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북한을 식량안보 고위험국으로 분류했습니다. 주민 약 1천만 명에게 긴급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는 17일 발표한 ‘식량안보와 농업에 관한 조기 경보’ 4분기 보고서에서 북한이 심각한 가뭄과 가축 폐사로 식량 부족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을 식량안보 고위험국으로 분류했습니다.
북한과 함께 식량안보 고위험국으로 분류된 나라는 전쟁과 내전을 겪고 있는 수단, 예맨과 짐바브웨, 감비아 등 모두 11개 나라입니다.
FAO는 북한에 2019년 상반기 내내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6월에 수확한 농작물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습니다.
보고서는 2019년 1월부터 3월까지 북한 전역의 강수량이 56.3mm로 평년의 절반에도 못 미쳤으며, 1917년 이후 최저 강수량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런 극심한 가뭄 현상이 지난 2년 간 지속되면서 2018년 이래 평균 이하의 곡물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FAO의 글로벌 작물감시시스템에 따르면 북한 중부와 남부 지역이 큰 가뭄 피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특히 황해남도와 평양 일대 주요 쌀과 옥수수 산지는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평균 강수량의 50%를 기록하면서 농작물 생육이 크게 저하됐고, 주요 댐의 저수량도 크게 줄었습니다.
보고서는 또 지난 9월 7일 태풍 ‘링링’이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북한의 식량 사정이 더욱 악화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강풍을 동반한 태풍이 휩쓸고 가면서 460가구 이상의 주택과 458 제곱킬로미터의 농경지가 피해를 입었고, 특히 본격적인 수확철에 접어든 황해남도와 함경남도 지역 농가가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에 더해 올해 5월 중국과 인접한 자강도 지역에서 처음으로 발병이 확인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북한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가축 폐사로 인한 식량 위기도 크게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가축 건강 위협이 식량안보에 미치는 영향’ 분류에서도 한국, 중국, 몽골,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과 함께 고위험 국가로 분류됐습니다.
보고서는 이를 토대로 북한의 올해 농작물 생산량이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심각한 식량난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인도주의적 필요성이 급격히 증가할 것이며, 북한 전체 인구의 40% 정도인 약 1천 10만 명에게 긴급 식량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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