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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케네스 배 “북한 인질외교 부당...인권, 의제로 올려야”


지난 2012년부터 2년간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씨가 VOA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2년간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씨가 VOA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북한에 735일 간 억류됐다 풀려난 케네스 배 느헤미야 글로벌 이니셔티브 대표는 한국계 미국인 3명의 석방을 반기면서도 북한의 '인질외교' 행태에 대해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의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케네스 배 대표를 서울에서 함지하 특파원이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억류 미국인 3명이 돌아왔는데요. 기분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심경이 어떠십니까?

케네스 배 대표) “네, 굉장히 기쁘고요. 저희가 오랫동안 기도하면서 세 분이 돌아오기를 염원했었는데 이제 막상 돌아오신다고 하고, 이제 막 도착을 하실텐데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자) 아무래도 미국 정부는 자국민 억류 문제에 심각성을 많이 두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 보니 '내가 미국인이기 때문에 언젠가 풀려날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갖게 되지 않나요?

케네스 배 대표) “네' 제가 그 당시 억류돼 있을 당시에도 제가 알기에는 모든 억류됐던 미국 분들이 다 돌아온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시간 문제이지,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라는 희망을 놓지 않고 있었고요. 또 이 세 분 같은 경우도 제가 돌아온 모습을 다 보고, 그 후에 억류되신 분들이기 때문에 아마도 미국 정부와 북한과의 협상에 의해서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았을 걸로 생각합니다.”

기자) 공교롭게도 모두 한국계 미국인이었습니다. 그래서 장기 억류자는 한국계가 많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이게 우연이었을까요?

케네스 배 대표) “저는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합니다. 주로 가서 일을 하는 분들이 한국계가 많다 보니까 한국계 미국인들이 억류되게 되는데요. 그 분들이 한국계이기 때문에 더 오래 있었다기 보다는 잠시 상황이 미국과의 관계 속에서 풀어지지 않는 부분들이 있어서 시간이 걸린 것이지, 굳이 한국계이기 때문에 더 붙잡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자) 대우라든지, 처우 부분에서 한국계와 비 한국계 미국인에 대한 차이가 있었을까요?

케네스 배 대표) “글쎄요. 제가 다른 분들이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는 알 수 없고요. 아마 당시 상황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님 같은 경우는 바로 교화소로 보내지지 않았고, 임시적으로 있었던 곳도 제가 있던 초대소 같은 억류시설이 아닌 굉장히 어려운 곳에 있었다는 걸로 알고 있고요. 나중에 교화소로 갔을 때도 많이 힘들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와는 차이가 있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저는 처음에 갔을 때 대부분 미국인과 다른 나라 사람들이 억류돼 있었던 보위부 안가 같은 시설에 6개월 정도 억류돼 있다가, 교화소에 갔습니다. 저는 다른 미국계, 백인 분들이 보통 겪었던 일을 겪었기 때문에 특별히 달랐다고는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기자) 미국 의원들과 전직 당국자 일부는 이번 석방을 반기면서도 한편으론 북한이 이들을 인질로 활용했다고 하면서 북한의 행태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동의하시는지요?

케네스 배 대표) “당연히 인질외교로 볼 수 있고요. 제가 그 곳에 있었을 때에도 '그건 저한테 달려 있는 게 아니라, 미국 정부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얘기한 것을 봐도 그렇고요. 결과적으론 어떤 협상물로 사용하기 위해서 세 사람을 그곳에 억류하고 있었다고 믿고요. 김동철 목사님 같은 경우는 10년 형을 받고 노동교화형에 처해졌지만, 나머지 두 분은 재판까지 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재판에 가지 않은 상태에서 거의 1년 남짓을 억류하고 있다는 것은 납득이 안 되는 처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지금 말씀하셨지만 과도한 법 집행이다, 혹은 적절한 법 절차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시각에 동의하시는 거죠?

케네스 배 대표) “그 분들 나름대로의 법과 질서가 있겠지만 케이스마다 이 분들이 그걸 다르게 적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제대로 된 똑 같은 케이스가 아니라, 다른 케이스마다 어떤 경우는 빨리 적용을 하고, 어떤 경우는 늦게 적용을 하는 것은 당시 정치적 상황과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013년 북한의 특별교화소에 수감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가 교화소에서 농사노동을 하고있는 모습을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조선신보'가 공개했다.
지난 2013년 북한의 특별교화소에 수감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가 교화소에서 농사노동을 하고있는 모습을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조선신보'가 공개했다.

기자) '영사접견 거부' 이런 부분도 비엔나 협약 위반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케네스 배 대표) “세 사람에 대해선 제 경우보단 훨씬 적게 영사 접촉 같은 게 이뤄진 것을 알고 있고요. 그래서 사실상 그 분들이 그곳에 있을 때 심적으로 많이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지금 시점에서 봤을 땐 아마도 정치적 상황이 변화되면서, 특히 북미 회담을 앞두고 뭔가 좋은 제스처를 보여주는 것이지, 특별히 그 세 분들에 대해서 어떤 처우(를 개선하는 것)하고는 상관이 없는 것 같습니다.”

