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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싱크탱크, '노딜' 긍정적 효과 주목…전망은? 최대압박 vs 외교 지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8일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8일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미국 싱크탱크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최대 압박 회귀와 대화 지속 여부를 놓고 엇갈린 정책 제안이 나왔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외교협회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하노이 정상회담이 '전편보다 뛰어난 속편은 없다'는 말을 상기시켰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하노이 회담의 '노딜'이 미-북 협상 진전에 이바지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쁜 합의'를 거부할 수 있다는 '강인함'을 나타내면서, 북한에 효과적인 실무회담이 양국 간 적대를 극복하기 위해 필수 요소라는 점을 보여줬다는 겁니다.

또 양측 간 이견이 투명하게 공개된 것도 소득으로, 이런 차이는 추가적인 외교 노력으로만 좁혀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함께 비핵화보다 남북관계 개선을 앞서 추진하려 했던 한국 정부에 제동을 건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나아가 중국에 대한 압박을 유지하는 동시에, 동맹의 이익을 간과한 합의를 걱정했던 일본의 우려도 잠재웠다고 덧붙였습니다.

헤리티지 재단의 올리비아 에노스 연구원은 불완전한 비핵화의 대가로 완전한 제재 해제를 요구한 북한의 제안을 거부한 것은 옳은 결정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이 요구하는 제재 완화 조건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폐기"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도 북한 인권 침해를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은 점을 실망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에노스 연구원은 미-북 협상이 바로 재개될지는 미지수라며, 트럼프 정부는 미국 정부의 외교적 목표에 가장 부합하는 대북 전략이 무엇인지 자세히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또 미국 제재법이 규정한 우선순위와 현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이번 회담 실패가 최대압박으로 복귀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북한 정권의 돈세탁 창구가 되는 중국 은행을 겨냥해야 하며, 북한 인권 침해에 대한 강력한 규탄도 되살려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케이토 연구소의 더그 밴도우 선임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전격적인 거절'을 북한이 좀더 현실적인 입장을 고려하도록 만드는 '충격요법'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진단했습니다.

하지만 협상 진전을 바라는 것은 북한뿐만 아니라 한국과 중국, 러시아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대북 제재 유지를 위해선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필요하지만, 이들이 협상 결렬의 책임을 미국에 돌리고, 제재 이행을 느슨하게 함으로써 트럼프 정부를 더욱 복잡하게 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밴도우 연구원은 따라서 미국과 북한은 비핵화를 위한 과정을 제시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으로 돌아가서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양국은 지속적인 소통 채널 유지를 위해 연락사무소를 개소하고, 미국 정부는 북한 여행 금지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조치들은 북한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을 '현상유지'로 총평한 브루스킹 연구소의 정박 선임 연구원은 좋은(good) 점과 나쁜(bad) 점을 각각 꼽은 뒤, 이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험악한' 상황을 경고했습니다.

먼저 김정은 위원장이 제안한 '나쁜 딜'을 트럼프 대통령이 거절한 것을 바른 판단으로 평가했습니다.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조건으로 북한이 요구한 '일부 제재 해제'는 사실상 핵 프로그램에 쓰일 수 있는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북측에 제공하는 것으로, 나쁜 제안이었다는 겁니다.

한편 미국이 제시한 것으로 보이는 종전 선언과 연락사무소 개소는 '똑똑한 제안'으로 평가했습니다. 한국 정부도 이를 적극 지지했던 만큼 미-한 동맹을 과시하고, 미국이 역내 안정에 진지하다는 점을 중국에 증명하는 효과가 있다는 겁니다.

반면 양측 기대치에 커다란 공백이 있음을 알고도 정상회담을 강행한 것을 나쁜 점으로 지적했습니다. 두 지도자의 오만과 과신으로 무리수를 뒀고, '톱다운' 협상의 취약성만 더욱 두드러졌다는 겁니다.

정박 선임연구원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으로부터 작은 양보조차 얻어내지 못해 앞으로 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을 남겼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냉각기 동안 핵무기 역량을 향상하고, 남북·북-중 정상회담을 하면서 제재 약화를 꾀하거나, 이른바 '책임 있는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3차 정상회담을 준비하려 한다면 정교화된 외교 전략과 동맹 간 조율을 통해 좋은 점을 극대화하고 나쁜 점을 피함으로써 '추악한 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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