를 받았고 김정은 정권에서 두 번째 총참모장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그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총참모장직에서 밀려났다가 지난 6월 인민무력부장, 그리고 9월엔 국방위원으로 화려하게 복귀했습니다.
정 박사는 현영철이 복귀한 시점이 김 제1위원장 발목 수술 전이지만 현영철이 인민무력부장을 맡고 난 뒤 북한 관영매체들이 관례를 깨고 총참모장보다 앞서 인민무력부장을 호명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만큼 김 제1위원장에게 오랫동안 충성을 보여 온 옛 측근들에게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