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독자 대북제재 명단에 탄자니아 등 제3국 선박이 포함된 가운데 탄자니아 해사국 관계자는 해당 선박의 등록을 이미 취소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선박이 탄자니아 선적을 취득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자체 시스템을 통해 이를 막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탄자니아 정부는 미국의 제재 대상 선박들과 탄자니아의 연관성을 부인했습니다.
탄자니아 잔지바르 해사국(ZMA)의 압둘라 후세인 콤보 국장은 27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재무부 제재 선박들은 지난해 3월 이후 등록이 취소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떤 이유에서 이들 선박들이 여전히 탄자니아 선적으로 남아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미 재무부는 지난 23일 대북제재 위반 행위에 연루된 북한 선박 등 28척을 ‘특별지정 제재대상(SDN)’으로 지정하면서 이중 동펭 6호가 탄자니아 선적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아울러 명단에 등재된 또 다른 선박 아시아 브릿지 1호는 등록국가가 드러나 있지 않지만, 선박의 등록자료 등을 보여주는 민간 웹사이트들은 이 선박을 탄자니아 배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선박에 대한 안전검사를 실시하는 아태지역 항만국통제위원회(도쿄 MOU) 자료에는 동펭 6호와 아시아 브릿지 1호가 각각 지난해 4월과 11월 선적을 탄자니아로 보고한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그러나 콤보 국장은 지난해 3월 이후 이들 선박들에 대한 등록이 취소됐다고 거듭 확인하면서, 이 사실을 미 재무부에도 통보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만약 이들 선박들이 여전히 탄자니아 깃발을 달고 있는 모습을 목격한다면 이들의 위치 정보를 자국 정부에 알려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탄자니아 정부 차원에서 이들 선박들과 선주들에게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로선 문제의 선박들이 탄자니아 선적이 취소된 상태에서 여전히 탄자니아 깃발을 달고 있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됩니다.
대북제재 위반 의혹을 받는 선박들이 선적 정보를 허위로 기재한다는 우려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23일 북한 유조선 례성강 1호가 도미니카공화국 선적 유조선 역텅 호와 선박 간 환적을 하는 장면을 공개한 바 있는데, 도미니카공화국은 자국에 등록된 유조선이 한 척도 없다고 밝혔었습니다.
또 2016년부터 지난해 초 사이 일부 북한 선박들이 해외 항구에서 안전검사를 받으면서 선적을 피지라고 기재했지만, 피지 당국은 ‘VOA’에 이들 선박들이 자국에 등록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선박 업계는 모항과는 전혀 상관 없는 제 3국에 선박을 등록하는 ‘편의치적’ 방식으로 선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선박들이 등록국가와 운영국가가 다른 상태로 바다에 떠 있습니다.
그러나 각국에 등록된 선박 정보를 국제사회에 보고하거나, 관리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선박의 선적 정보가 허위로 기재된다고 해도 이를 적발해 내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이런 가운데 콤보 국장은 여전히 북한 선박들이 자국에 등록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자체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북한 선박의 등록 시도를 막고 있다는 겁니다.
탄자니아 정부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2270호 채택 직후인 2016년 4월 북한 선박들에 대한 등록을 취소했고, 이후 두 달 동안 추가로 발견된 북한 선박들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취했었습니다.
콤보 국장은 50여 척의 북한 선박들이 이런 방식으로 탄자니아 선적을 잃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