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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순안비행장서 미사일 발사 배경 관심,,,미 전문가 "과시용"


29일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평양 순안 비행장을 찍은 구글어스 위성사진.
29일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평양 순안 비행장을 찍은 구글어스 위성사진.

북한이 최근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장소가 평양 순안비행장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과시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국정원)은 29일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평양 순안 비행장에서 발사됐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비행장 발사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언론들에 따르면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국정원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자유한국당 이완영 의원은 “평양의 관문인 순안비행장에서 발사한 것은 엄청난 사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산속 같은 야전에서 발사하려면 공사를 하고 발사체를 세우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비행장 아스팔트 위에서 발사하면 기동성이 빨라지고, 비용 문제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입장에선 굉장히 과감한 선택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방현비행장 등 공군기지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적은 있지만, 민간 공항은 이용하지 않았었습니다.

과거 원산 갈마국제공항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보도는 있었지만, 실제 발사는 공항 밖 해변가에 마련된 발사 패드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돼 왔습니다.

순안비행장은 고려항공과 중국 ‘에어 차이나(중국 국제항공)’ 등이 취항하는 곳으로, 하루 1~2편의 항공편이 뜨고 내리는 국제공항입니다.

‘VOA’가 위성사진 서비스인 ‘구글어스’를 통해 살펴본 결과, 비행장은 남쪽과 북쪽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승객들이 모이는 탑승동은 활주로 1개가 맞닿아 있는 남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북쪽에는 긴 활주로 1개만 있을 뿐, 비행기 계류장이나 건물은 보이지 않지만 활주로 끝부분에 군사용 표적으로 보이는 큰 원이 그려져 있어, 군사용도로도 활용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이 순안비행장을 발사 장소로 선택한 데 대해 미국의 전문가는 장소를 구분하지 않고 언제든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점을 북한이 과시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국방정보국(DIA) 분석관을 지낸 브루스 벡톨 텍사스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2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이동식 발사차량(TEL)은 아스팔트가 깔린 평평한 지대라면 언제든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순안비행장이라는 장소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벡톨 교수는 비행장이라는 의미보다는 외부의 감시를 피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순안비행장은 처음일지 모르지만, 이미 여러 다른 비행장에서 발사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특별한 일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활주로와 같은 단단한 지반을 이용하는 건 미사일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이점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이미 평평하지 않은 지반에서 발사되면서 발생하는 오류를 교정하기 위해 수 년 간 위성항법시스템(GPS)을 사용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비행장이라는 장소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입니다.

베넷 연구원은 올해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사일을 어느 곳에서, 언제든 발사할 수 있다고 말한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그가 외부에서 쉽게 포착할 수 있는 미사일 발사 패드를 고집하진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북한 내 몇 개의 발사 패드보다 더 많은 곳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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