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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사이드] 풍계리 핵실험장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모습. (사진 출처 = 38노스-에어버스디펜스 앤드 스페이스)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모습. (사진 출처 = 38노스-에어버스디펜스 앤드 스페이스)

매주 월요일 주요 뉴스의 배경을 살펴보는 ‘뉴스 인사이드’ 입니다. 북한이 올해 초 전격적인 4차 핵실험에 이어 5차 핵실험을 감행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이 핵실험 장소인 함경도 풍계리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조상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지난 4월 20일, 미국의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 노스’는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차량과 장비 등의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밝혔습니다.

풍계리 핵실험장을 찍은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쪽 갱도에서 차량과 장비의 움직임이 포착됐고, 서쪽 갱도에서 굴착 작업이 시작된 흔적을 찾았다는 설명입니다.

이후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 ISIS는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아주 경미한 움직임만 포착됐다며, 이는 북한이 5차 핵실험 준비를 모두 마친 것으로 보인다는 언론보도와 일치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조선중앙방송]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 시험 완전 성공..”

북한은 지난 2006년 1차 핵실험 때부터 2009년, 2013년에 이어 올해 1월 4차 핵실험까지 네 차례 핵실험을 모두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실시했습니다.

함경남도와 함경북도 경계에 자리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는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깊숙한 내륙 지방입니다.

특히 핵실험장이 들어선 곳은 해발 2천200 미터인 만탑산을 비롯해 주변이 모두 1천 미터가 넘는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첩첩산중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처럼 험준한 산악지대이기 때문에 감시가 어렵고, 또 핵실험장 주변 암반은 방사능을 잘 흡수하는 단단한 화강암이어서 방사능 유출이 적은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정보당국이 풍계리 인근 지역의 굴착 움직임을 집중 감시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 입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2006년 1차 핵실험을 했던 동쪽 갱도와, 2009년과 2013년 2차와 3차 핵실험을 했던 북쪽 갱도, 2009년부터 공사가 진행 중인 남쪽 갱도로 구성돼 있습니다.

또 3 개의 갱도가 지나는 가운데에는 지휘센터와 벙커 등을 갖춘 핵실험 준비.지원 시설이 집중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쪽 갱도는 한때 서쪽 갱도로 불리기도 했던 곳으로, 현재 이 곳에 추가로 몇 개의 갱도가 더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하 핵실험의 특성상 폭발로 인한 고열로 암반이 녹아 내려 갱도를 막기 때문에 한번 핵실험에 이용한 갱도를 다시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올해 초 4차 핵실험을 위해 폐쇄된 동쪽 갱도가 아닌 기존에 두 차례 핵실험을 실시했던 북쪽 갱도 부근에 가지치기 방식으로 추가 갱도를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38 노스’는 갱도 주변에 굴착용 레일이 설치되고 폐석더미가 옮겨지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습니다.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는 모두 높은 산을 수평으로 파고 들어가는 형태를 갖추고 있는데, 산악 지형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핵실험 준비 작업을 최대한 은폐하기 위한 것입니다.

영국의 핵 전문가인 존 라지 박사는 수평 갱도에서의 핵실험은 과거 러시아가 개발한 방식이라며, 핵실험 규모와 장소를 추정하는 데 사용하는 지진파를 교란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특히 지난 2009년 2차 핵실험 때부터는 달팽이관 모양의 수평 갱도를 활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런 모양의 갱도엔 보통 굽이굽이 마다 1미터 이상의 두꺼운 격벽이 설치돼 강력한 폭발이 발생하더라도 충격을 대부분 흡수하기 때문에 핵실험 징후가 외부에 노출될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전문가들은 밝혔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6년 1차 핵실험 당시에는 제논 등 방사능 물질이 포집됐지만, 북쪽 갱도에서 진행된 2차와 3차, 4차 핵실험 뒤에는 방사능 유출이 감지되지 않아 이런 추정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과 한국의 정보당국은 풍계리에서 북한이 언제든 기술적으로 핵실험을 할 수 있는 단계이며, 사실상 모든 준비가 완료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의 18일 정례브리핑 발언 내용입니다.

[녹취: 문상균 대변인 / 한국 국방부] “한-미 정보당국이 북한의 풍계리 일대에 대해서 면밀하게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15일에 빠른 시일 내에 핵탄두 폭발시험을 단행하라고 지시한 점에 우리 군이 주목하면서 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지금 감시하고 있습니다.”

한국국방연구원 (KIDA)은 최근 펴낸 ‘2015~2016 안보정세 평가 전망’ 책자에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터널 공사 등의 활동을 하는 것은 4차 핵실험 뿐아니라 5차, 6차의 추가 핵실험 의지가 있음을 시사한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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