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외교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대선 이후 북한 문제에 대해 거론하지 않았던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후보 시절에는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을 줄곧 ‘독재자’, ‘폭군’ 등으로 불렀지만, 의미 있는 비핵화 진전이라는 전제로 한 정상회담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택성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지난해 11월 3월 대통령 선거 후 취임 때까지 조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가장 최근의 대북 발언은 지난해 10월 대선 TV 토론에서 나왔습니다.
대북 정책에서 중국의 관여, 즉 외교적 접근을 강조한 것입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지난해 10월 대선 TV토론)
“중국에게 중국은 대북 협상의 한 부분이라는 미국의 입장을 명확하게 설명할 겁니다. 이것이 협상의 근간이기 때문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톱다운 방식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견해를 보이며 외교적 접근을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선거본부 웹사이트에도 북한 문제와 관련해 협상가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며 대북 실무 협상을 강조했습니다.
그렇다고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는데, 이를 위한 명확한 전제 조건을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지난해 10월 대선 TV 토론)
“김정은이 핵 역량 축소에 동의한다는 조건 하에 만날 겁니다. 한반도는 핵에서 자유로운 곳이어야 합니다.”
북한 지도자를 바라보는 시각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첫 미북 정상회담이 성사된 뒤 김 위원장과의 ‘러브 레터’를 받았다며 줄곧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해 왔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줄곧 ‘독재자’, ‘폭군’, 혹은 ‘폭력배’라고 불렀습니다.
마지막 대선 TV토론 때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김정은을 '폭력배'라고 불렀습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지난해 10월 대선 TV토론)
“트럼프 대통령이 뭘 했나요? 그는 북한에게 정당성을 부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배'인 김정은을 ‘친구’라고 불렀습니다.”
김 위원장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시각은 공식 대선 후보로 지명되기 전부터 계속됐습니다.
지난해 11월, 바이든 선거 본부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공개한 방송 광고를 통해 종잡을 수 없고 불안정한 대통령 때문에 세계는 위기에 처하게 됐으며, 독재자와 폭군들이 칭송받고 동맹들은 밀려났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독재자와 폭군을 언급하는 장면에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을 내보냈습니다.
앞서 지난해 5월 유세 때는 김 위원장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과 함께 ‘독재자’, ‘폭군’이라고 부르며 미국이 이들을 포용할 수 있냐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대북 접근법과 김 위원장에 대한 인식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현격한 차이를 보여온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바이든 대통령의 백악관 업무가 본격화되면서 어떤 대북정책을 보여줄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