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 전문가들 "북한, 수입 의존성 줄이는 건 비현실적"


지난달 9일 북한 평양에서 정권수립 73주년을 맞아 주민 집회가 열렸다.
지난달 9일 북한 평양에서 정권수립 73주년을 맞아 주민 집회가 열렸다.

북한 정권이 최근 또다시 경제 부문에서 수입 의존성을 줄이고 자립성을 강화할 것을 강조하고 나선 것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내 생산 시설을 운영하기 위해서도 수입이 늘 필요하다는 겁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은 지난주 북한의 국가 경제 지도기관들이 “모든 무역활동이 경제 부문의 수입 의존성을 줄이고 자립성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확대·발전”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에 직면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대처로 국경을 봉쇄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북한은 올해 초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자력 갱생’을 강조하는 등 경제 붕괴를 피하기 위해 내부적 노력의 필요성을 거듭 피력하고 있습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북한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정권이 또 ‘수입 의존성을 줄이고 자립성을 강화하는 것’을 언급하고 나섰다는 겁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I think it reflects the fact that they're struggling with a very difficult situation. And it's a complicated situation to deal with and they're trying to find… And they're doing this all on their own without anybody really giving them advice or suggestions from outside, it probably would be helpful for them.”

뱁슨 전 고문은 매우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는 북한 정권이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은 이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외부의 충고나 제안이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그런 도움을 받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은 북한 정권의 오랜 목표가 수입을 줄이고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것이었지만, 이는 북한에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택지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국장] “It's been a long term goal and objective of North Korea to reduce imports and be economically self reliant. But the broader reality is that that's not a feasible option for North Korea.”

북한 내 생산 시설을 가동하기 위해 연료 등이 필요한데, 이는 외부에서 들여와야 하는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스탠거론 국장은 일부 영역에서는 북한이 자립할 수 있을지 몰라도 외부로부터의 수입은 언제나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국장] “While there are certain areas where the country might be able to become largely self-sufficient. It's likely always going to need inputs from abroad, be they either for its own industry, be they energy resources, or to be honest, foods simply, because North Korea is going to be unlikely to be able to feed itself.”

스탠거론 국장은 산업 생산이든 에너지 자원이든 외부로부터의 수입이 언제나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여기에 식량 수입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자체적인 식량 생산 만으로는 주민들이 먹고 사는데 충분하지 않다는 겁니다.

뱁슨 전 고문은 최근 들어 중국과의 무역이 조금씩 늘고 있기는 하지만, 그 증가세가 북한 경제를 지탱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자국 주민들이 써야 할 전기마저 수출하면서 돈을 벌어들이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 finding ways to earn money, whether it's through selling electricity or whether it's selling coal to China and letting China wink about not being very tight about sanctions enforcement.”

뱁슨 전 고문은 중국이 필요로 하는 것이 전기든 석탄이든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어떻게든 찾으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또 이를 통해 중국이 제재 이행에 엄격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뱁슨 전 고문은 북한의 물가 움직임도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I've been seeing about the movements in prices that they're still kind of very erratic, maybe a little bit of improvement as a harvest comes in on some of the food, but the ups and downs, particularly, the exchange rate figures have been pretty dramatic from the stability that they had for quite a number of years.”

수확기에는 일부 식품이 안정세를 보일 수도 있겠지만 가격의 변동폭, 특히 환율의 변동폭이 꽤 극단적이라면서, 이는 북한이 과거 보여줬던 가격 안정세와는 대조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탠거론 국장은 북한 정권이 “중앙집권적 지도를 보장하는 기초 위에서 생산 단위와 기업체들이 생산과 경영활동을 창발적으로 해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것과 관련해, 북한 경제는 창의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동기 부여가 억압되는 체제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국장] “North Korea will always face a challenge when it comes to innovation specifically commercial innovation, because there's no real incentive for anyone to take and have any type of specific innovation.”

북한 사회에서는 혁신을 하려는 실질적인 동기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상업적인 혁신 측면에서 북한은 언제나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