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입니다. 빠르게 발전하는 최첨단 과학기술은 인간의 생활에 여러모로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군사, 과학, 농업, 의료,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이제는 첨단 기술이 닿지 않은 분야를 찾기가 힘들 정도인데요. 첨단 IT 기술은 여가, 오락 분야에도 깊숙이 침투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비디오 게임이나, VR이라고 부르는 증강현실 기술을 응용한 게임을 즐기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미 서부 로스앤젤레스에 가면 이런 최첨단 IT 기술로 가득한 특별한 놀이 공간이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 어른들의 놀이터, ‘투빗 서커스(Two Bit Circus)’”
[현장음: 투빗 서커스]
야외 놀이공원에 가면 느낄 수 있는 흥분과 즐거움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이곳. 바로 ‘투빗 서커스공원(Two Bit Circus Park)’입니다. 널찍한 실내 공간에 각종 조명과 레이저 광선이 오가는 이곳은 언뜻 보면 대형 실내 오락실 같기도 한데요.
[녹취: 켈리 벤탈] “여긴 한 차원 높은 오락실이라고 할 수 있어요. 게임 몇 개를 했는데 벌써 숨도 차고, 온몸이 땀에 젖었다니까요?”
이 여성의 말처럼 투빗 서커스는 컴퓨터와 카메라, 센서 감지기 등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쪽 공간에선 사람들이 허공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데요. 증강현실 즉 VR 기술을 이용한 게임으로 특수 안경으로 보이는 화면에 나오는 악당을 때려잡는 게임을 하고 있는 겁니다.
이곳에선 방문객들이 사 먹는 음료도 사람이 아닌 로봇이 제조합니다.
[녹취: 남성 방문객]
이 남성은 로봇이 만들어주는 음료는 처음 마셔본다며 로봇 팔로 술을 섞어 칵테일을 만들어 내는 게 신기하다고 했습니다.
투빗 서커스 공원은 최신의 혁신 기술이 그대로 녹아있는 공간인데요. 투빗 서커스에선 매일 첨단 게임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녹취: 에릭 크래드먼] “본사는 ‘투빗 서커스 작업실(Two Bit Circus Shop)’과 ‘투빗 서커스 공원(Two Bit Circus Park)’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바로 이곳, 투빗 서커스 작업실에서 낮 동안 직원들이 각종 게임을 만들어내고요. 저녁이 되면 바로 옆 투빗 서커스 공원에서 바로 시연을 해봅니다. 늘 새로운 형태의 게임을 실험하고 연구하는 창의적인 팀원들이 게임을 만들어 내죠.”
투빗 서커스의 에릭 그래드먼 공동 창업자는 원래 군사용 로봇과 자율주행 차량을 개발했다는데요. 동시에 서커스, 즉 교예단에서 공연을 펼치는 교예단원이었다고 합니다.
[녹취: 에릭 그래드먼] “저는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교예단 공연을 했습니다. 수천 명 앞에서 각종 아찔한 묘기를 선보였죠. 서커스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두 가지 그러니까 ‘새로운 것 만들기’와 ‘시연하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투빗 서커스 역시 서커스, 교예단이긴 한데요. 외발자전거 타기나 불쇼 등 각종 묘기를 VR이나 로봇, 레이저 등 첨단 기술로 벌이는 교예단인 셈입니다.
그리고 이런 기술을 뒤에서 조정하는 사람은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브렌트 부쉬넬 씨입니다. 부쉬넬 씨의 아버지는 세계 최초의 비디오 게임 회사인 ‘아타리’를 창업한 놀런 부쉬넬 씨입니다.
[녹취: 브렌트 부쉬넬] “저희 아버지는 여기서 살고 싶다고 하세요. 우리 회사를 정말 좋아하시고 항상 아이디어를 나눠주세요. 우리가 뭘 바꿔야 하는지, 어떻게 변화를 줘야 하는지, 굉장히 관심을 보이시죠.”
최첨단 과학 기술로 무장한 투빗 서커스, 크기가 웬만한 백화점 만한데요, 부쉬넬 씨는 그렇기 때문에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합니다.
요즘 미국에선 인터넷 온라인 쇼핑에 밀려서 많은 대형 상가가 문을 닫고 있는데 그런 공간에 투빗 서커스가 들어가면 된다는 겁니다.
