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차기 바이든 행정부와의 협상해서 진전을 거두려면 현실적인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고 미 전문가들이 말했습니다. 지난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때처럼 북한 정권이 단번에 대북 제재 해제를 요구한다면 바이든 새 행정부가 수용할 수 없을 것이란 지적입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미국 중앙정보국 CIA 출신인 수 김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8일 미국 국익연구소가 주최한 화상 토론회에서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미국에 새로 들어설 조 바이든 행정부와 협상을 하게 된다면 현실적인 접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략적 관점에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성급하게 큰 것을 얻으려 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행동이라면서 지난해 2월 협상 결렬로 끝난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때처럼 북한이 대북 제재 해제와 같은 큰 것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 대담하고 야심에 찬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바이든 행정부의 의중을 떠보려는 전술로 나올 것을 예상했습니다.
수 김 / 랜드연구소 연구원
“김 위원장이 당장 큰 것을 요구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그런 방향을 추구할 수는 있겠지만 말이죠. 촉각을 내밀고 미국이 어떤 제의에 반응할지 지켜보려고 할 것입니다.”
미국 국익연구소의 존 그로버 한국학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초기 정책에 지나치게 모험적인 접근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국경 봉쇄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된 상황에서 미국과 큰 거래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압박을 덜 느낄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존 그로버 / 미국 국익연구소 한국학 연구원
“김정은이 하노이 회담 때 요구했던 것만큼은 아니라도 어느 정도 제재 완화를 받아 국내 반발을 완화시키는 데 만족할 수도 있을 겁니다. 김 위원장이 더 큰 거래를 모색해야 한다는 압박이나 절박감을 느끼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적성국 분석국장은 비대칭적으로 약한 북한이 처음부터 큰 양보를 하고 나올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을 어떻게 협상 과정에 끌어들일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켄 고스 / 미국 해군분석센터 적성국 분석국장
“저의 견해는 과연 북한을 어떻게 협상 과정에 끌어들일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북한은 자신들이 약하기 때문에 미국이 먼저 큰 양보를 하길 기대할 겁니다.”
고스 국장은 미국이 남북 대화가 이뤄지도록 허용하면서 거기서 대북 제재를 일부 완화하는 방식으로 작게 협상을 시작하거나,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전략을 제대로 갖추고 난 뒤에 북한과 실질적으로 관여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