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6차 유엔총회가 14일 개막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주요국 정상들이 어떤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또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어떤 논의들이 이뤄질 것인지도 관심사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유엔총회의 하이라이트로 불리는 각국 정상들의 연설인 ‘일반토의’가 오는 21일 시작됩니다.
이 행사는 해마다 유엔총회에서 북한과 관련해 지켜봐야 할 중요한 행사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각국 정상들은 총회 개막 일주일 뒤 시작하는 이 연설에서 북 핵 문제 등을 언급해 왔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관례에 따라 첫날인 21일 브라질에 이어 두 번째로 연설할 예정입니다.
대통령 취임 후 첫 유엔총회 연설에 나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지난해 화상으로 진행한 연설에서 북한 문제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취임 첫해인 2017년부터 3년 간 북한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았던 2017년엔 김정은을 ‘로켓맨’으로 지칭하고 북한에 대한 ‘완전한 파괴’를 언급했지만, 대화 분위기가 조성된 2018년과 2019년엔 “한반도에서 대담한 외교를 추구하고 있다”며 당시 분위기를 반영한 연설을 했습니다.
올해 각국 정상들의 연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현장 연설과 화상 방식이 혼합된 상태로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현재 한국과 영국, 브라질 등 100여개국 정상들이 직접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언론들에 따르면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21일 연설에서 한국의 유엔 가입 30주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 등에 대한 의지를 표명할 예정입니다.
한국과 동시에 유엔에 가입했던 북한은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일반토의 마지막 날인 27일 연설을 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2015년 리수용 전 외무상이 유엔총회 연설자로 나서고,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리용호 외무상이 뉴욕 유엔본부를 찾아 연설을 했지만 2019년부터는 김성 대사가 대신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76회째 열리는 유엔총회는 매년 군사와 경제, 인권, 법률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각국 대표들이 토의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습니다.
북한 문제는 올해도 핵을 포함해 군사 문제를 다루는 제1위원회와 인권을 담당하는 제3위원회에서 주로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총회 개막을 앞두고 제출한 여러 문건을 통해 북한이 연관된 다양한 사안들을 언급했습니다.
특히 핵 군축과 관련된 지난 7월1일자 사무총장 보고서에 한반도 상황을 명시하면서 “2020년에 남북 회담 혹은 북한과 미국 사이의 대화에 더 이상 진전은 없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미국은 추가 회담에 대해 개방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지만 2019년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뒤, 보고서 작성 시점을 기준으로 북한이 4차례에 걸쳐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방사포 등을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2020년 10월10일 북한이 실시한 열병식에서도 “비정상적으로 큰 이동식 액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과 고체연료용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 여러 새로운 무기들이 공개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보고서에 맞춰 관련 내용을 논의하는 1위원회도 이 문제를 다룰 것으로 전망됩니다.
구체적으론 예년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핵 문제 등이 포함된 결의안 등이 발의돼 각국의 표결을 거쳐 결의를 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1위원회는 매년 북한의 핵과 관련된 3건의 결의안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인권 문제도 유엔총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안건입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달 제출한 ‘북한 인권 상황 보고서’에선 “북한 당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조치가 식량권에 악영향을 주고 있으며 기존의 인권 침해 우려들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유엔총회에 북한인권 보고서를 제출한 뒤 제3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북한 인권 상황을 설명하고 각국 대표들과 의견을 교환할 예정입니다.
인권을 다루는 3위원회는 또 북한의 인도적 상황에 우려를 표명하고 인권 개선 노력을 촉구하는 내용의 북한인권 결의안을 지난 2005년부터 채택해 왔는데, 올해도 결의안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유엔총회는 지난 2016년부턴 표결 없이 합의로 결의안을 채택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도 같은 방식으로 결의안을 처리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