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Brexit) 마감 시한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조기 총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미국 프로농구(NBA)' 등이 중국에 편향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중국의 압박으로 외교적 고립에 몰리고 있는 타이완이 유럽 등 서방국가들과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는데요. 관련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브렉시트 마감시한이 이제 일주일도 채 안 남았는데요. 영국은 여전히 혼돈 상황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는 10월 31일은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기로 한 이른바 '브렉시트(Brexit)' 예정일입니다. 불과 1주일도 채 남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영국은 아직도 향방을 정하지 못하고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보리스 존슨 총리가 조기 총선을 요구하고 나섰다고요.
기자) 네, 존슨 총리가 24일 현재의 교착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존슨 총리가 제시한 조기 총선 날짜는 12월 12일인데요. 다음 주 월요일 28일, 이 조기 총선 제안 법안에 대한 표결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존슨 총리가 제시한 조기 총선 날짜가 12월 12일이면 이미 브렉시트 마감시한은 넘기게 되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금 영국 의회는 존슨 총리에게 유럽연합(EU) 측에 브렉시트 시한 연장을 요청하라고 요구하고 있는데요. 존슨 총리는 일단 유럽연합에 영국 의회의 뜻은 전했습니다. 하지만 존슨 총리는 유럽연합이 만일 브렉시트 시한 연장을 결정하면,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치러서라도 브렉시트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영국 야당은 존슨 총리의 조기 총선 제안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야권은 일제히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정부가 브렉시트 연장을 확실히 하기 전에는 조기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은 더욱 강경한데요. 존슨 총리가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한, 조기 총선을 못하게 막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존슨 총리가 조기 총선을 실시하려면 의회의 3분의 2 이상 지지를 받아야 하는데요. 하지만 현재 집권 보수당은 최근 브렉시트 갈등으로 의원 1명이 탈당하면서 간신히 유지하고 있던 의회 과반을 잃은 상황입니다.
진행자)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강경론자죠?
기자) 그렇습니다. 존슨 총리는 만일 유럽연합과 브렉시트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다 해도, 즉 이른바 '노딜브렉시트(No Deal Brexit)' 상황이 와도 더이상 브렉시트 연장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하지만 영국 의회는 노딜브렉시트 상황이 초래할 혼돈을 우려하며 존슨 총리에게 유럽연합과 새로운 합의를 하든지, 아니면 브렉시트 시한을 연장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서 유럽연합은 존슨 총리의 새 브렉시트 합의안을 수용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지난 17일과 18일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존슨 총리가 제시한 새 합의안을 수용했습니다. 존슨 총리는 새 합의안에 브렉시트 갈등의 최대 쟁점인 북아일랜드 문제와 관련해 2개의 체제를 적용하는 것으로 한발 양보하는 선에서 유럽연합과의 합의를 전격 도출해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영국 의회의 승인 절차가 또 필요했죠?
기자) 네, 그런데 존 버커우 하원의장의 결정으로 표결 자체가 무산됐습니다. 영국 의회 규정상 같은 회기에 같은 내용의 법안은 상정하지 못하도록 돼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존슨 총리, 지난 7월 취임한 이래 번번이 의회에서 패배하는 형국이군요.
기자) 하지만 지난주에는 약간의 승리도 있었습니다. 존슨 총리는 22일,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담은 브렉시트 법안을 표결에 부쳐 2차 동의까지는 받아냈습니다. 영국의 법안 심사는 보통 3차 검토안 통과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최종 결과는 미정인 상황이었는데요. 하지만 존슨 총리가 브렉시트의 신속한 이행을 위해 같은 날 내놓은 '패스트트랙'법안이 부결되면서 10월 31일 예정일에 맞춰 브렉시트를 이행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진행자) 유럽연합은 영국의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유럽연합 대사들이 25일 브뤼셀에서 브렉시트 재연장 문제를 논의했는데요. 일단 원칙적으로 이를 연장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기한을 얼마나 더 연장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현재로서는 3개월 연장이 우세한데요. 하지만 프랑스는 단기간 연장만 가능하다며 반대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미셸 바르니에 유럽연합 브렉시트 협상 대표는 이날(25일) EU 대사들과의 회동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장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음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며칠 더 이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미국 프로농구협회(NBA) 등을 비판하고 나섰다고요.
