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최대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재무책임자가 체포된 여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주요 국가에서 화웨이 제품 퇴출 움직임이 이어지는 중입니다. 미국의 통상 적자가 중국과의 ‘무역전쟁’ 와중에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고요. 한국에서 쓰레기 재활용을 위해 ‘업사이클’ 단지를 운영하는 이야기,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화웨이’ 재무책임자 체포 사건이 국제적인 관심사죠?
기자) 네. 손전화를 비롯한 이동통신 장비를 만들어 파는 중국업체 ‘화웨이’가 세계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습니다. 이 회사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미국의 요청으로 지난 1일 캐나다 사법당국에 체포된 사실이 알려진 뒤, 중국 정부가 나서서 반발했는데요.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나라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요청으로 체포됐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나요?
기자) 아직 명확하게 확인된 것은 없는데요. 멍 CFO 체포 당일(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미-중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무역전쟁’을 일단 휴전하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뜻을 모았는데요. 향후 90일 동안, 서로 신규관세를 부과하거나 세율을 올리는 조치를 유보하고, 포괄적인 통상 합의를 맺기 위해 협상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진행될 협상 과정에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중국 최대통신장비회사 경영진을 체포하도록 미국이 조치한 것이라는 언론의 분석이 있었습니다. 특히 중국 매체들이 이런 쪽으로 보도하는데요. 미국이 무역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기 위해 이번 일을 벌였다고 비판하는 중입니다.
진행자) 미-중 무역협상과 멍 CFO 체포가 관련 있다는 건 확인이 됐나요?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회담 당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멍 CFO 체포 건에 대해 몰랐다는 취지로,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6일 NPR 인터뷰에서 설명했는데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도 대통령이 사전에 몰랐다고 밝혔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중 정상회담과 멍 CFO 체포가 시기적으로 겹친 것은 ‘우연’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국이 캐나다에 멍 CFO 체포를 요청한 이유는 뭡니까?
기자) 이것도 아직 확인되진 않았는데요. 볼튼 보좌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 없이, 미국이 지식재산권 절취 문제로 “화웨이를 이전부터 주목해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화웨이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향후 무역협상에서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캐나다 현지 언론과 미국 매체들이 파악한 멍 CFO 체포 사유는 ‘대이란 제재 위반’입니다. 화웨이가 미국의 대이란제재를 어기고, 미국 기술이 포함된 제품을 이란에서 판매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는데요. 미국 연방 의원들은 멍완저우 CFO 체포를 환영하며 캐나다에 감사한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에 대해 다른 나라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화웨이 제품을 시장에서 퇴출시키겠다는 나라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정부 각 기관과 자위대에서 사용하는 통신기기 입찰에 중국 화웨이와 중싱텅쉰(ZTE) 제품을 배제하는 방침을 결정했다고 7일 요미우리 신문이 전했는데요. 미국 정부는 지난 8월, 보안 문제를 들어 정부 기관과 군대에서 화웨이나 ZTE 제품 사용을 금지했고요. 주요 동맹국들에도 여기에 동조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의 요청에 일본이 호응한 거군요?
기자)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앞서 호주와 뉴질랜드 정부도 정보 유출 우려 때문에,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에 화웨이와 ZTE가 참가하지 못하도록 했고요. 영국에서도 보안검증 미달 사유로, 정부 부처에서 두 회사 제품 사용을 금지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움직임에 중국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일본 정부의 퇴출 방침에 중국 정부가 7일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화웨이와 ZTE는 오랫동안 일본에서 합법적으로 경영활동을 해왔다”면서 일본 정부 결정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당사자인 화웨이 측은 어떻게 대응하나요?
