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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북한 11월 중국·러시아 국경 재개방?


지난 20일 북한 평양 역전백화점 식품코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한 소독액을 뿌리고 있다.
지난 20일 북한 평양 역전백화점 식품코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한 소독액을 뿌리고 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1월 시작된 북-중 국경 봉쇄로 인해 극심한 물자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공장과 작업반에서는 ‘재자원화’와 ‘절약운동’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과연 이런 운동이 효과가 있을지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의 공장들과 작업반에서는 요즘 폐기물을 버리지 말고 다시 가공해 쓰자는 운동이 한창입니다.

`조선중앙TV'를 비롯한 북한 관영매체들은 거의 매일 폐기물을 가공하는 재자원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평양에 있는 칫솔공장의 재자원화 성공 사례를 소개하는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 보도입니다.

[녹취: 중방] “(치약) 몸체 부분만 해도 6g정도 들어가는데 3.5g은 우리가 재자원화해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결국은 3.5g을 절약할 수 있다는 소리입니다, 이게 작은 것이 아닙니다.”

칫솔공장만 그런 게 아니라 절약과 재자원화 운동은 각급 공장과 작업반, 인민반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제지공장에서는 버려진 폐지를 모아서 다시 종이를 만들고 수지공장에서는 폐자재를 모아 다시 플라스틱 파이프를 만들고 있습니다.

또 신발공장에서는 폐자재를 가공해 신발창을 만들고 있습니다. 평양 1만 세대 살림집 공사 현장에도 커다란 ‘절약함’을 마련해 놓고 건설 과정에서 나오는 철근과 폐자재를 모으고 있습니다.

북한의 재자원화 운동은 지난해 4월부터 본격화 됐습니다. 당시 북한은 최고인민회의에서 ‘재자원화법’을 제정한 이후 경공업성에 ‘재자원화국’이라는 부서까지 신설하며 재자원화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재자원화’가 한국이나 미국에서 벌어지는 ‘재활용’ 즉‘리사이클링'(Recycling)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합니다.

한국과 미국의 재활용은 자원 절약이나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쓰지 않는 물건을 재활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북한의 ‘재자원화’는 폐기물 수매 사업을 의미합니다.

한 마디로 공장이나 가정에서 고철, 파지, 폐비닐, 폐유리, 구리, 알루미늄. 신발 밑창에 이르기까지 모든 폐기물을 수거해 다시 물건을 만드는 겁니다.

이는 북한이 극심한 원부자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라고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말했습니다.

[녹취: 윌리엄 브라운 교수] ”They want people recycling, recycling...

원부자재가 부족한 것은 북한 당국이 지난해 1월부터 북-중 국경을 봉쇄한데다 외화난이 겹쳤기 때문입니다.

플라스틱이나 비닐을 만드는데 필요한 원자재는 대북 제재의 대상이 아닙니다. 과거 북한은 매년 20만 달러 상당의 원자재를 수입해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무역이 감소하면서 원부자재 조달이 힘들어졌습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9년도에 25억 1천만 달러였던 북-중 무역 규모는 2020년에는 5억 3천만 달러로 무려 80.7% 감소했습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지난해 가을부터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겁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중국에서 1천 900만 달러 상당의 물품을 수입했습니다. 그러나 10월에는 26만 달러, 그리고 11월에는 14만 8천 달러로 뚝 떨어졌습니다.

이는 외화난으로 인해 중국에서 원부자재를 더 이상 수입할 수 없게 됐음을 의미한다고 북한 경제 전문가인 한국의 동용승 굿파머스 사무총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동용승 사무총장] ”근본적으로 자재 부족이죠. 수입이 안 되고 자체적으로도 자재를 만들 수 없으니 재활용, 절약 이런 걸 강조하는 거죠.”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내세우는 ‘자력갱생’과 ‘재자원화’ 운동은 일종의 경제적 ‘고육책’이라고 말합니다. 원부자재를 더 이상 수입할 수 없게 됐지만 그렇다고 공장 문을 닫을 수가 없으니 폐자재를 활용해 억지로 공장을 돌린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내세우는 ‘자력갱생’과 ‘재자원화’ 운동이 선전 차원 외에는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북한이 자력갱생을 주장하는 것은 스스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을 의미할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I think it reflects the fact that they're struggling with a very difficult situation. And it's a complicated situation to deal with”

자력갱생과 재자원화는 별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안전 사고와 각종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평안남도 안주에 있는 남흥청년화학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고 했습니다.

이는 해당 공장에서 저질 연료를 사용하다가 발생한 사고라고 동용승 굿파머스 사무총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동용승 사무총장] ”남흥청년화학에서 폭발 사고가 난 것은 과부하 보다는 나쁜 연료를 쓰다 보니까 사고가 난 것이죠.”

국정원은 이밖에 필수의약품이 부족해 북한 내부에 장티푸스 등 수인성 전염병이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국경 봉쇄로 물자 공급이 크게 줄면서 경제난이 심화되자 중국.러시아와의 국경 재개방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정원은 이르면 11월부터 중국과 러시아와의 육로 개통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한은 열차편을 이용한 화물운송 계획을 중국과 러시아와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해상운송의 경우 이미 문을 연 남포항에 이어 평안북도 용천항 개항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북-중 국경이 개방되는 건 반가운 소식이지만 이는 새로운 문제의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국경 개방으로 물자난은 좀 완화되겠지만 외화 유출이라는 새로운 문제가 시작될 수 있다고 브라운 교수는 말했습니다.

[녹취: 윌리엄 브라운 교수] ”Big problem is opening, they afraid money will flow out, import..”

북한의 경제난은 한반도 정세의 주요 변수이기도 합니다.

경제적 위기 상황에 처한 북한이 제재를 풀기 위해 남북대화와 미-북 비핵화 협상에 응할 가능성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두 가지 엇갈린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나는 경제난으로 인한 민심 악화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기 때문에 북한이 한국, 미국과의 대화에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미국의 원로 한반도 전문가인 한미연구소 래리 닉시 박사는 북한이 식량과 코로나 백신 지원을 바라고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래리 닉시 박사] “They are desperate for some kind of aids from South Korea, foods,”

그러나 북한이 경제난을 버틸 수 없어 대화에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동용승 사무총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동용승 사무총장] “저는 북한이 버틴다고 한다면 끝까지 버틴다고 봅니다. 못버텨서 대화에 나온다고는 생각 안 합니다. 다만 이 정도에서는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겠다는 차원에서 나오는 거지요.”

전문가들은 집권 이래 최악의 경제적 위기에 직면한 김정은 위원장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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