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이 부담할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둘러싼 미국과 한국 간 이견이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은 한국이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지만, 한국은 지난번 제안이 가능한 최고 수준의 제안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김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미 국무부는 27일 한국 정부가 더 많은 방위비 분담금을 부담해야 한다고 압박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날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협상을 진행하는 동안 우리는 조정하고 타협했다”면서 “서로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에 이르기 위해 지난 몇 주 동안 우리는 상당한 유연성을 보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한국 정부도 더 타협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은 서로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를 타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 “우리의 오래된 관점은 한국이 공평한 몫을 더 기여할 수 있고, 더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달 초 미국과 한국이 방위비분담금 협상 타결에 임박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막판에 한국의 제안을 거부해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언론 브리핑에서 한국 정부가 특정 액수를 제안했지만 그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They have offered us a certain amount of money and have rejected it. I just said, it's just, you know, we're doing a tremendous service. We have a wonderful feeling and a wonderful relationship with each other. But we have to be treated equitably and fairly. And so that's where it is right now.”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엄청난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서로 좋은 감정과 훌륭한 관계를 갖고 있지만 동등하고 공정하게 대우받아야만 한다” 며, 그것이 협상의 현주소라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한국은 지난 번 협상에서 미국에 제시한 방안이 최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은 28일 한국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3% 인상안을 거부한 것이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그렇게 공개적으로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회 예결특위 영상회의록 내용입니다.
[녹취: 강경화 장관]”트럼프 대통령께서 직접 그렇게 공개적으로 말씀하셨고요, 저희는 사실 그 액수가 우리로서는 가능한 최고 수준의 액수였다고 생각합니다만...우리 정부로서도 합리적인 수준의 공평한 분담 그리고 SMA 틀 안에서 국회가 동의해 줄 수 있는 그런 합의를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미국과 한국 간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협상이 장기 교착에 빠지면서,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 4천여 명에 대한 무급 휴직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들의 임금을 선지급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이를 미국 측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 졌습니다.
강 장관은 이같은 방안을 미국에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회 외통위 영상회의록 내용입니다.
[녹취: 강경화 장관] “‘우리가 이미 예산에 책정된 부분을 가지고 인건비를 일단 해결하자는 부분에 대해서도 미측은 이것이 법적 근거가 없다고 해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해온 바 있습니다.”
강 장관은 방위비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협상팀 차원에서 계속 미국과 협의하고 소통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 국방부는 한국 정부의 주한미군 근로자 임금 선지급 제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VOA의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주한미군은 대변인을 통해 “따로 논평할 것이 없다(No comment)”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지난해 9월부터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7차 회의 결렬 이후 아직 추가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