기자) 네, 펜스 부통령이 NBA가 중국 편에 서서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24일, 미국의 싱크탱크 '우드로윌슨 센터'가 주관한 '미국과 중국 관계의 미래'라는 강연회에 참석했는데요. 중국의 인권 상황, 홍콩 사태, 미-중 무역 갈등 등 최근의 사태를 언급하는 가운데 미국 프로농구협회(NBA), 미국의 유명 신발 제조업체 '나이키' 등을 지목하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진행자) 미국 프로농구협회(NBA)와 중국, 무슨 관련이 있는 겁니까?
기자) 사건의 발단은 이달 초 NBA 소속 ‘휴스턴 로키츠’ 팀의 대릴 모레이 단장이 최근 홍콩 민주화 시위 사태를 지지하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것으로 시작됐습니다. 중국의 반발로 모레이 단장은 결국 해명 글을 올렸는데요. 하지만 애덤 실버 NBA 총재가 모레이 단장을 두둔하는 발언을 하면서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졌습니다.
진행자) 어떤 파장을 일으킨 겁니까?
기자) 중국농구협회(CBA)와 NBA를 지원해 오던 중국 스폰서 업체들이 줄줄이 NBA와의 협력 중단을 선언했고요. 중국 관영 중앙방송(CCTV)도 NBA 프리시즌 경기를 중계하지 않겠다고 나섰습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중계를 하는 텐센트 스포츠도 NBA 시범경기 중계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NBA의 인기가 상당하다고요.
기자) 네, 중국 내 NBA 팬은 수억 명에 달하고요, 미국을 제외하면 가장 큰 시장이 중국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중국 팬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결국 NBA 사무국은 “모레이 단장의 글이 중국 팬들에게 깊은 상처를 줬다”는 내용의 공식 성명을 내놨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펜스 부통령이 NBA의 이런 태도를 비판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NBA가 중국의 자회사처럼 행동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NBA가 자유에 대해 침묵하면서 중국 공산당에 동조하고 있으며 마치 중국 공산당 독재정권이 완전히 소유한 자회사인 것처럼 행동했다고 비난했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 기업과 스포츠 단체 등은 반드시 미국의 가치를 위해 미국과 함께 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펜스 부통령이 '나이키'사에 대해서도 지적했다고요. 나이키사는 무슨 문제가 있는 겁니까?
기자) 세계적인 신발제조 업체인 '나이키'사는 이번 NBA 파문이 일자, 중국에 있는 자사 매장에서 휴스턴 로키츠 관련 상품을 치워버렸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나이키는 스스로 '사회 정의의 승리자(social-justice champion)'라며 인권과 사회정의에 앞장서는 회사처럼 홍보하고 있지만, 홍콩 문제에 있어서는 사회적 양심을 자체 검열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펜스 부통령이 홍콩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네, 홍콩 시위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중국 당국이 홍콩에 대한 간섭을 늘리고, 국제 협약으로 보장받았던 홍콩 주민들의 권리와 자유를 축소하는 데 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러면서 홍콩 시위대를 향해 "우리는 당신들과 함께 있다"고 말했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또 중국 신장 위구르족을 언급하면서 중국은 종교적 소수민족에 대한 탄압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은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죠?
기자) 이번달 워싱턴에서 미국과 중국 간 고위급 무역협상이 있었는데요. 양측은 1차적 단계의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당초 미국은 이달 15일,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현행 25% 매기고 있는 관세를 30%로 올리기로 했었는데요. 이를 유예하기로 합의했고요. 중국은 더 많은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는 것으로 일단락됐습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작은 규모의 합의(small deal)'에 특별히 새로운 것이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작지 않습니다.
