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취소되면서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은 당분간 안개 속으로 빠져들 전망입니다.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협상의 답보 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정상 간 소통 여부가 주목됩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진전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진행 상황에 대해 줄곧 낙관적이었습니다. 특히 폼페오 장관의 방북을 취소하기 하루 전에도 비핵화가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었습니다. 이 때문에 폼페오 장관의 방북 취소는 북한 보다는 심각한 무역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실 폼페오 장관이 4차 방북을 결정한 데 대해, 북한과의 협상에서 뭔가 사전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됐었지 않나요?
기자) 네, 폼페오 장관이 `빈손 귀국’이 우려되는 상황임에도 평양행을 결정했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지난달 3차 방북에 이어 또다시 성과 없이 돌아올 경우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분쟁과 북 핵 문제 해결에 대한 태도를 엮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에 나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아울러, 무역분쟁으로 대표되는 중국과의 패권경쟁을 북 핵 문제 보다 우선적으로 다뤄나가려는 의도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고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협상을 깨려는 의도는 아닌 것 같네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오 장관의 방북을 취소하면서도 “김정은 위원장에게 가장 따뜻한 안부와 존경을 보내고 싶다”고 하고, 또 “곧 만나게 되기를 고대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협상을 통한 비핵화에 대한 여전한 기대,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 가능성도 거듭 분명히 한 겁니다. 문제의 핵심은 비핵화가 `충분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사안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분명치 않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북한과의 협상에서 미국은 양보한 것이 없고, 북한이 여러 가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혀왔습니다. 미국이 북한에 준 건 제재뿐이라는 말도 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진전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돌연 폼페오 장관의 방북을 취소한 것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취소되면서 기대됐던 9월 `빅 딜’은 가능성이 희박해진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폼페오 장관에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각각 방북하고, 이후 김정은 위원장의 유엔총회 참석과 트럼프-김정은 2차 정상회담을 통한 9월 `빅 딜’은 매우 현실적인 전망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매우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과 문재인 대통령이 예정대로 방북해 비핵화와 관련해 진전을 이뤄낼 가능성은 없을까요?
기자) 북한이 중국이나 한국을 상대로 비핵화와 관련한 중요한 양보를 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 선언과 제재 완화는 중국이나 한국이 약속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미-북 간 협상의 중재자 내지는 촉진자를 자임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주목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미-북 간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에서 다시 한 번 적극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결국, 정상 간 의견 조율과 결단이 아니고는 상황 타개가 어렵겠네요?
기자) 그동안 폼페오 장관이 전면에 나섰지만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은 좀처럼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2차 정상회담을 포함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직접 소통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무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톱 다운’ 형식으로 성사됐던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같은 결단이 다시 한 번 필요한 시점이라는 겁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