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첫 전화통화를 가졌습니다. 두 지도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미-한 공동방위 능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황교안 한국 대통령 권한대행은 30일 오전 전화통화를 갖고 미-한 동맹 강화와 북 핵 문제 등에 대해 30여분 간 논의했다고 한국 국무총리실이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 황 권한대행과 전화통화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미국은 언제나 100% 한국과 함께 할 것이라며 미-한 관계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 있어서도 100% 한국과 함께 할 것이라며 양국 각료 등 관계 당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응한 전략을 놓고 계속 긴밀하게 협의하자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번 주 이뤄지는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양국 동맹의 연합방위 능력 강화와 북 핵 공조 방안에 대한 긴밀한 협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미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확장억제나 전면적 군사 능력을 활용해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굳건한 약속을 거듭 강조했다며 양측은 북한 위협에 대응해 공동방위 능력을 강화키로 합의했다고 전했습니다.
황 권한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45대 미국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 아래 미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그리고 국제사회에 많은 발전이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습니다.
황 권한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미국 새 행정부 인사들이 다양한 계기를 통해 미-한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동맹 발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 온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 60여년 동안 군사와 안보 분야를 넘어 경제와 각종 지구촌 현안들을 상대로 한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성장한 양국 동맹을 더욱 강화시켜 나가자고 기대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면서 위협을 높여가고 있는 엄중한 상황인 만큼 양국 공조와 국제사회와의 협력에 기반을 둔 확고한 대응을 통해 북한의 셈법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황 권한대행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도발을 감행할 경우에는 미-한 공조에 기반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황 권한대행은 이와 함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의 주한미군 배치에 대한 한국 측의 입장을 설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적극 공감하면서 매티스 국방장관 방한을 계기로 양국 관계 당국이 긴밀히 협력하자고 답했습니다.
황 권한대행은 또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조만간 만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습니다.
외교 전문가들은 이번 통화를 통해 국회 탄핵으로 박근혜 한국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태지만 미-한 두 나라의 최고위급 소통에는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는 한국의 정치 상황이 불안정하지만 이번 통화로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한 공동의 억지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김현욱 교수 / 한국 국립외교원] “매티스 국방장관 방한을 앞두고 있고 그리고 매티스 국방장관의 방한을 통해서 역시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위협 그리고 중국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한-미 동맹의 중요성 이런 것들이 아무래도 통화를 하게 한 원인이 아닌가 싶네요.”
중국의 반발로 외교적 쟁점이 된 사드 배치에 대해선 이번 통화를 통해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데 재차 공감했다는 분석입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입니다.
[녹취: 김용현 교수 / 동국대 북한학과] “사드 배치가 조기에 이뤄져야 한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생각이고 매티스 장관의 방한을 통해서 그것을 조기에 관철시키겠다는 그런 차원의 입장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매티스 장관은 다음달 2일 한국을 방문해 한민구 한국 국방부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매티스 장관의 방한은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이라는 점에서 한반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미국에 갖는 중요성과 굳건한 미-한 동맹의 필요성이 반영된 행보라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