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리비아식 북 핵 해법을 부인하면서 미-북 정상회담의 돌발 변수는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입니다. `트럼프 모델’ 이행 방안을 둘러싼 미-북 양측의 막판 줄다리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북 핵 해법을 부인하고, 체제 안전보장을 확인한 건 북한으로서는 큰 소득이겠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이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담화 형식으로 밝힌 건 무엇보다 리비아식 해법에 대한 강한 거부감입니다. 아울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름대로 여러 사전 조치를 취했음에도 미국이 정작 자신들이 바라는 체제 안전보장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불쾌감을 표출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의 이런 불만에 대한 답변입니다.
진행자) 결국, 미국과 북한 모두 정상회담의 판을 깨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봐야겠지요?
기자) 네. 우선, 북한이 김계관 부상 개인 이름으로 볼튼 보좌관을 비난하는 형식을 취한 건 공식적 차원에서 정상회담 개최에 이의를 제기하는 건 아니라는 점을 밝힌 겁니다. 미국도 전날 백악관 대변인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섬으로써,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리비아식 모델에 대한 미국의 입장과 대북 안전보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어제(17일) 발언은 이례적일 정도로 구체적이었습니다.
진행자) 존 볼튼 보좌관은 북한의 비핵화가 완료된 다음에야 보상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리비아식 해법을 주장했던 것이었지요. 그렇다면 미국이 이제 `행동 대 행동’ 방식의 단계적 비핵화로 방향을 튼 건가요?
기자)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리비아 모델을 부인하면서 밝힌 `트럼프 모델’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선 비핵화, 후 보상’ 방식은 일단 배제한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습니다. 지난 9일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평양에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제시한 `새로운 대안’이 바로 이 트럼프 모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북 간 의제 협상에서 그동안 핵심 쟁점이 바로 비핵화 방식이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북한 측 발표에 따르면 `새로운 대안’에 대해 폼페오 장관과 김 위원장이 이미 `만족한 합의’를 이루지 않았나요?
기자) 새로운 대안이 트럼프 모델을 말하는 것이라면, 볼튼 보좌관의 리비아식 비핵화와 생화학무기 완전폐기 주장은 개인적 소신을 표명한 게 됩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이런 볼튼 보좌관을 면박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볼튼 보좌관은 16일 `폭스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체제 안전보장을 언급한 것도 주목되는 일 아닌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에 합의하면 “매우 강력한 보호에 의존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내용에 대해서는 “김정은은 자신의 나라에 있을 것이고, 자신의 나라를 운영할 것이며, 북한은 부유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계관 부상이 대북 적대시정책과 핵 위협의 중단을 촉구한 데 대한 대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과 북한의 모델은 남한과 남한의 경제발전이어야 한다며, 김 위원장이 “매우 매우 행복해질 것”이라는 말도 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체제 안전보장과 경제 지원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상회담을 3주 남짓 남겨 놓은 현 단계에서 미-북 양측의 협상은 북한의 주요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대북 안전보장, 경제 지원 등을 어떻게 배합할지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입니다. 결국 트럼프 모델의 핵심은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비핵화를 완료하고, 단계 별로 구체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한 차례 더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나요?
기자) 미-북 양측의 실무자들은 지금도 정상회담의 쟁점에 대한 물밑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큰 틀에서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조율이 필요한 세부적인 내용이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만일 폼페오 장관이 세 번째 방북에 나선다면, 실무자들이 마련한 정상회담 합의문 초안에 대한 최종 확인이 목적이 될 겁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