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과 한국, 일본의 고위 당국자들이 북한과 관련해 잇따라 회동을 갖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전문가들은 불투명한 한반도 상황 속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견해차를 좁히려는 움직임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도발에 대해선 핵 보유국이라는 궁극적인 목표 달성의 일환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정보수장들이 최근 한국을 방문하고, 미-한-일 세 나라 북 핵 수석대표들이 잇따라 회동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이 같은 회동들이 동맹간 공조를 강화하고 견해차를 좁히는데 ‘필수적’임을 지적하면서, 대북정책과 관련해 진지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1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최근 도발 등 불투명한 한반도 정세 속에 세 나라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It's necessary in this regard because it's showing to the people of South Korea and the people of the United States and also the people in Japan that the leaders in these countries are concerned about North Korea and want to ensure that we are working together to resolve, peacefully resolve issues with North Korea.”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미-한-일 세 나라가 공개 회동을 통해 북한 문제에 우려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평화적 해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자국민들에게 확고히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정보수장들은 잇따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세 나라가 필요한 모든 정보에 대한 접근이 가능한지 확인하고, 동일한 정보를 분석하는지, 또 해당 정보 분석에 이견이 없는지 등을 확실히 할 수 있다고,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설명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세 나라 당국자들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는 데 있어서도 최선의 방안이 무엇일지 등을 논의하는 등 현 시점 회동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앞서 미 중앙정보국(CIA) 윌리엄 번스 국장이 14일과 15일 한국을 방문한 데 이어 미국의 17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장(DNI)도 17일 방한해 한국과 일본의 정보당국자들을 만났습니다.
또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18일 워싱턴에서 노규덕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난 데 이어 19일에는 미-한-일 북 핵 수석대표 협의에 참석했습니다.
성 김 대표는 이번 주말 다시 한국으로 이동해 ‘종전선언’ 등에 대한 협의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는 미국 당국자들의 잇따른 한국 방안에 대해 양국이 좁혀야 할 일부 입장차이에 주목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복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제안하고 있는 ‘종전선언’과 ‘제재 완화’ 등 방안에 대해 미국이 완전히 수용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의 회동이 필수적이라는 겁니다.
[녹취: 리비어 전 부차관보] “I think that's reflective of the fact that South Korea has been pushing very hard for the United States to take some steps, including possibly agreeing to the idea of an end of war declaration to try to bring North Korea to the table. So I think part of what's going on here, especially the talks involving the State Department and foreign ministry officials, is an attempt to sort of come to some kind of an understanding about whether or not we should do that, whether more fundamentally whether or not that's a good idea or not.”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미국과 한국 관리들이 종전선언 구상을 놓고 이를 선택해야 할지 혹은 더 근본적으로는 이것이 좋은 방안인지 등을 논의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은 종전선언 구상에 대해 미국의 이해가 좀 더 깊어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는 미국이 예의를 갖춘 것일 뿐, 여전히 이 방안에 대한 양국의 견해차가 있는 상태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미국은 동맹인 한국의 요청을 경청할 의무가 있고, 이에 따라 현재 여러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적성국분석 국장은 최근 움직임은 대북정책과 관련해 미국과 한국 사이에 진지한 논의가 진행 중임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It does suggest that there are some serious discussions going on about North Korea policy. How to move forward, what North Korea's intentions are, how best to deal with the situation, laying out what the U.S. policy is, and trying to get the allies on board, especially Seoul which has some problems with the Biden administration's approach. And how those things shake out whether the U.S. is willing to think outside the box based on advice that they get from their allies, Japan but mainly from South Korea…”
미국과 한국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어떻게 진전을 이룰 것인지, 북한의 의도는 무엇인지, 현 상황을 다루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 무엇인지 등을 놓고 진지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분석입니다.
고스 국장은 한국의 대북 해법이 바이든 행정부와 다소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미국이 한국 등의 제안을 따를지 등도 논의 대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무기 실험에 대한 미국과 한국, 일본의 대응적 측면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I just think that as North Korea moves to check off the ‘to do items’ on its list of objectives from the party Congress, the US, South Korea and Japan must be having a robust discussion about measures that can be taken to make it more difficult for North Korea to check off those items on the list.”
북한이 올해 초 8차 당 대회에서 공언한 무기실험들을 하나씩 실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한-일 3국은 북한의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어렵게 만들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방안을 놓고 탄탄한 논의를 해야만 한다는 겁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정권이 매우 복잡한 대외정책을 펼치는 상황에서 미-한, 혹은 일본을 포함한 3국 관리들의 잦은 만남엔 일반인들이 알 수 없는 특별한 의미가 숨겨져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정확히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외교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전문가들은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보였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가속화되는 데 대해 무기 실험을 ‘일반화’시키려는 시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부차관보] “Why in the middle of all that? And my sense is that this is part and parcel of the game plan that we've seen. North Korea in recent months in which they are trying to normalize the idea of regular ballistic missile tests and other missile tests, they are trying to get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used to the idea that North Korea is going to continue all of all of this testing, irrespective of the diplomacy.”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미국과 한국, 일본이 북한과의 대화 방안을 놓고 활발하게 대화하는 시점에 ‘왜 미사일을 발사했겠느냐’면서, 북한이 탄도미사일 등의 시험발사를 정상적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외교와 상관없이 미국과 한국이 이런 무기 실험들에 익숙해지도록 하려 한다는 겁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 상황을 활용해 무기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So North Korea is taking an opportunity now when we're not meeting. With North Korea, they have an opportunity to test their systems to the because the view is no one's talking to us.”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미국 등은 북한과 대화할 때 무기 실험 등을 자제시킬 수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만큼 북한은 이를 무기실험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겁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지속적인 무기 개발을 통해 ‘비핵화’가 아닌 ‘군축’ 논의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매닝 연구원] “This is their plan. Their goal is for the US and the rest of the world to accept them as a nuclear state like Israel or Pakistan. That's why he's continuing to develop all this whole spectrum of missiles. You know, the language he used was our invincible deterrent I believe, and when he said ‘war is the enemy’ he's talking about deterrence. And I think he's leading towards a path where he wants to engage in some kind of arms control.”
북한의 목표는 미국과 전 세계가 자신들을 이스라엘이나 파키스탄과 같은 핵 보유국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며, 이런 목표에 맞춰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겁니다.
매닝 연구원은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억지력’을 언급하고 ‘주적이 전쟁’이라고 말한 사실에 주목하면서, 이를 ‘군축’과 같은 대화에 관여하고자 하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