진행자) 펜스 부통령은 이런 지적에 대해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앞으로 더 논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양국 관계에 어려움이 많지만, 미국은 중국과 떨어지려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음 달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에서 이 합의안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펜스 부통령의 연설에 어떤 반응을 나타냈습니까?
기자) "정치적 편견이자 거짓말로 가득 찼다"고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펜스 부통령의 발언은 중국의 사회제도와 종교 상황을 근거없이 왜곡하고 있다면서 이는 전적으로 중국에 대한 내정간섭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중국의 압박으로 외교적 고립에 놓인 타이완이 새로운 외교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의 공세로 타이완과 단교를 선언하는 나라들이 잇따르는 가운데 타이완이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의 주요국들과 비공식 외교 관계를 맺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유럽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타이완에 대한 우호적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우선 체코 프라하 시의회는 이달 초 중국 베이징과의 자매 도시 결연을 3년 만에 끊었습니다. 중국이 타이완을 자국 영토로 표기한 지도를 사용하도록 요청하자 이같이 결정한 겁니다. 또 최근에는 프랑스와 독일, 영국 의회 의원들이 무역과 투자 등 타이완과의 관계 강화를 위한 ‘포모사(Formosa) 클럽’을 발족하기도 했는데요. 포모사는 과거 서방에서 타이완을 가리킬 때 쓰던 표현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정부 차원의 움직임은 아닌 거군요?
기자) 네, 아닙니다. 유럽 국가들은 정부 차원에선 여전히 타이완보다는 중국과의 외교 관계 확대를 추구하는 양상입니다. 중국이 가진 경제적 가치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각의 지지가 비록 말에 그치거나 상징적인 형태에 불과하다고 하더라고 중국과 대립하는 타이완으로선 큰 힘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진행자) 앞서 잠시 언급했지만, 최근 몇 년 새 중국과 수교를 맺기 위해 타이완과 단교하는 나라가 여럿 나왔죠?
기자) 네, 지난 2016년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한 이후 타이완은 모두 7개 나라와의 외교 관계가 끊겼습니다. ‘하나의 중국’원칙 아래 타이완을 중국의 일부로 간주하는 중국은 차이 총통이 타이완 독립을 추진하자 타이완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는 데 주력했는데요. 현재 타이완과 국교를 유지 중인 곳은 중남미 국가와 남태평양 섬나라 일부, 바티칸 등 15곳에 불과합니다.
진행자) 유럽이 타이완에 호의적으로 나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기자) 과거 구소련의 공산주의 확산에 위협을 느낀 유럽 국가들이 중국의 행보를 이와 유사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유럽 국가들은 타이완이 유엔을 비롯해 중국이 가입을 가로막고 있는 국제단체들에 가입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기도 하는데요. 지난 5월 체코 의원 80명은 타이완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고 의결기구인 세계보건총회(WHA)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청원서를 낸 바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인식은 어떻습니까?
기자) 부정적으로 바뀌는 양상입니다. 특히 중국이 1조 달러를 들여 추진 중인 ‘일대일로 사업’ 명목으로 유럽 국가들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지난 3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중국을 “경제적 경쟁자이자 대안적 통치 모델을 홍보하는 체제 경쟁자”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타이완과 더 가까워지는 모양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미국과 타이완 관리들의 자유로운 상호 방문을 촉구하는 타이완여행법(Taiwan Travel Act) 시행을 시작으로 지난 5월엔 미연방 하원이 타이완을 지지하는 법안을 잇달아 통과시켰습니다. 또 미국 정부는 최근 F-16 전투기를 포함한 80억 달러 규모의 무기 판매 계획을 승인했는데요. 우자오셰 타이완 외교부장 역시 지난 8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타이완의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견고하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외교적 변화가 타이완 정부에는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요?
기자) 타이완 정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특히 타이완에선 내년 1월에 총통 선거가 있는데요. 미국이나 유럽과의 관계 강화가 차이 총통의 치적으로 꼽히면서 차이 총통의 재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