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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전문가들, 미-북 정상회담 낙관...북한의 진정성에는 엇갈린 분석


지난 9일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는 모습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지난 9일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는 모습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다음달 열리는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대체로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검증 부분과 북한의 진정성에 대해서는 일부 비관적인 시각도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함지하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김용현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미-북 정상회담이 '탑 다운' 즉, 최고 지도자끼리의 만남이라는 측면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김용현 교수] "그동안의 합의가 아래에서부터 실무 차원에서의 버텀 업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탑 다운 방식이기 때문에, 특히 최고 지도자의 결단에 의한 비핵화 프로세스는 상당히 속도를 빨리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김 교수는 1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같이 밝히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라는 큰 틀에서 일괄타결까지 갈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 핵에 대한 'CVID', 즉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에 대해서도 “미국과 북한이 목표라는 측면에서 일치하는 지점을 찾았을 것”이라며, 이로 인한 이견이 노출될 것이라는 전망을 일축했습니다.

[녹취: 김용현 교수] “다만 그것의 진행 과정, 이행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단계적으로 이행하되 좀 더 속도를 내는, 또 보상과 관련해선 행동과 행동 원칙에서 보상하는 그런 쪽으로 정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미-북 정상회담이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다는 사실을 발표하면서 “전세계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미래를 추구하기 위해 김정은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었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도 이번 정상회담을 낙관적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양무진 교수] "지금까지 국가 간의 정상회담에서 95% 이상은 사전에 합의문을 전부 다 써 놓고 가기 때문에 실패한 정상회담은 거의 없다. 이번엔 특히 미국의 특사가 두 번이나 북한을 방문해서 김정은 위원장과 독대를 했기 때문에 아마 이번에는 아주 성공한 협상이 될 것이다, 그렇게 전망합니다.”

양 교수는 김 위원장이 사회주의 경제건설과 주민생활 향상을 위해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결단을 내렸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미-북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 대 완전한 체제보장을 주고 받는 협상이 나올 것이라는 겁니다.

[녹취: 양무진 교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이것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체제 보장과 서로 주고 받는 문제이기 때문에, 미국이 체제 보장에 대해서 최대한 시간을 단축한다면 북한 또한 비핵화에 대해서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도 “조심스럽게 낙관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며, 긍정적인 전망에 동의했습니다.

[녹취: 천영우 이사장] “현 상황에서는 서로 만나기로 약속까지 됐으니까 또 상당한 정지 작업이 된 것 같으니까 서로가 어느 정도 만족할 있는 수용할 수 있는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으니까 날짜와 장소가 합의된 게 아니겠어요?”

천 이사장은 회담이 실패할 경우 잃는 게 더 큰 쪽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김 위원장이라면서, 이런 측면에서 김 위원장도 미국과 접점을 맞춰갈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정상회담에 나섰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판이 깨질 상황'에 대해서도 미-북 양측이 사전조율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북 정상이 실제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할 지 여부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녹취: 천영우 이사장] “100% 검증가능한 비핵화는 아니더라도 99% 검증가능하면 되는데, 검증의 스탠다드를 북한이 어디까지 수용하느냐 거기에 달린 겁니다.”

천 이사장은 비핵화를 의미할 때 사용하는 'CVID' 중 가장 중요한 건 'V' 즉, 검증 부분이라면서 북한이 이를 얼마나 허용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천영우 이사장] “불시사찰에 어느 정도 제약이 가해지느냐, 불시사찰에 얼마나 제약이 없어지느냐, 실질적으로 어느 범위에서 가능하냐, 이런 것에 의해서 검증 수준이 결정되는 거죠.”

천 이사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에 군사 옵션이나 제재 강화의 빌미를 주지 않을 수준의 제안을 갖고 정상회담에 나설 것이라면서, 회담 자체는 실패할 가능성이 적다고 말했습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를 '단기적'과 '장기적'으로 구분해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박휘락 교수] “숨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60개 만들어도 30개 만들었다고 신고하고… 핵 물질도 500kg 농축우라늄 만들었다, 그러면 250kg만 신고하면 되니까. 그게 숨기면 찾기 어려워요.”

단기적으로는 미-북 정상의 비핵화 합의에 따라 낙관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북 핵 폐기의 검증 부분에서 문제가 드러날 수 있기 때문에 비관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녹취: 박휘락 교수] “쉽게 말하면 합의는 하는데 서로 폐기도 하고 사찰도 하고… 북한은 숨길 수 있다는 가정 하에 합의를 하는 거고, 미국은 찾을 수 있다는 가정 하에 하는 거니까. 실제 합의가 되지만 어느 정도 지나고 나면 사찰 문제에서 서로 의견 충돌이 일어나서...”

박 교수는 북한이 체제 유지를 위해 핵을 개발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적화통일과 남한의 공산화라는 목적도 있다면서 “천신만고 끝에 만든 핵무기를 그렇게 쉽게 포기할 리 없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의 조건으로 원하는 건 경제적인 지원보다도 '평화협정'이며, 이로 인해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기 어려운 여건을 조성하려 할 것이라고 박 교수는 주장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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