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미국과 멕시코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서 합의를 봤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가 아주 좋은 합의라고 칭찬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당사국인 캐나다가 여기에 응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나프타란 무엇인가?”
‘나프타(NAFTA)’는 '북미자유무역협정(North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의 영어 약자로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멕시코가 협정 서명국입니다.
[녹취: 빌 클린턴 연설] “This whole issue turned out to be a defining moment for our nation..’
지난 1993년 12월,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은 나프타 비준안에 서명하면서 나프타는 곧 좋은 일자리가 미국에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면 절대 지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나프타는 세 나라 교역장벽을 단계적으로 없애고 공정한 경쟁조건 확립, 투자기회 증대, 그리고 지식재산권 보호 등을 통해 북미 3국을 자유 무역권으로 만들자는 목적이 있습니다. 나프타는 특히 관세를 없애 물품과 용역이 세 나라 사이를 자유롭게 이동하는 데 역점을 뒀습니다.
그 첫 단계로 미국과 캐나다가 1989년 1월 1일부로 먼저 시행했고, 1992년 말에 멕시코까지 포함된 무역협정에 합의가 이뤄지면서,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는 사실상 단일경제권으로 묶였습니다.
“나프타를 향한 비판”
하지만, 나프타는 출범 때부터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미국의 경우 저명한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이 나프타가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환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노동계에서는 값싼 인력이 많은 멕시코로 기업들이 대거 이전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환경운동 진영에서는 나프타가 각종 환경 규제를 없애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걱정했습니다.
[녹취: 윌리엄 스프리그스] “It’s very much a cooperate agreement..”
미국 최대 노동조합인 ‘미국 노동총연맹 산업별 조합회의(AFL-CIO)’의 윌리엄 스피리그스 수석 경제학자는 나프타는 처음부터 기업 이윤을 보장하기 위해 고안됐고, 노동권이나 인권, 환경을 보호하는데 아무런 역할도 못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캐나다와 멕시코에서는 나프타가 미국에 대한 종속을 더욱 심화하고 공업과 농업 부문 격차를 더욱 벌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녹취: 멕시코 농민 시위 현장]
지난해 8월 멕시코 농민 약 1만 명이 수도 멕시코시티에 모여 나프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었습니다. 이 시위에 참여한 농민들은 보조금을 받는 미국산 농산물이 대거 수입돼 자신들이 큰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습니다.
“나프타의 효용성에 대한 옹호”
하지만, 미국 안에서 나프타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수치로 나타난 결과를 살펴보면 반대론자들이 우려했던 것만큼 참담한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나프타가 발효된 뒤 그간 세 나라 ‘국내총생산(GDP)’은 평균 60% 이상 성장했고, 수출은 미국과 캐나다가 약 3배, 멕시코는 7배 늘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 2015년 미국 연방 의회는 나프타가 미국 내 실직을 초래하지는 않았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나프타가 아니라 기계화와 자동화가 일자리 감소의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밖에 지금까지 많은 미국 기업이 멕시코로 옮겨간 것이 사실이지만, 반대로 미국 내 일자리 가운데 600만 개 정도가 멕시코와의 무역으로 유지된다는 미국 상공회의소 발표도 있었습니다.
“나프타에 닥친 최대 위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난해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해 치러진 대통령 선거 때부터 나프타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m going to tell our NAFTA partner, that I intend to immediately renegotiate..”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 당시 나프타가 ‘재앙적인 무역협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백악관에 들어가면 나프타를 다시 협상해 일자리와 공장을 다시 찾아오고 미국 시민들을 행복하게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And we’re going to start some negotiations having to do with NAFTA..”
이런 공약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지난해 취임 직후 나프타 재협상을 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요구에 따라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국은 지난해부터 장소를 바꿔가며 재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과 멕시코의 예비 합의”
나프타 재협상에 나선 미국과 멕시코는 먼저 지난 8월 27일 몇몇 현안에서 예비 합의를 봤다고 발표했습니다.
두 나라가 잠정 타결한 내용은 자동차 원산지 규정, 지식재산권, 디지털 교역 기준, 그리고 일몰 조항입니다.
먼저 자동차 원산지 조항과 관련해서 기존에 멕시코나 미국산 부품 비중이 62.5%만 되면 ‘역내산’으로 인정해 관세를 매기지 않았지만, 미국 측 요구로 이 기준을 75%로 올렸습니다.
다음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디지털 교역을 촉진하는 방안이 합의됐습니다. 또 일몰조항과 관련해서는 협정 유효기간을 16년으로 설정하고 6년마다 협정 내용을 재검토하도록 했습니다.
“나프타 재협상에 대한 캐나다의 자세”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잠정 합의안이 나온 가운데 캐나다와 미국 정부가 지난 8월 28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나프타 협상을 재개했습니다. 캐나다 외무부는 협상 전 미국과 멕시코가 자동차 부분 협상에서 건설적인 합의를 봤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와 미국은 캐나다산 유제품에 대한 캐나다 정부의 보호 정책과 철강, 알루미늄에 미국이 부가한 관세 등 몇몇 현안에서 대립하고 있습니다. 또 캐나다가 미국의 일몰 조항 요구에 강하게 반대해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나프타 재협상에 들어간 미국과 캐나다가 과연 어떤 합의를 이뤄낼지 주목됩니다.
최근 뉴스에서 화제가 됐던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이 시간 주인공은 최근 세상을 떠난 존 매케인 미국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입니다.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이 지난 8월 25일 지병인 뇌종양으로 별세했습니다. 매케인 상원의원이 세상을 떠나자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사람이 그를 애도했습니다.
매케인 의원은 지난 1982년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됨으로써 중앙 정치권에 발을 디뎠습니다. 그 후 1986년 연방 상원 의원에 당선돼 1987년부터 30년 이상 애리조나주를 대표하는 상원의원 직무를 수행했습니다.
매케인 상원의원은 지난 2000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 나섰지만, 후보가 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2008년 대선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서서 당시 바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습니다.
매케인 상원의원은 전쟁영웅으로 불립니다.
매케인 상원의원은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해군 전폭기 조종사로 월남전에 참전했습니다. 그는 지난 1967년 작전 수행 중 격추돼 북베트남군에 잡혔습니다.
북베트남군은 그가 미 해군 제독 아들인 것을 생각해 선전 목적으로 그를 빨리 풀어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매케인은 이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매케인은 포로 시절 잦은 구타와 고문으로 크게 고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결국 5년 이상 포로생활을 하고 1973년 3월 풀려나 귀국했습니다.
매케인은 중앙 정치권에 진출한 뒤에도 남다른 처신으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공화당 소속이었지만, 사안별로 자신의 신념에 따라 초당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매케인 상원의원은 과거 민주당 러스 파인골드 상원의원과 협력해 선거자금법 개혁을 주도했습니다.
그는 이민개혁에도 전향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매케인 상원의원은 지난 2013년 이른바 초당파 의원 8인 가운데 하나로 포괄적 이민개혁법안 통과를 주도했습니다.
그의 이런 초당적인 행보는 2017년에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만들었던 건강보험법의 핵심을 무력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 했습니다. 하지만, 매케인 상원의원은 중요한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져 이 시도는 실패했습니다.
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 그리고 최근 타계한 존 매케인 미국 연방 상원의원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정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