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중국 간 1단계 무역 합의를 예정보다 앞서 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말했습니다. 이라크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29일에는 복면을 쓴 괴한들이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했습니다. 홍콩의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의 지방의회 출마가 무산됐는데요. 관련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협상 소식부터 살펴보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합의 일정에 대해 언급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28일,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협상 1단계 합의를 예정보다 앞당겨 서명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카고에서 열린 '국제경찰청장협회(IACP) 연례 회의' 참석차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떠나기 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매우 큰 부분에서의 합의가 예정보다 앞서 체결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이를 1단계라고 부르겠지만, 이는 매우 큰 부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날 예정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다음달 16일과 17일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데요. 이 때 두 정상이 만나 1년 넘게 끌어온 미-중 무역전쟁을 일단락 짓는 1단계 합의에 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29일) 발언은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칠레에서의 회동에 대해 언급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칠레에서 1단계 합의에 서명할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칠레에서 시진핑 주석과 만나 합의에 서명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대답했습니다. 회의가 칠레에서 열릴 예정인 것으로 안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금 칠레가 좀 어려운 상황이지만 칠레 국민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잘 해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는데요. 현재 칠레는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연일 계속되면서 혼란스러운 정국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양측이 일부 협상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상호 평등과 호혜의 원칙 하에 무역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거듭했습니다.
기자) 그런데 지난 주말, 미-중 고위급 대표들 간 대화에서 진전이 좀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중국에서는 류허 경제부총리가 전면에 나서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요. 지난 25일, 양측 대표들은 전화로 합의안의 세부 사항들을 논의했고요. 진전이 있었다는 보도들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미국 무역대표부도 관련 성명을 발표했죠?
기자) 네, 무역대표부(USTR)는 25일, 통화 후 성명을 내고 양측이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진전을 이뤘으며 최종 합의에 근접했다고 밝혔습니다. 주요 매체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양측이 미국이 주장하고 있는 지식재산권 보호와 외국 금융기관에 대한 중국의 시장개방, 중국의 환율시장 개입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는데요.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중국 정부도 다음날(26일) 양측이 자국의 핵심 우려를 적절히 해결하는 데 동의했다면서 1단계 합의가 기본적으로 마무리됐다고만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협상, 얼마 전 일단락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계속 후속 협상들이 이어지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워싱턴 DC에서 고위급 무역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13번째 고위급 협상이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양국이 "매우 실질적인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은 당초 15일로 예정됐던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매기고 있는 현행 25% 관세를 30%로 올리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대신 중국은 대규모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하는 내용 등이었는데요. 하지만 1년 넘게 이어져 온 양국의 무역 갈등을 일단락짓는 합의로는 부족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작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세부 조율을 위한 양측 간 실무급 후속 협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비판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1단계 합의는 "위대한 미국의 애국자들인 농민들을 돌보는 것이며, 은행과 금융 부문의 많은 요구를 처리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단계 무역협상도 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2단계에서 끝날 수도 있고, 더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서둘러 이른바 '작은 규모의 합의(Small deal)'를 한 것은 자신의 주요 지지기반인 중서부 농민들의 표심을 의식한 결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합의가 예정보다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소식에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였다고요.
기자) 네, 뉴욕 증권시장이 28일, 일제히 상승세로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지수는 1% 넘게 올랐고, S&P 500은 3천 선을 넘으며, 석 달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다우지수도 0.49% 상승하며 장을 마쳤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라크에서 반정부 시위가 더 격화하고 있군요.
기자) 네, 이달 초 시작된 시위 사태가 계속 격화하면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라크 중부 시아파 성지 카발라 시에서는 28일 밤 복면을 쓴 무장 괴한들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18명이 숨지고 800명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이라크에서 왜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겁니까?
기자) 당초 실업난과 전기, 수도 등 기본적인 민생고 해결을 촉구하는 성격의 시위였는데요. 시위가 계속되면서 지금은 빈부격차 해소, 정치권의 부패 청산과 내각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시위는 수도 바그다드와 남부 시아파 주민들이 거주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주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라크 정부는 군 병력을 투입해 강경 진압에 나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서 카발라시에서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한 사람들이 복면을 쓰고 있었다면, 정체를 알기 어렵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로서는 누가 배후인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시위대는 'AP' 통신에 그들이 진압 경찰인지, 특수 경찰인지, 이란과 연계된 세력인지 알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시위대는 또, 이라크 군인들이 시위대 주변에 주둔하고 있었지만, 무장 괴한들이 최루탄을 발사하고 실탄을 쏘자 철수했다고 전했는데요. 하지만 '로이터' 통신은 현지 의료진들을 인용해, 이라크 보안군이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희생된 사상자 수는 얼마나 됩니까?
