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는 2019 회계연도에 미군 실종자 신원 확인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은 신원 식별에 획기적인 분석 방법인 동위원소 분석 실험실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와 협력해 한국 내 6.25전쟁 미군 실종자 유해 발굴과 조사에도 나섰지만 좋은 성과를 얻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은 최근 발표한 2019 회계연도 평가자료 보고서에서, 2019 회계연도에 총 218명의 미군 실종자 신원을 확인해 역대 최대 성과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신원이 확인된 218구 유해 가운데 한국전쟁 미군 실종자는 73구로 2차 세계대전 실종자 유해 140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를 기록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처럼 역대 최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신원 식별에 획기적인 분석 방법으로 꼽히는 동위원소 분석 실험실을 올해 1월에 설립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동위원소 분석법은 뼈에 축적된 동위원소 비율을 분석해 전사자가 어느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랐는지 파악하는 기법으로, 유해의 지역적 특성을 분석할 수 있어 ‘화학적 지문’으로 일컬어지는 최신 유해 분석 기술입니다.
기존 법의인류학적 분석과 유전자 검사 방법의 경우 시간이 흐를수록 유해의 DNA가 소실될 확률이 높아 채취와 분석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데 비해, 동위원소 분석법은 치아나 뼈 조각 등 극히 적은 양의 시료로도 유골의 고향을 판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고서는 동위원소 분석 실험실을 통해 안정적인 분석이 가능해졌으며, 이를 통해 2019 회계연도에만 400개 이상의 유해 샘플이 동위원소 시험을 거쳤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DPAA는 지난 10월에도 올해 미군 실종자 유해 신원 확인 성과를 설명하면서, 지난해 8월 북한으로부터 송환된 55개 유해 상자의 뼈 조각들을 동위원소와 유전자 분석을 통해 감식해 신원 확인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미군 유해 신원 확인 작업 속도 향상을 위해 새로운 데이터 분석 방법을 도입했으며, 분석된 디지털 정보의 관리를 위해 새로운 실험정보 관리시스템 사용을 정착시킨 것도 역대 최대 성과에 기여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보고서는 2019 회계연도에 해외 주요 전장에서 돌아오지 못한 미군 유해를 발굴하려는 DPAA의 노력에 대해서도 소개했습니다.
올해 3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 경기도 연천 등 한국 내 10개 지역에서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을 위해 현지 감식 작업을 진행했으며, 공동조사 결과 양주 등 3개 지역에서 미군 유해 발굴 가능성을 확인하고 추가 조사활동을 벌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11명의 미국 전문가와 2명의 한국 국방부 담당자가 투입돼 공동 유해 발굴 조사 작업을 벌였다고 밝혔습니다.
또 DPAA가 한국 정부와 한국 국방과학연구소와의 협력을 토대로 많은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지만, 한국전쟁 참전 미군 유해의 발굴과 조사, 송환에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보고서는 2019 회계연도에 미군 실종자 유가족들에게 신원 확인 진행 상황을 보고하고, 유가족과 신원 확인에 필요한 정보 교환을 포함한 의사소통 창구를 지속적으로 유지한 것을 성과로 꼽았습니다.
아울러 미군 실종자 유가족 2천 347명에게 신원 확인 진행 상황을 보고했고, 지난 8월에는 한국전쟁 참전 미군 실종자 가족 500명을 초청해 만찬을 제공하고 가족들과 면담을 통해 경과를 공유했다고 밝혔습니다.
DPAA는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냉전, 베트남전쟁 등에 참전했다가 실종된 미군 약 3만 9천여 명에 대한 조사와 신원 확인 작업에 계속 전념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