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26일) 23년 만에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대회’를 평양에서 개최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엘리트층의 탈북이 이어지는 가운데 체제 결속을 위해 동원 체제를 강화하고 청년계층의 충성심을 고취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26일 평양에서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제9차 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청년동맹 대회는 김일성 주석 집권기인 1993년 이후 23년 만에 열린 겁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기간 중엔 한 번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청년동맹은 만 14세부터 30세까지의 청년 학생층이 의무 가입하는 북한 최대의 청년 근로단체로 약 500만 명이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청년동맹 대회 참가자들에게 대회 대표증을 주는 대표증 수여 모임이 25일 평양체육관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대회 참가자들이 평천혁명사적지와 조국해방전쟁 승리기념관을 참관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낸 선물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번 행사에 맞춰 논평을 내고 청년세대를 수령 결사옹위의 투사로 키워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노동신문'은 제국주의자들이 부르주아 사상문화를 침투시켜 청년들을 사상적으로 변질시키려 하고 있다며 각급 당 조직들과 청년동맹 조직들, 그리고 일꾼들은 당이 최대로 중시하는 청년들에 대한 교양사업에 총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오랜만에 청년동맹 대회를 연 데 대해 동원체제를 다지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26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지난 5월 당 대회를 36년 만에 열고 군 관련 전체 행사를 열었다며 청년동맹 행사에 이어 다른 사회단체 행사들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 한국 통일부] “이런 것들은 당 대회를 통해서 확인된 김정은 세대, 김정은 시대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 과업 관철을 위해서 동원체제를 더욱 다지는 의미가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 전현준 박사는 지금의 북한 청년들은 ‘고난의 행군 세대’라서 체제에 대한 충성심이 약하고 사고가 자유분방한 특징을 갖고 있다며 이번 대회가 김정은 정권의 그런 고민들이 반영된 행사로 분석했습니다.
특히 나라 안팎의 도전으로 체제 결속이 필요한 시점에 청년세대의 충성심 고취가 절실해졌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전현준 박사 /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 “대북 제재가 계속되고 있고 엘리트 이탈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더 이 사람들을 통합시키고 체제 결속을 필요로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아마도 이번에 더 성대하고 더 강하게 그런 대회로 치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탈북자 출신인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대표는 김 위원장 자신이 젊은 만큼 집권 이후 청년세대의 중요성을 유난히 강조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김성민 대표 / 자유북한방송] “김정은이 직접 군대 가는 애들이 수첩에 남조선 노래를 적어 갖고 나가는 것, 이런 것을 왜 통제되지 않느냐고 내부에서 얘기한 것도 있고요. 그리고 청소년들을 제대로 교육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이런 말들을 김정은이 꾸준히 해요. 과거 김일성 김정일 때도 안 한 건 아니지만 김정은이 청소년 교육 문제를 갖고 여러 번 얘기하고 있죠.”
세계 북한센터 안찬일 소장은 북한이 최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LBM 시험발사의 성공을 이런 동원 행사에서 주민들의 동요를 막고 사기를 진작하는 소재로 꾸준히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