기자) 화웨이 측은 더 이상의 퇴출 결정을 막도록, 전 세계 협력사에 서한을 보냈습니다. '미국 정부가 압력을 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이 서한에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한편으로는, 영국 정부의 퇴출 결정을 뒤집도록, 보안검증을 다시 진행할 기회를 요구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 같은 흐름이, 미-중 간에 90일 동안 진행할 무역협상에 실제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미-중 당국은 이번 사건의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대화가 아주 잘 되고 있다”고 7일 인터넷 ‘트위터’에 적었고요.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7일) 미국과 캐나다 당국에 멍 CFO 석방을 요구하면서 “이 문제와 무역협상을 연관 짓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도 “미국과 중국은 90일 이내에 무역 협상을 타결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캐나다에서 체포된 멍완저우 화웨이 CFO, 지금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캐나다 법무부가 7일 보석 심리를 예고한 가운데, 미국 언론은 멍 CFO가 조만간 미국으로 이송될 것으로 전망 중입니다. 보석이 허가되면 일단 구속 상태는 면하게 되고요. 이후 미국이 제출한 ‘범죄인 인도 요청’에 관한 재판이 캐나다 현지에서 진행됩니다. 이 과정을 통과해야 미국으로 오는 건데요. 미국과 캐나다는 범죄인 인도에 관해 협력이 잘 되고 있지만, 상당히 오래 걸릴 수도 있고요. 인도가 안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멍 CFO가 미국으로 건너오게 되면, 뉴욕 법원에서 대이란 제재 위반 관련 재판이 진행될 것으로 일부 매체들은 예측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미국의 무역 적자가 크게 늘었다고요?
기자) 네. 미국의 월간 무역적자가 10년래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미 상무부가 6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상품과 용역 수지 적자를 합친 액수가, 전달보다 1.7% 높아진 555억 달러에 이르렀는데요. 지난 2008년 10월 이후, 월간 기준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진행자) 적자가 이렇게 늘어난 이유는 뭔가요?
기자) 기본적으로, 수출이 줄고, 수입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수출은 2천110억 달러로 전달에 비해 3억 달러(0.1%) 줄었는데요. 수입은 2천665억 달러로 6억 달러(0.2%)나 증가했습니다. 이걸 자세히 뜯어보면, 중국과의 통상 대치 여파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콩과 항공제품의 수출이 많이 감소했습니다. 이 두 항목은 중국이 미국에 고율 보복관세를 매긴 대표적인 상품들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중국을 상대로만 잡은 통계는 어떤가요?
기자) 중국에 대한 적자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10월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는 전달보다 7.2%나 증가한 431억 달러를 기록했는데요. 올해 초부터 10월까지 누적된 적자는 4천208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도널드 트럼프의 정책이 효과를 못보고 있는 거네요?
기자) 통계상으로 보면 그런데요. 시기적 요인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주요 경제 매체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10월은, 연말을 앞두고 미국인들의 소비가 많아지기 시작하는 때라서, 수입이 늘어나기 마련인데요. 올해는 특히, 미국 경기 호황의 영향으로 소비가 높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상무부 자료에서, 10월 한 달 동안, 산업 원료 등이 아니라, 소매품목 수입에 들어간 비용이 역대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한국에서 쓰레기 재활용에 관한 새로운 문화가 주목 받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이른바 ‘업사이클(upcycle)’이 한국에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서울 성동구에 있는 ‘서울새활용플라자(SUP)’라는 곳을 중심으로 업사이클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버린 물건을 가져가다, 이리 저리 쓸만한 재료들로 해체해서, 매력적인 상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체들이 이 곳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업사이클’이 무슨 뜻입니까?
