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구호단체 관계자들이 의료시설 내 수도 설치와 간염환자 치료를 위해 방북했습니다. 간염 치료 대상을 확대하고 현지 의료진에게 새로운 기술도 전수하고 있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구호단체인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이 지난달 25일부터 3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18일부터 4월 8일까지 북한을 방문한 데 이은 올 들어 두 번째 방북입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최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하이디 린튼 대표 등 15명이 이 단체가 지원하는 결핵과 간염 병원에 수도 시설을 설치하고 간염 치료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단체는 현재까지 15곳에 태양력과 중력을 이용한 수도 시설을 설치했으며 올해 적어도 세 곳 이상에 수도 시설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입니다.
수도 시설 사업은 미국의 또 다른 구호단체인 웰스프링스과 함께 진행하고 있으며, 일차적으로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이 지원하는 결핵, 간염 병원 인근에 우물을 파고 수동펌프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후 물탱크와 태양열 전지판, 배관 시설을 설치해 마무리하는 방식입니다.
이 단체는 지난달 25일 수도 시설 설치에 필요한 설비 자재와 양동이 모양의 정수기 등이 담긴 컨테이너 한 대를 북한에 선적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적어도 6개 이상의 우물을 팔 계획이며, 수도 시설 설치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정수 필터를 계속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은 이번 방북 기간 중 간염환자 치료도 중점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5일 공개한 소식지에서 지난해 9월 초 70여 명을 대상으로 시작된 B형간염 치료 사업이 현재 500여 명으로 크게 확대됐다며, 간염 치료 관련 새로운 장비와 기술도 도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지에 따르면 이 단체는 지난 3월 방북 기간 중 개성에 새롭게 지어진 임상실험실에 새로운 ‘자동화학분석기’를 도입하고 현지 의료진에게 진단법을 전수했습니다. 자동화학분석기는 혈액 등에 포함된 많은 종류의 화학물질을 신속,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한 장비입니다.
이 단체는 B형간염 치료 환자 수 증가에 따른 업무 처리를 쉽게 하기 위해 바코드 시스템도 도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은 앞서 지난 2015년 11월 개성과 평양의 전문병원에서 시범적으로 간염 치료사업을 시작하기로 북한 공중위생부와 합의했습니다. 이후 9개월의 준비 끝에 지난해 9월 초 본격적으로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간염치료제는 한 대형 제약회사로부터 지원받고 있으며,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500여 명의 북한 환자들에게 간염치료제인 ‘테노포비어’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 단체는 이밖에 올해 북한 요양소의 환자와 의료진이 채소를 재배해 먹을 수 있도록 온실을 지어주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태양열 발전 조명시설 설치 사업과 농업 지원 사업 등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올해 사업을 위해 약 97만 달러가 필요하다며 후원자들의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지난 1995년 대북 구호활동을 시작한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은 북한 내 결핵과 간염 전문병원, 요양원 등 30여 개 시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