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의 올 1분기 교역 규모가 크게 줄었습니다. 러시아 국내경제 사정도 있지만 양국 간 경제협력이 교역보다는 투자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 산하 무역진흥기관인 코트라 (KOTRA)가 러시아 관세청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3월까지 러시아의 대북 수출과 수입 모두 큰 감소세를 나타냈습니다.
이 기간 동안 러시아의 대북 수출은 모두 1천7백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나 감소했습니다. 수입 역시 44% 줄어든 57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수출의 경우 제분과 조제 식료품이 각각 93%와 73% 감소한 영향이 컸습니다.
반면 광물은 전체 수출의 90%를 차지하면서 두 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광물 가운데서도 유연탄은 1천4백만 달러를 기록해 러시아의 대북 수출 1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대북 수출 실적이 전혀 없었던 설탕과 인조스테이플 섬유가 각각 6만 달러와 2만 달러어치 수출된 사실도 눈에 띱니다.
수입은 상위 10개 품목 가운데 플라스틱과 고무를 제외한 모든 품목이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기계류와 전기기기가 50% 넘게 감소했고 철강제품은 72% 줄었습니다.
코트라는 러시아의 경기침체가 전반적인 교역 감소로 이어졌고 북-러 교역도 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올 1분기 러시아의 전체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7% 감소했고, 수출도 27% 줄었습니다.
한국 IBK경제연구소의 조봉현 수석연구위원은 북-러 경제협력이 교역보다는 투자 위주에 머물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중국은 북한하고 교역 위주의 경제협력이고 러시아는 교역보다는 투자협력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거든요. 철도, 에너지, 이런 쪽으로.”
조 연구위원은 북-러 교역이 북-중 교역의 60분의 1 정도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러시아와의 교역 확대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