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국과의 서해상 접경 지역에 위치한 갈도에 방사포를 배치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서해 북방한계선, NLL 분쟁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을 한층 높이려는 의도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군 소식통은 2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 NLL 바로 북쪽에 있는 무인도인 갈도에 군사시설을 완공하고 122㎜ 방사포 4 문을 배치한 것이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갈도는 한국 측 연평도에서 불과 4.5㎞ 떨어져 있는 섬으로 북한은 지난 3월부터 이 곳에 군사시설을 짓기 시작해 한국 군 당국이 예의주시해 왔습니다.
북한이 갈도에 구축한 군사시설은 덮개가 있는 진지인 유개호 9 개로 이 가운데 6 개는 화력을 배치하는 시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100여 명의 병력이 상시 주둔 중인 것으로 한국 군 당국은 파악했습니다.
122㎜ 방사포는 북한이 지난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사용한 무기로 최대 사거리는 20㎞입니다. 로켓 포탄의 길이는 2.87m, 중량은 66kg입니다.
한국 군 당국은 방사포의 사거리를 감안할 때 연평도에 있는 해병부대 뿐만 아니라 연평도 인근을 초계하는 고속함 등 한국 측 함정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지역을 관할하는 경기도 외교정책 특보인 차두현 박사는 북한이 서해 NLL을 분쟁지역으로 고착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차두현 경기도 외교정책 특보] “정치적인 의미에서는 서해 북방한계선, NLL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이 것을 분쟁지역으로 주장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고요, 군사적 의미에선 백령도를 제외한 나머지 서해 5 도의 모든 기지들을 사정권에 둘 수 있다는 위협 의지라고 볼 수 있겠죠.”
북한은 갈도 말고도 연평도에서 12km 떨어져 있는 무도와 7km 거리에 있는 장재도에 이미 인민군 4군단 소속 방어부대를 주둔시켜 놓았습니다.
이 곳들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 후 여러 차례 현지 시찰에 나설 만큼 중요한 군사요충지입니다.
북한은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서해 5도 주변 전력 강화에 열을 올렸고 이번에 갈도를 군사기지화 한 것도 그 일환이라는 분석입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장용석 박사는 미-한 연합 군사훈련에 강하게 반발해 온 북한이 실질적인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박사] “연초부터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비롯해 대북 군사력 강화에 강하게 반발해 온 북한의 입장에서 서해 접적 지역에서 군사력을 증강시킴으로써 한-미 연합군사력 증강에 강하게 맞대응하는 의미와 함께 실제 이런 의지를 과시할 가능성까지 높이는 군사적 움직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국 군은 북한의 해안포에 맞서기 위해 이스라엘에서 도입한, 사거리 20km가 넘는 유도 미사일인 스파이크 미사일을 서북 도서에 배치해 놓은 상태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