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유엔의 북한인권 결의안 채택에 대해 미국과 추종세력의 적대시 책동이라며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국제사회의 거세지는 인권 공세에 대응해 앞으로 북한이 선전전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조선인권연구협회’는 유엔에서 북한인권 결의안이 채택된 지 8일 만인 23일 ‘공개질문장’을 발표하고 유엔이 천만부당한 조치를 취했다며 철회해야 한다고 반발했습니다.
북한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조선인권연구협회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 15일 뉴욕에서 유엔총회 3위원회가 북한인권 결의안을 강압 채택했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조선인권연구협회는 북한이 1992년 인권연구사업을 위해 설립한 단체로, 주로 북한의 인권 개선을 요구하고 탈북민을 보호하는 국제사회의 활동을 비난하는 역할을 해왔으며 2014년엔 ‘북한의 인권보호 증진 노력을 알리는 보고서’라는 제목의 문건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 단체는 공개질문장에서 유엔이 공정한 국제기구로 존재하려면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북한 적대시 책동에 놀아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정의와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유엔 기구의 그 어느 성원이든 북한을 찾아와 참다운 인권 실상을 직접 목격하고 체험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혀 인권 문제와 관련해 유엔 측의 방북을 허용할 수 있다는 듯한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입장은 유엔 인권결의안이 채택되던 날 북한 당국자들이 뉴욕 현지의 반박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과 상반돼 진정성에 의문을 낳고 있습니다.
당시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김영호 북한 외무성 과장은 토마스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방북을 허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여러 번 방북 요청이 있었으나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 법대 교수로서의 방문은 환영하지만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으로서는 영원히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이규창 박사입니다.
[녹취: 이규창 박사 / 한국 통일연구원] “누구든지 와서 보라고 한 것은 글쎄요… 진정성이 없는 것 같아요. 그 전에 로버트 킹이나 마르주키 다루스만도 계속 방북 희망을 했는데 받아들여진 적이 없잖아요. 이번에도 조평통이나 외무성이 한 게 아니고 조선인권연구협회가 발표한 것을 보면 그냥 선전에 불과한 게 아닌가, 지금 단계에선 그렇게 판단되네요.”
이와 함께 이번 공개질문장에는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에서 북한 내 인권 유린의 책임과 관련해 사실상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의미하는 ‘리더십’이라는 표현이 포함된 데 대해 특유의 최고존엄 모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향후 국제사회의 김 위원장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게 되면 이에 대한 북한의 반발도 한층 커질 것이라며 북한의 선전전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유엔총회 3위원회는 올해까지 12년 연속으로 북한인권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이번 결의안에는 지난해까지 없었던 ‘리더십이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기관에 의해 인권 유린이 자행되고 있다’는 표현이 명시됐습니다. 또 북한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회부하고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외국에서 외화벌이를 하는 북한 노동자에 대한 인권 침해 우려와 납북 외국인을 즉각 석방하라는 표현도 처음으로 포함시켰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