기자) 이번 억류 사태로 선교나 인도적 활동 범위가 앞으로도 축소되거나 하는 우려는 없으세요?

케네스 배 대표) “그건 앞으로 북-미 회담에 달려 있는 것 같고요. 북-미 회담을 통해서 제재들이 완화된다든지 다시 한 번 관광으로 미국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북한을 방문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려진다면, 예전과 같은 수준으로 선교활동이 활발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일각에서는 지금 말씀하신 선교 활동이 북한이 금지한 것이라는 것 때문에 비판도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케네스 배 대표) “이것은 결국은 인권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 내부에서는 내규로서는 헌법상 종교의 자유를 허용한다고 돼 있기 때문에요. 거기서도 그리스도교 연맹, 불교 연맹 같은 종교단체들이 운영되고 있고, 그것이 허용된다고 하지만 실제적으로 그것을 금지하고 있고, 어떤 선교 활동도 금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러한 케이스들을 봤을 때 앞으로도 이런 문제들이 부각될 수 있는데, 이제는 전 세계가 보고 있기 때문에 이런 특별한 선교활동을 하기 위해 들어간 사람들이라도 북한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이걸 허용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돌아오신 3년 반 동안에 그 때의 기억으로 힘들진 않았는지, 혹은 그 때 경험을 계기로 삶에 변화가 있으면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케네스 배 대표) “제가 그곳에 735일. 2년하고 5일 동안 억류돼 있었고요. 교화소 생활과 병원 생활을 하면서 쉽지 않은 시간이었던 것만은 사실입니다. 돌아와서 회복하는 여정들을 겪으면서 그곳에 남겨진 사람들, 저와 억류돼 있지 않았지만 다음에 억류된 분들, 또 사실 북한의 2천500만 주민들은 70년 동안 그렇게 살고 계시기 때문에 그 분들에 대한 마음이 많아졌고요. 그것이 결과가 돼 지금은 한국에서 북한 인권 단체와 선교 단체를 하는 '느헤미아 글로벌 이니셔티브'라는 단체를 만들어서 북한 주민들을 구출도 하고, 회복도 하고, 탈북민들을 돕는 일들, 북한 내 지하교회 성도들을 돕고 또 탈북민 가족들을 돕는 일을 하게 된 계기가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제가 그곳에 있어 봤기 때문에요. 제가 그곳에 있을 때 많은 분들이 잊지 않고 기도해 줬기 때문에 저희가 지금 하고 있는 활동도 우리 북한 주민들을 기억하고, 또 미리 온 통일이라고 할 수 있는 탈북민들, 또 중국 등 다른 3세계에 나가 있는 많은 북한 동포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으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출간된 북한 관련 서적들. 왼쪽부터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가 지난 2016년 출간한 북한 억류 비망록 ‘Not Forgotten’.
미국에서 출간된 북한 관련 서적들. 왼쪽부터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가 지난 2016년 출간한 북한 억류 비망록 ‘Not Forgotten’.

기자) 북한 매체들은 지금 말씀하신 활동들을 비판했습니다.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케네스 배 대표) “특별하게 어려움은 없습니다. 제가 그곳에서 있었던 일들은 책으로 서술했고, 책 내용을 가지고 (북한에서) 비판적 보도들이 있었습니다. 사실 제가 쓴 책이나 하고 있는 활동들은 인도주의적으로 북한 내 사람들의 인권과 그들의 알권리와, 그들이 하고 싶은 걸 하고 믿을 수 있는 걸 믿도록 하는 것 등 실질적으로 북한 주민들이 삶에서 좀 더 자유로워지고 풍요로워지길 원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정부도 진심을 본다면 그걸 비판만 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데요. 혹시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 당국자들에게 당부나 하실 말씀이 있을까요?

케네스 배 대표) “저는 이번 북-미회담을 통해서 민족의 놀라운 결과가 나기를 저도 함께 기도하고 있고요. 제가 바라는 것은 우리가 핵 폐기 문제와 더불어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선 꼭 짚고 넘어가고, 의제로 세워지길 소망합니다. 핵을 폐기한다고 하더라도, 또 평화협정을 맺는다고 하더라도 남한과 미국은 평화스러울 수 있지만 북한에 살고 있는 2천500만 북한 주민들은 그것이 자동적으로 평화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도 평화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통일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통일이 가장 좋은 옵션이지만, 통일이 되기 전까지라도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대해서는 우리가 목소리를 높여야 되고, 특별히 트럼프 대통령께서 그것을 해결해 주신다면 정말 노벨상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에게 북한의 지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북한 억류 경험이 있는 케네스 배 대표로부터 북한의 외국인 억류 문제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서울 함지하 특파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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