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새로운 갱도를 만드는 모습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차 핵실험을 위한 움직임이라는 주장과 함께 한반도의 긴장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문 기사 보기] Report: N. Korea Digging New Tunnel at Nuclear Site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새로운 장소에서 굴착 공사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람과 차량의 움직임이 활발해졌고 새로운 터널을 파는 공사가 진행 중이라는 겁니다.
북한이 굴착 공사를 하는 곳은 과거 세 차례 핵실험을 했던 곳과는 다른 지역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의 30일 브리핑 내용입니다.
[녹취: 정준희 한국 통일부 대변인] “정부는 미국 등 유관국들과 함께 북한의 핵 활동 동향에 대해서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핵실험장 동향에 대해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당장 핵실험을 준비한다기 보다는 다음주로 예정된 한-일-중 3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제사회의 시선을 끌기 위한 의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북한대학원대학교 북한미시연구원 김동엽 연구위원은 북한의 활동이 한-일-중 3국 정상회담에 국한된 것이 아닌, 한반도의 긴장을 조성해 유지하려는 더 큰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북한미시연구원 연구위원] “당 창건 70주년 지난 다음에 미사일 안 쐈잖아요. 전반적으로 미사일을 안 쏠 것이라는 어떤 분위기로 북한 행동에 대한 긴장감이 누그러져 있는 상황이죠. 그런 상황에서 이러한 모습을 보여줌으로 해서 미사일 말고 핵이라는 새로운 관심사나 긴장감이 옮겨갈 수 있는 측면이 있어요. 한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긴장을 계속 유지하려는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죠.”
다른 한편에서는 북한이 동시다발적 핵실험을 하기 위해 추가로 갱도를 뚫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실제 북한은 최근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계속된다면 언제든 ‘핵뢰성’으로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등의 4차 핵실험 시사 발언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이호령 박사는 북한이 3차 핵실험 직후 풍계리 핵실험장 남쪽 지역에 추가로 굴착 공사를 실시했으며 이 남쪽 지역은 기존 핵실험장과는 전혀 다른 곳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풍계리 핵실험장에 이미 4차 핵실험을 할 장소가 마련돼 있다는 겁니다.
[녹취: 이호령 박사/ 한국 국방연구원] “4차 핵실험을 할 준비를 한 것은 그 전에 이미 남쪽갱도를 추가로 만들면서 가능성은 이미 2013년도 3차 핵실험 이후 얘기들이 나왔었거든요. 추가로 더 할 핵실험 장소는 풍계리에 있다고 봐야 되겠죠.”
이 박사는 이어 북한의 움직임이 핵실험장에서 추가로 더 굴착하는 게 포착된 것인지, 아니면 3차 핵실험 직후 남쪽으로 굴착했던 갱도를 확대했다는 것인지는 추가 정보가 나와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6년에는 풍계리 동쪽 갱도에서, 2009년과 2013년에는 서쪽 갱도에서 각각 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