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을 억제하는 데는 대규모 피해가 따르는 고위력 핵무기보다 저위력 핵무기가 더 효과적이라는 전문가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도 상당한 위협이어서 복합 감시망을 이용한 실시간 감시가 필요하며, 북한 핵에 대한 한국의 현실 인식 역시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김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최근 미국의 핵 전력 현대화를 주제로 한 저서 ‘핵 혁명의 신화를 출간한 미국 조지타운대 국제안보연구소의 키어 리버 교수는 VOA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 핵을 억제하는데는 저위력 핵무기가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정은 정권은 미국이 평양을 파괴해 수백만 명을 죽게 하는 고위력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고 있고, 핵 시설과 같은 목표만 골라서 타격할 수 있는 작은 핵무기는 실제 사용될 가능성 때문에 북한이 핵 갈등을 고조시키기를 망설일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키어 리버 교수 / 조지타운대 국제안보연구소
“미국의 대응 수단이 평양을 파괴하고 수백만의 주민을 사망하게하는 방사능 낙진을 한국과 일본에 뿌리게 될 핵 공격 뿐이라고 김정은 정권이 인식한다면 북한은 보복에 대한 두려움 없이 갈등을 고조시킬 겁니다.”
리버 교수는 미국 국방부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사용한 북한의 핵 관련 시설 5개에 대한 모의실험 공격 결과를 바탕으로 인명 피해와 4단계의 방사능 낙진 피해도를 도출했습니다.
먼저 전통적 고위력 핵무기인 W88 핵탄두 10기가 사용된 경우, 방사능 낙진이 평양 이남과 한국 남서부 일부 지방을 제외한 전 지역 그리고 일본까지 영향을 미쳤고, 한반도에서만 최대 3백만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게 된다고 리버 교수는 밝혔습니다.
반면 20기의 B61 저위력 핵무기를 같은 목표에 사용할 경우, 목표 지역 주변에서만 낮은 수준의 낙진이 발생했으며 사망자는 100명 미만으로 재래식 작전 수준의 인명 피해라고 분석했습니다.
리버 교수는 또한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 TEL도 상당한 위협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발사대가 어디에 배치돼 있는지, 어디로 향하는지 찾아내는 능력이 핵 억지력의 핵심 부분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키어 리버 교수 / 미국 조지타운대 국제안보연구소
“위성과 무인정찰기 전력, 레이더 위성 등 혁신적 원격 탐지 역량이 한반도에서의 북한 전략과 핵 시나리오를 이해하는 데 갈수록 중요해지는 이유입니다.”
리버 교수는 북한이 핵으로 다른 나라를 위협한다고 해도 한국 역시 도발로 인한 피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한국의 현실 인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핵 공격이 있을 경우 미국은 반드시 북한에 재래식 또는 핵 보복 공격을 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방사능 낙진과 북한군의 반격으로 인한 부수적 피해가 예상된다면서
미국의 동맹인 한국도 북한의 핵 위협 고조에 대해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