[녹취: 브렌트 부쉬넬] “우린 대형 쇼핑몰의 빈 공간에 들어갈 수 있는 놀이터를 지을 수 있습니다. 그런 공간은 미 전역 수백 개 도시에 존재하죠. 그런 공간에서 투빗 서커스 공원을 시작해보고, 최적화시켜, 점차 미 전역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겁니다.”
부쉬넬 씨는 미국을 넘어 언젠가 해외에서도 어른들을 위한 놀이터, 투빗 서커스 공원이 문을 열 수 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그림 옷을 입은 워싱턴 D.C.의 재활용 쓰레기 수거차”
쓰레기 수거차라고 하면 어두운 색깔을 한 투박한 트럭을 떠올리게 되죠. 그런데 워싱턴 D.C.에선 전혀 다른 분위기의 쓰레기 수거차를 만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미술 작품 옷을 입은 25대의 재활용 쓰레기 수거차가 등장한 겁니다.
[현장음: 워싱턴 D.C. 거리]
어떻게 보면 더러운 일이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 바로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일입니다. 워싱턴 D.C.에선 이 중요한 일에 셸비(Shelby)라고 부르는 특별한 트럭이 투입됐습니다.
[녹취: 샌더스 라이트] “정말 멋지지 않나요? 셸비를 운전하면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습니다. 전 관심 받는 걸 좋아해요.”
쓰레기 수거차 운전사인 샌더스 라이트 씨는 자신의 트럭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했습니다.
처음 이런 트럭이 등장한 건 5년 전으로, 시민들의 재활용을 독려함과 동시에 지역 예술가들의 재능을 시민들에게 보여주자는 취지로 시작됐다고 하네요.
그림이나 사진 등 예술 작품의 원본을 비닐에 복사해 트럭에 덮어씌우면 새로운 모습의 쓰레기 수거차가 탄생하는데요. 이런 셸비를 운전하는 라이트 씨도 즐거워하지만, 거리의 시민들도 만족해했습니다.
[녹취: 거리 시민]
이 여성은 쓰레기 수거차가 도시에 색을 더한다며 무척 좋아했는데요. 라이트 씨는 자신의 트럭이 그림 옷을 입은 후 사람들이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묻거나, 초콜릿과 같은, 먹을 걸 주는 시민들도 있다고 하네요.
[녹취: 샌더스 라이트] “시민들이 다들 환영해주고요. 또 아이들이 다가와선, “와 정말 멋진 트럭인데요?”라고 말해주면 기분이 참 좋습니다. 저는 시민들을 향해 감사의 의미로 손을 흔들거나 경적을 울리기도 해요.”
시민들은 수거차를 통해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즐거움이라고 했습니다.
[녹취: 지역주민]
특히 자신의 그림이 덧입힌 트럭을 지켜보는 화가 마이클 크로셋 씨에겐 더 큰 즐거움으로 다가오고 있었는데요.
[녹취: 마이클 크로셋] “제 그림이 동네 구석구석을 다니는 쓰레기 수거차에 부착됨으로써 다양한 사람들에게 제 작품을 보여줄 수 있게 됐습니다.”
크로셋 씨의 원본 작품은 연방 의사당 등 워싱턴 D.C.의 모습을 현대적으로 담은 사진작품입니다.
[녹취: 마이클 크로셋] “제 작품은 250개의 이미지를 결합해 만든 겁니다. 캔버스에 담긴 작품을 디지털화해서 비닐에 인쇄한 후 트럭에 덧댄 거죠.”
크로셋 씨의 작품은 워싱턴 D.C.의 활기를 담고 있다고 했습니다.
[녹취: 마이클 크로셋] “워싱턴 D.C.라고 하면 ‘너무 정치적’이라는 게 세계인이 생각이죠. 하지만 직접 살아보면 그런 편견과는 완전히 다른 곳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제 작품들은 그런 워싱턴 D.C.에서의 일상과 에너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그런데 쓰레기 수거차이다 보니 자신의 작품에 먼지나 쓰레기가 묻는 건 당연하겠죠? 크로셋 씨는 하지만 그런 건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했습니다.
[녹취: 마이클 크로셋] “저는 도시의 현실감을 더하기 위해 일부러 작품에 모래나 콘크리트 이미지를 넣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제 작품에 쓰레기가 묻는 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셈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재활용 쓰레기 수거가 거칠고 힘든 일인 만큼, 트럭들은 몇 년마다 새로운 그림으로 교체하게 된다는데요. 워싱턴 D.C. 시민은 덕분에 쓰레기도 치우고, 다양한 예술 작품도 감상하고 있습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