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2일) 열리는 미-한 정상회담의 핵심은 두 정상이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비핵화 보상 방안을 마련할지 여부입니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비핵화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오늘 회담은 미-북 정상회담을 3주 앞두고 열리는 건데요, 시기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봐야겠지요?
기자) 이번 회담은 최근 김계관 북한 외무상의 담화로 미국 내 일각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것입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회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평가하고, 이에 대해 견해를 같이 할 경우 북한에 상응하는 보상 조치를 제공하는 방안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우선, 두 정상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같은 평가를 하고 있다고 봐야 하나요?
기자) 이번 정상회담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부분 때문입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수락한 이유입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으면 회담 자체가 성립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미국 일각에서는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 않은가요?
기자) 김계관 부상의 담화가 이런 의구심을 촉발했는데요. 사실 김 부상의 담화는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리비아식’ 비핵화 주장, 그리고 자신들이 일부 선제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했는데도 미국이 보상에 대한 언급은 없이 계속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데 대한 불만 제기가 핵심입니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비핵화 약속에는 변함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펜스 부통령이나 일부 의회 인사들은 `군사 옵션’까지 거론하면서 대북 압박을 계속하고 있는데요?
기자) 펜스 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하는 경우를 상정한 것입니다. 상당히 강한 내용이긴 하지만,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반대하는 건 아닙니다. 폼페오 국무장관의 최근 방북에 수행했던 브라이언 훅 국무부 선임 정책기획관은 어제 공영 `P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상회담 개최를 낙관하면서, 북한이 비핵화할 용의가 있다면 미국은 “광범위한 혜택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훅 기획관은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상원의 인준을 받는 북한과의 `조약’ 관계 체결에 열려있다고 밝혀 주목됩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미국 내 일각의 의구심과는 달리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낙관하는 분위기인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어제 워싱턴으로 향하는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정상회담이 “99.9% 성사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정 실장은 미국 일부 언론들이 전하는 정상회담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 내 부정적 인식에 대해서도 “우리가 감지하는 건 없고, 그런 느낌은 못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현재 “북한 측 입장에서 좀 이해를 하는 방향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정 실장의 발언은, 비핵화에 따른 대북 보상 문제에 신경을 쓰겠다는 의미로 들리는데요?
기자) 앞서 말씀 드린 대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이 부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보입니다. 백악관 대변인이 밝힌 `트럼프식’ 북한 비핵화 해법을 구체화 하는 방안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앞서 북한의 강한 반발을 샀던 `리비아식’ 해법은 북한이 비핵화를 완료한 뒤에 보상을 제공하는 방안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방식을 부인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북한의 단계별 비핵화와 이에 따른 상응 조치를 어떻게 배합하느냐, 다시 말해 `시퀀싱’이 핵심 관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 미국은 `신속하고 과감한’ 비핵화 실행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까요?
기자) 사실 미국이 추구하는 신속하고 과감한 비핵화와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주장은 상충되는 개념이 아닙니다. 가령 단계적 비핵화를 신속하게 진행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면 미-북 양측이 접점을 찾을 수도 있을 겁니다. 이를 위해서는 완전한 비핵화에 이르기까지의 단계를 어떻게 나눌 것인지, 그리고 각 단계의 이행 기간을 어느 정도로 잡을지를 매우 구체적으로 확정하는 게 필요합니다. 미-한 두 정상의 오늘 회담에서는 이런 문제도 깊이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