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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전자상거래 사이트 개설 논의”

“북-러, 전자상거래 사이트 개설 논의”


지난 2015년 4월 평양을 방문한 알렉산드르 갈루슈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가운데)이 북한의 리광근 대외경제성 부상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5년 4월 평양을 방문한 알렉산드르 갈루슈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가운데)이 북한의 리광근 대외경제성 부상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과 러시아 당국이 러시아 연해주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전자상거래 사이트 운영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엔 대북 결의 위반 가능성 등 때문에 개설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조상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러시아 연해주 지도부와 북한 외무성 대표단이 지난 20일 회담을 갖고 상호 교류협력 확대에 합의했습니다.

양측은 회담에서 두 나라가 공동 추진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사이트 개설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해주 현지 언론과 북한전문 `NK뉴스’ 등에 따르면 회담의 북한 측 대표인 강성호 외무성 제 1 유럽국장은 지난해 4월에 열린 전자상거래 사이트 개설을 위한 북-러 실무 접촉에 리광근 북한 대외경제성 부상과 함께 주도적으로 참여한 인물입니다.

당시 북-러 전자상거래 무역관 가동과 함께 처음 논의된 전자상거래 사이트 개설은 2018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지지를 받았습니다.

특히 올 1월 리광근 부상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이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러시아 극동개발부와 연해주정부 관계자들과 두만강 자동차 교량 건설, 과학기술 협력 문제와 함께 전자상거래 문제에 대해서도 대략적인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월 공개된 한국 해양수산개발원의 ‘2019년 북방물류 동향 리포트’는 북-러 양국 간 처음으로 구축되는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 오픈이 임박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언론들도 예비 웹사이트 개설이 2월 중 가능할 것이라고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었습니다.

실제로 올 3월 6일에는 북-러 전자상거래 무역관이 모스크바에 개설됐고, 7월에는 고려2B라는 이름의 유한책임회사도 설립됐습니다.

사실상 사이트 개설 준비를 거의 마친 상태로, 북한 대표단과 연해주정부 지도부의 이번 회담에서 지연되고 있는 고려2B 사이트 개설 문제가 깊이있게 논의된 것으로 관측됩니다.

고려2B 전자상거래 사이트는 북-러 경제 교류협력 계획의 일환으로 북한과 접경 지역인 러시아 연해주를 중심으로 양국 간 교류의 폭을 넓히자는 취지에서 시작됐습니다.

사이트가 공식 개설되면 양국이 온라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구축하는 첫 사례로, 러시아 내 개인과 법인들의 북한산 제품 구매가 가능하게 됩니다.

고려2B 유한책임회사의 소유자로 사이트 개설에 중추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연해주한인단체협회장 밸런타인 팩 씨는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려2B는 외부 접근이 차단된 북한 인트라넷 네트워크와 연결되는 독특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려2B가 북한 인트라넷에서 북한 상품과 회사 정보를 자동으로 다운로드해 러시아 구매자들에게 제공하고, 북한 구매자들에게 판매한 러시아 제품 정보는 지정된 서버를 통해 북한 인트라넷에 맞게 제공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대북 제재 위반 품목은 절대 거래되지 않고 미술 작품이나 수놓은 비단, 천연화장품, 도자기, 각종 생활용품과 건축자재 등 약 250개 품목이 주로 거래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통계와 통관 업무를 비롯해 금융, 정부기관과의 기술 교류, 투자 등을 자문하는 서비스와 이에 대한 광고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더글라스 팔 카네기국제평화재단 부원장은 대북 제재 위반 품목을 제외하고 거래하더라도 정부기관과 금융기관의 투자를 자문하는 서비스는 제재 위반에 해당될 소지가 높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팔 부원장] “Potentially of the violation of the sanctions I think that the sanctions monitoring group will keep a close eye on it to see if it actually materializes, and if it materializes whether it rises to the level of attention by the UN Security Council, your right to be focusing on this and taking a close look at it

유엔 대북 제재가 공동기업과 협력기업의 개방과 운영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제재 위반 사례가 발생하지 않는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팔 부원장은 북한과 러시아가 전자상거래로 얻을 경제적 이익보다는 정치적, 외교적 이익에 주목했습니다.

전자상거래나 관광으로 북한과 러시아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크지 않지만, 외교적으로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나 역내 안보 역학관계에서 우위를 얻으려는 목적이 더 커 보인다는 지적입니다.

브라이언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도 전자상거래 사이트 개설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어떤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제재 위반 여부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뱁슨 전 고문은 특히 북한과 러시아가 추진하는 전자상거래 사이트 개설은 대북 제재와 북한 경제의 취약성으로 인해 미래가 제한된 제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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