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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폐쇄 6개월…한국 "북한 위협 속 재가동 안 돼"


지난 3일 한국 경기도 파주시 도라전망대에서 바라 본 개성공단의 모습. 10일로 가동 중단 반년을 맞았다.
지난 3일 한국 경기도 파주시 도라전망대에서 바라 본 개성공단의 모습. 10일로 가동 중단 반년을 맞았다.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로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오늘 (10일)로 6개월이 지났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도발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공단 재가동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개성공단 폐쇄 이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한 때 남북경협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공단은 한국과 사람이나 차량의 통행이 끊겼습니다.

정부와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아직까지 개성공단 내 생산 설비에 손을 대지는 않고 방치해 놓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의 폐쇄는 새해 벽두부터 북한이 저지른 잇단 대형 도발들이 원인이 됐습니다.

북한이 지난 1월 6일 4차 핵실험에 이어 2월 7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자 한국 정부는 미사일 발사 사흘 뒤인 2월 10일 대북 제재 차원에서 개성공단 가동의 전면 중단을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이에 맞서 다음날인 11일 개성공단 폐쇄와 공단 내 한국 측 인원을 추방하고 공단 내 한국 측 자산을 청산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곧바로 개성공단으로 공급하던 전력을 끊었고 그 때문에 공단 내 식수 공급도 중단됐습니다.

그동안 한국사회 일부에선 개성공단을 재가동해야 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제기했지만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재가동 논의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이 같은 정부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 한국 통일부] “북한이 연초부터 핵과 미사일 도발을 했고 앞으로도 계속하겠다고 위협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북측이 여러 가지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행동으로 표출해도 시원찮을 판인데 위협까지 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가동 문제를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말이 안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정 대변인은 개성공단 중단이 입주기업들의 피해 등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국가안보와 국민 안위 차원에서 내린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현재 한국 정부는 기업들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 방안을 강구해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까지 기업에 대한 피해지원금으로 남북경협 보험금을 포함해 3천400억 원, 미화로 약 3억1천200만 달러가 지급됐고 2억2천900만 달러 규모의 신규 대출과 3억3천700만 달러 규모의 대출 상환 유예와 만기연장 등 다양한 금융과 행정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의 지원이 아닌 확실한 피해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정부의 정책 전환에서 비롯된 피해이기 때문에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업체들의 피해를 정부가 메꿔야 한다는 게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의 일관된 주장입니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입니다.

[녹취: 정기섭 위원장 /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정부가 정책을 바꿈으로 인해서 지난 정책에 따라서 투자한 기업들이 원치 않는 피해를 봤다면 그것에 따라서 정당한 보상을 해라, 법이 없어서 보상을 못한다면 입법 보완을 해서라도 정당한 보상을 하는 게 헌법 규정에도 맞고 자본주의 상식에도 맞는 것 아니냐, 라고 얘기하고 있는 거죠.”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가 실태조사를 통해 입주업체들로부터 신고 받은 8억6천400만 달러를 전체 피해 규모로 잡고 있지만 고정자산의 장부가와 실질가치 사이의 차액, 영업상 손실 등을 포함해 실제 피해액은 이보다 훨씬 큰 13억7천만 달러가 넘는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2013년에 개성공단 가동이 5개월 중단됐을 때도 재가동이 되면서 보험금을 반납했지만 업체들이 장기간 방치됐던 설비를 수리하고 교체하는 데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러나 개성공단 중단으로 인한 피해는 이에 대비해 마련된 보험으로 해결하는 게 원칙이라는 입장입니다.

업체들은 이와 함께 한국 정부에 개성공단 방문을 위한 방북 신청서를 11일 또 다시 제출할 계획입니다.

정기섭 위원장은 업종에 따라 다르지만 공장설비 방치가 장기화하면 거의 못쓰게 된다며 북한 측 근로자 임금 정산과 원부자재 회수 등 마무리 작업을 위해서라도 공단 방문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그동안 세 차례 방북 신청을 냈지만 한국 정부는 이를 모두 승인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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