기자)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걸 영어로 ‘다시(re)’, ‘순환시킨다(cycle)’고 해서 ‘리사이클(recycle)’이라고 하는데요, 업사이클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간 겁니다. 리사이클 하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업그레이드(upgrade)’ 과정을 더해, 더 멋진 제품을 만들어낸다는 뜻입니다. 이걸 한국말로는, 재활용이 아니라 ‘새활용’이라고 했고요.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는 35개 사회적 기업들이 다양한 물건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단순한 재활용이 아닌 ‘새활용’, ‘업사이클’을 한국에서 주목하게 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서울시 당국은 지난 2015년부터 새활용플라자 건립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업사이클’이 본격적으로 주목 받은 계기는 올 봄 발생한 ‘쓰레기 대란’이었는데요. 서울 시내 재활용품 수거업체들이 폐종이나 폐비닐 등 수거를 전면 거부하면서, 주거지역에 폐기물이 쌓인 사건이었습니다.
진행자) 업체들이 재활용품 수거를 거부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업체들은 재활용품을 거둬 중국에 팔아 수익을 내는데요. 올해 초 중국 정부가 전격 플라스틱, 비닐, 스티로폼 등 폐기물 수입 중단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다른 나라의 생활 쓰레기를 더 이상 받아줄 수 없다는 조치였는데요. 이 때문에 서울을 비롯한 한국 주요 도시에서는, 동네마다 재활용품을 내다버리는 주민들과 거둬갈 수 없다는 업체들 사이에 갈등이 고조됐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재활용품을 한국 내에서 다시 소화할 필요가 높아진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마침 지난해 개장한 서울새활용플라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요. 다양한 구상과 기획력을 가지고, 사회적인 목적과 함께 영리를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들이 여기서 어떤 물건을 만들어 내는지 사람들이 눈을 돌리게 된 겁니다.
진행자) 재활용품으로 어떤 물건을ㅠ만들고 있습니까?
기자) ‘터치포굿(Touch4Good)’이라는 업체는 못 쓰게 된 현수막이나 간판을 가져다가 여성용 손가방, 장신구를 만들고 있고요. ‘모어댄(MORE-THAN)’이라는 회사는 폐자동차에서 의자의 가죽을 벗겨내, 배낭과 서류가방을 제작합니다. 특히 ‘모어댄’ 제품은 버린 물건을 활용하는 ‘업사이클’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고, 유명상표 못지않은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진행자) 선입견을 없애고, 인기를 높이는 배경은 뭔가요?
기자) 유명인들이 앞장서서 업사이클 제품을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방탄소년단’과 ‘레드벨벳’ 구성원들이 ‘모어댄’ 배낭을 멘 모습이 포착된 뒤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데요. '방탄소년단'은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도 연설한 남성 7인조 악단이고요. ‘레드벨벳’은 지난 4월 평양에서 공연했던 여성악단입니다.
진행자) 그 밖에 ‘업사이클’을 통해, 어떤 물건을 만드나요?
기자) ‘젠니클로젯(Zenny Closet)’은 입다 버린 청바지로 손가방을 만들고 있고요. 커피찌꺼기에서 추출한 기름으로 화장품을 만드는 곳도 있습니다. 또한 버린 음료수병(PET)으로 가방을 만들기도 하고요, 폐타이어로 신발을 제조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업체마다 전문성도 있는 것 같고, 만드는 물건도 다양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터치포굿’ 박미현 대표는 현재 한국에 전체적으로 200여 개 업사이클 회사가 있다고 VOA와 인터뷰에서 밝혔는데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업사이클 제품이 생각보다 비싸다는 반응도 있고요, 시 정부가 지원하는 ‘서울새활용플라자’가 들인 예산에 비해 실효성이 적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앞으로 ‘재활용’이나 ‘새활용’ 필요성이 더 커지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이 폐기물 수입 금지 조치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지난달 중국 생태환경부는 상무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세관 등과 함께 연말부터 선박과 자동차부품, 스테인리스스틸, 티타늄, 나무를 비롯한 32종 고체 폐기물 수입을 금지한다고 추가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당국의 대책도 필요하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폐기물을 한국 내에서 다시 사용하는 비율을 훨씬 높여야 되는 상황인데요. 서울시는 플라스틱의 경우, 오는 2030년까지 재활용률 70%를 넘기도록 목표를 잡았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