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뉴스해설] 김정은, 신년사에서 미국에 상응 조치 요구하며 '시간 싸움'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1월 1일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1월 1일 신년사를 발표했다.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두 달 넘게 중단된 가운데 내년 초 발표될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현재의 협상 답보 상태가 계속되느냐, 미-북 2차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오느냐가 신년사를 통해 결정될 전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의 2019년 신년사가 왜 관심을 모으는 건가요?

기자) 지난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진전이 없는 미-북 비핵화 협상에 관한 메시지 때문입니다. 메시지의 내용에 따라 내년 한 해 협상의 향배가 결정될 전망입니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매년 1월1일 자신의 육성으로 직접 발표하는 신년사를 통해 전년도의 성과를 정리하고, 새해 국내정책과 남북관계, 대외정책의 큰 방향을 제시해 왔습니다.

진행자) 김 위원장이 이미 신년사를 준비하고 있겠군요?

기자) 북한은 지금 연말 총화 기간을 맞았습니다. 이 기간 당과 정부, 군부 책임자들이 올 한 해 주요 정책의 진행 상황과 새해 추진과제 등을 논의해 보고합니다. 그러면 김 위원장은 현지 지도 등을 통해 파악한 현황과 참모들의 조언 등을 종합해 신년사에 담을 내용을 확정합니다. 김 위원장은 특히 남북관계와 미-북 관계에 관해서는 과거 어느 때보다 자신의 판단과 의지를 강하게 반영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만났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올해 열린 미-북 정상회담과 남북정상회담은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힌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가 계기가 됐는데요, 내년에도 이런 동력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기자) 지금은 그런 전망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난 6월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의 진전이 부진한데다, 최근에는 아예 두 달 넘게 양측의 대화가 끊겼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비핵화 협상에 돌파구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제안을 할지 여부입니다.

진행자) 그럴 가능성이 있나요?

기자) 김정은 위원장의 파격적인 스타일을 감안하면 그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 북한에서 나오는 신호들을 보면 가능성이 희박해 보입니다. 미국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현재의 기류가 김 위원장이 직접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과 장시간 만난 뒤에 조성된 것이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이 협상의 판을 깰 가능성이 있다는 건가요?

기자) 북한은 지난달 초와 이달 16일 두 차례, 외무성 산하 미국연구소 간부 명의의 담화를 통해 `병진 노선’ 복귀와 핵 개발 재개를 위협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비공식적인 차원에서 제제 문제에 대해 미국 측에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일 뿐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주목되는 건 일본 내 친북단체 기관지인 `조선신보’의 오늘(19일)자 보도입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이 매체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미 `완전한 비핵화를 결단’ 했다며, “새로운 역사의 흐름이 역전되는 일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어렵게 시작된 미국과의 협상이 새해에도 이어질 것임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돌파구를 제안하지도 않고 판을 깨지도 않는다면,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어떤 메시지를 밝힌다는 건가요?

기자) 김정은 위원장은 우선적으로 비핵화 의지를 거듭 확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서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상응 조치를 촉구할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북한은 지난 13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의 논평을 통해 미국의 상응 조치를 “인내성 있게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오 국무장관이 “서두르지 않겠다”며 북한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시간 싸움’을 벌이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 상황이라면 내년 초로 잠정 예정된 미국과의 2차 정상회담 개최가 불투명해지지 않을까요?

기자) 미국은 정상회담에 앞서 고위급이나 실무 수준의 회담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만큼, 북한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정상회담 개최 문제가 표류할 수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미-북 협상을 중재하기 위한 한국과 중국 등의 움직임이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