기자) 매체들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이달 초부터 지금까지 250명 넘게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군인들이 시위대를 향해 실탄사격을 가하면서 사상자가 급증했습니다. 지난 주말 시위에서도 최소한 74명이 숨졌는데요. 사망자 중에는 의과대학에 다니는 22살의 여학생도 있었습니다. 'AP' 통신은 시위 사태 이후 첫 여성 희생자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라크 정부는 이런 사태에 어떤 조처를 취하고 있습니까?
기자) 아델 압둘마흐디 총리는 시위대에 자제와 대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폭력시위에는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인데요. 현재 이라크 정부는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있지만, 시위대는 당국의 체포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조기 총선 이야기도 나오고 있군요.
기자) 네, 시위 사태가 계속되자 이라크 최대 정파를 이끌고 있는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는 내각 총사퇴와 조기 총선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알사드르는 29일, 마흐디 총리가 빠른 시일내 조기 총선 일정을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마흐디 총리는 이같은 제안을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홍콩의 민주화 운동가인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의 지방의회 출마가 무산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웡 비서장은 홍콩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다음달 실시되는 구의원 선거에 나갈 자격이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웡 비서장은 29일 인터넷 트위터에 선관위가 보내온 통지서를 올리고, 이는 중국 중앙정부가 정치적 목적을 갖고 홍콩 선거에 개입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웡 비서장이 어느 지역에서 출마할 예정이었습니까?
기자) ‘사우스 호라이즌 웨스트(South Horizons West)’ 선거구에 출마해 친중파 정당인 신진당 소속 후보와 맞붙을 계획이었습니다. 웡 비서장은 앞서 지난달 28일 ‘우산혁명’ 5주년 기념 집회를 앞두고 연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 출마 계획을 밝혔습니다. 웡 비서장은 당시에도 자신에 대한 출마 자격 박탈 시도가 있을 수 있다며, 이는 수 개월에 걸쳐 이어지고 있는 민주화 시위를 더욱 부추길 것이라고 경고했었습니다.
진행자) 결국 홍콩 선관위가 웡 비서장의 출마 자격을 박탈했는데, 선관위는 그 이유를 어떻게 밝혔습니까?
기자) 홍콩 정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웡 씨가 홍콩의 자치를 지지했기 때문에 지방선거에 나갈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홍콩 선관위는 홍콩의 독립을 주장하는 후보에게는 선거 출마 자격을 주지 않고 있는데요. 중국 정부가 규정한 ‘한 국가 두 체제’, 즉 ‘일국양제’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진행자) 일국양제가 어떤 제도입니까?
기자) 국가는 사회주의체제의 중국이지만 홍콩의 자본주의 경제체제와 민주주의 정치체제 등 각종 제도는 그대로 유지한다는 원칙입니다. 영국 정부는 지난 1997년 식민지였던 홍콩의 주권을 중국 정부에 이양하면서 이같은 내용의 일국양제를 약속받았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홍콩에서는 중국 중앙정부의 간섭이 심해지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이후 중국 정부가 홍콩의 자치권 보장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는데요. 특히 지난 2017년 친 중국 성향의 캐리 람 행정장관이 취임한 이래, 야권을 중심으로 행정장관 직선제 요구가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웡 비서장이 처음 국제사회에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도 바로 홍콩의 행정장관 직선제와 관련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웡 비서장은 지난 2014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한 ‘우산혁명’의 주역으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당시 17살이었던 웡 비서장은 학생 주도 조직인 ‘학민사조’를 이끌면서 대규모 시위를 주도했고요. 이를 통해 홍콩의 대표적인 민주화 운동가로 인정받게 됐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웡 비서장이 다시 주목받게 된 계기가 있죠?
기자) 네, '송환법' 개정 반대로 시작된 반정부 시위에 모습을 드러내면서입니다. 지난 6월 범죄인 인도법, 이른바 '송환법'을 둘러싼 대규모 시위가 다섯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웡 비서장은 시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한편, 홍콩과 미국 등을 방문해 홍콩 사태를 알리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끌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웡 비서장은 29일, 자신의 지방선거 후보 자격 박탈로 더 많은 사람이 거리시위에 동참하게 될 것이고, 또 더 많은 사람이 선거에 참여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홍콩 사태가 장기화되는 데 대해 홍콩 정부도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네,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대를 비판했습니다. 람 장관은 폭력시위는 근원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고 또 폭력이 중단되지 않는 한 정치적 대화를 이어가는 것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홍콩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일 것 같다며, 장기적인 폭력시위가 홍콩에 경기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