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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 정상회담 의제 주목…북 핵과 경제, 코로나, 한일관계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

미국과 한국이 바이든 행정부 취임 이후 첫 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두 정상이 어떤 사안을 논의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 핵과 경제와 통상 문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협력 강화 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문제 대응을 목적으로 한 미한일 3각 공조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오는 21일로 예정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북 핵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의제가 예고된 상태입니다.

앞서 미 백악관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성명에서 “문 대통령의 방문은 미국과 한국의 철통같은 동맹과 두 나라 정부와 국민, 경제 간 넓고 깊은 연대를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의 동맹관계를 더 강화하고 긴밀한 협력을 확장하기 위해 문 대통령과 협력하는 것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청와대도 지난 13일 개최한 NSC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한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할 것이라는 점이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처럼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의 목적에 대해 큰 틀에서 두 나라가 동맹을 강화하는 것을 우선 사안으로 꼽았습니다.

비록 정상회담을 알리는 백악관의 공식 성명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북 핵 문제가 핵심 의제 중 하나라는 데 이견이 없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새 대북정책에 대한 검토를 마친 상태로, 이 결과를 토대로 한 두 정상 간 긴밀한 조율이 예상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연설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5월 하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을 굳건히 다지는 한편, 대북 정책을 더욱 긴밀히 조율하여 남과 북, 미국과 북한 사이의 대화를 복원하고 평화협력의 발걸음을 다시 내딛기 위한 길을 찾겠습니다.”

두 정상은 경제와 통상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과 관련한 논의도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 중에서도 반도체 수급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미국 정부가 한국 측과 이번 사안의 해결책을 놓고 머리를 맞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 언론들은 삼성과 SK, LG 등 한국의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이 경제사절단으로 이번 방미에 동행한다고 보도하고 있어, 정상회담 기간 이들의 역할도 주목됩니다.

아울러 정상회담 하루 전인 20일엔 지나 러만도 미 상무장관이 전 세계 반도체 제조업체 등과 회담을 할 계획인데, 이 자리에는 한국의 삼성전자도 초청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따라서 미한 두 나라는 반도체 수급 문제와 더불어 양국의 관심이 높은 배터리와 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본격화하고,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 문제 등에 대해 대화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입장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협력 방안 논의도 중요한 관심사 가운데 하나입니다.

특히 코로나 백신 수급 불안정에 시달리는 상황에 직면한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백신 협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진전을 이룰 지 주목됩니다.

이 외에도 바이든 행정부가 여러 차례 높은 관심을 표명한 기후변화 도전에 대해서도 협력을 확대, 심화해 나가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는 점은 양국 정부의 발표 등을 통해 확인된 내용입니다.

양국이 공식적으로 확인하진 않았지만 한국과 일본의 갈등 문제도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 목록에 포함됐을 것이라고 일부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 이후 줄곧 북한 문제는 물론 중국 등에 대한 대응을 위해 미한일 3각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만큼,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취임 이후 성 김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대행이 한국과 일본 측과 3자 회동을 한 것을 시작으로 미한일 외교장관과 안보실장, 정보실장 등이 참여하는 3자 회동을 잇따라 개최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회담이 끝날 때마다 3국 공동성명이나 미국의 보도자료에는 미한일 3국 공조의 필요성을 부각하는 내용 등이 담겼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바이든 행정부의 첫 정상회담 상대인 일본과 한국에 전하는 메시지를 묻는 VOA의 질문에 “미국, 한국, 일본 간 강력하고 효과적인 3국 관계는 공동의 안보와 이익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최근 VOA에 한국과 일본은 모두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관계 개선에 대한 압박을 받아왔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I think Japan and South Korea are already under pressure from the Biden administration to stabilize the relationship...”

다만 스나이더 국장은 정상회담은 이미 실무 차원에서 논의한 내용을 토대로 특정 결과를 발표하는 성격이 강한 만큼,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미한 두 나라가 어느 정도 의견 교환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이 밖에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의체인 쿼드에 한국이 참여하는 문제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지도 주목됩니다.

한국의 정의용 외교장관은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쿼드 가입 문제와 관련해 “쿼드가 지향하는 여러 분야의 외교적 노력에 우리가 동참 못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일단 한국 청와대는 쿼드 참여가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어떤 형태로든 이 문제가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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